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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팔자 [179]

결혼전 정말 이런 곳에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할 집, 그런 곳의 종손이 내 남편이었다.


친정에서 보낸 예단 500만원. 시댁에서도 반대로 어느 정도 돈을 돌려보낸다 했더니 대성통곡하면서 돈없다고 난리 쳤다.

남편은 무너진 자존심을 대신해 나에게 미소를 보였다. 너에게 평생 물 안묻히고 살게.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다. 무식한 엄마를 둬서.


시어머니, 시아버지는 종손이라고 그래도 나름 대접 받고 살듯 했으나 방 2칸에 시아버지 동생4명을 보필하고 사셨단다. 자식들 입힐 돈으로 시동생들 용돈주고 하다보니 가난은 대물림 되었단다. 늘 삼촌과 고모때문에 이렇게 궁상맞게 산다고 했다. 남탓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키운 삼촌들, 숙모 나이 40대 후반에 다 죽고 말았다. 사촌 2분 돌아가셨고, 고모 1분 돌아셨다. 이쯤되면 가엾고 불쌍한 시어머니란 생각도 들법했다.

그런데


시아버님도 5년전 돌아가셨다. 그때서야 알았다. 집안에 간이 않좋다는 것을. 알고보니 내 남편도 간이 좋지 않았고 남편 동생(도려님)도 간이 좋지 않았다. 남편이 간이 좋지 않은 것을 몰랐기에 술을 먹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에서야 후회된다. 결국 내 남편은 작년에 저세상으로 갔다. 간암이었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여년을 술에 찌들어 산세월이 많았다.


홀시어머니가 되기전부터 매달 드리던 용돈 50만원을 계속 드렸어야했으나 남편은 간이 좋지 않게 되자 직장생활이 힘들어졌다.

공여자로 신검을 받았으나 내 간은 너무 작다고 했다. 좌절했다. 시어머니는 내 간이 맞아도 혹시라도 잘못되면 나의 아들은 어떻게 키울 것이냐며 맞아도 안된다고 했다. 순간 저 시어머니는 자식을 포기한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불구경하고 있는 시어머니와 시동생.


공여자는 구할 수가 없었지만 뇌사자장기이식대기자로 권유도 해보았다. 남편은 거절했다.


시어머니는 내가 맞벌이한다는 이유로 돈을 계속 달라고 했고 남편은

나에게 이혼하자고 했다. 명절, 제사, 어버이날, 생신 등 모든 경조사를 일임했다. 도대체 자식이 아파 죽어가는 데도 돈타령이라고

나와 나의 아들이 편하게 살려면 이혼해서 인연을 끊어야 산다고 했다.


하지만 아픈 남편을 놓고 이혼할 수 없었다.

남편 중환자실 들어가기전 간병인으로 어머니를 보호자로 불렀다. 그러나 어머니는 오지 않았다. 남편은 그렇게 아파했고 갔다. 가여웠다. 불쌍했다.

장례절차, 비용도 내가 다 알아서 했다. 미친척 당당했다. 장지도 알아서 하라고 했다. 49제도 알아서하라고 했다. 한달 지난 뒤 나에게 전화가 왔다.

보험처리할 때 같이 가자고.



피가 거꾸로 솟는듯 했다. 자식을 낳은 부모로서 할 소리인지.

시어머니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죽는 것같다는 나만의 생각이 든다. 독설과 표독으로 얼룩진 그 얼굴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죽어도 아파도 지내야하는 제사와 차례를 지낸 결과가 결국 이것인지.

묻고 싶다. 찾아 오는 이 아무도 없는 명절과 제사.


남편은 살 의지가 없었다. 자식이 아파하는데도 모든 것을 불구경하고 있다는 그 사실을 남편은 알고 있었기때문이었다.


시어머니 전화와선 아들이 죽어도 내를 부양해야하는 것 아니가. 니는 내 며느리 아니가? 슬픔이란 것이 있긴한 사람인지.


명절이라고 친정부모님은 가보라고 권유하셨다. 나는 가지 않았다. 표독과 독설에 얼룩진 그 얼굴을 보고 있음 또 다시 나의 아들과 나에게 독화살이 날라 올 것만 같다.


전화가 왔다. 왜 안오냐고. 6개월만에.

웃겼다. 진정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고 자식 잃은 부모가 제사가 무엇이며 차례가 무엇인지..속내에 있던 말을 내게 쏟아 부었다.아들 죽인년. 우습다.


결국 가면 내 아들 면전에서 저런 말을 쏟아 부을 거면서 왜 오라 전화했을까.


나는 나대로 절에서 지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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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쓴이 공감 조회 날짜
선택 시어머니 팔자 로미 0 270314 18.02.15
답글 . 까시돋친장미 0 106 1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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