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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족하고 못난건가요? [255]

시부모님을 모시고 두 아이(6살, 8살)와 함께 살고 있는 직장주부입니다.

어제 시어머님과 대판 했어요. 9년 전 시집온 뒤 처음 있는일입니다.

퇴근하자마자부터 삐그덕했습니다. 어머님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다녀왔다고 인사하고 아버님께, 어머님께 따로따로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고..잠시 숨좀 돌렸을까요?

안방 침대에 그대로 누우신채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고 있는 그 자세 그 상태 그대로 어머님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 큰애가 태권도 차량이 안왔다고 그래서 전화해서 나중에 왔는데 어쩌구 저쩌구 피아노학원 가고 어쩌구 저쩌구..

이리 와바라 얘기좀 들어라 하신것도 아니셨어요. 저는 빨래감 정리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못들어서인지 제대로 말씀을 안하신건지 무슨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어머니 뭐가 어떻게 되었다구요? 그러니까 태권도학원을 못갔다구요? 아니면 피아노학원 다녀와서 다음타임으로 태권도를 갔다구요? 라고 다시 말씀해주시기를 요청했습니다.


두번 정도 되묻기는 했습니다. 화가 나신 상태에서 두번을 더 되물으니 기분이 상했던 모양입니다. 내가 "무슨 개소리라도하냐 왜 못알아들어" 그러십니다. 아무튼 다시 제대로 어머님 앞으로 가 서서 다시 처음부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큰애가 태권도 차량시간에 맞춰 나갔는데 한참 뒤에(거의30분 뒤에) 그냥 들어오면서 차가 안왔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학원에 전화를해서 오라그랫더니 그제야 와서 늦게 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늦게갔으니 수업을 조금 했다는 얘기이고 피아노학원은 그냥 원래대로 다녀온건가봅니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필두로 화가나신 어머님은 니가 알아서 보내던지부터 시작해서 저를 나무라십니다.


학원에서 잘못을했으니 전화를해서 다음부터 잘 챙겨 달라고 하면 되는 일입니다. 물론 내가 내용을 정확히 알아야 얘기를 할테니 따져 여쭈었던거구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고까웠나봅니다.


아무튼 학원에 전화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그때까지 씻지도 못함) 냉장고 문을 열어 저녁을 차려서 어머님, 아버님, 아이들을 불러 앉히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김치부칭개가 프라이팬에 그대로 있기에 접시에 덜어 놓고 된장찌개가 있는데 조금밖에 없어서 모자랄듯 하여 호박 더 썰어 넣고 남은걸로 계란묻혀 호박전을 부쳐서 놓았더랬습니다.


아버님은 나가실거라고 다 차려놓으니 얘기하셔서 저녁을 안드셨고 어머님은 저녁드세요. 말씀드린지 한참 후에야 억지로억지로 나오셔서는 반찬은 손에도 안대시고 밥이랑 본인이 부쳐놓은 부칭개만 드시더라구요.

다 드시고나서 싱크대쪽에서 무언가를 손대시더니 무언가 또 열받는게 생각나셨나봐요. 우당탕 깨지는소리가 나더라구요. 그러고는 그때부터 자기를 무시한다고로 시작해서 저한테 불만을 털어놓기를 시작했습니다.


"너는 내가 해놓은거는 안먹더라~ 어제 해놓은거 냉장고에 안넣어서 다 쉬어버렸어 넣어놓지도않고..

부칭개 해놨는데 안먹고 호박전을 해 ?

애들 먹을거는 니가 해놓고다녀.. 넘들은 너처럼 안한대

그리고 애들좀 혼내

소리만 지른다고 혼내는거냐 따끔하게 혼내란말야. 어른 보기를 개 똥으로 알고

회식하는 날은 주방에 들어와보지도않고 도데체가 관심이 없어..

미련스럽게..

내가볼때는 엄마로써 제대로 못해

더 잘해"


중간중간 아니 한마디한마디 하실때마다 눈물로 대꾸했네요. 아니 대들었어요.

자기를 무시했다는 말이 너무너무 서운해서 나도 터져버렸죠.


"제가 언제 어머님을 무시했어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서운하죠."

"어머님이 하라는거 다 했어요. 지나가는말까지 다 하려고 애썼는데 너무 서운해요."

"어머님도 그렇시잖아요. 제가 한거 안드시고 안치우시잖아요."

"제가 집에서 밥먹는게 저녁한끼 밖에 더 있어요. 많이 해놓아서 남아서 버리는건 제가 한것도 마찮가지예요. 안먹기는 뭘 안먹어요. 저는 반찬 있는거 없는거 다 꺼내놓고 먹어요. 어머님이 안드시죠. 제가한것도 어머님이 하신것도 안드시잖아요."

"뭐를 어디다가 해놓으셨는지 보지도못했는데 일부러 쉬게한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씀하셔요."

"애들 반찬 해놔도 안먹이시잖아요. 그리고 요즘도 계속 애들 반찬 냉장고에 있었어요. "

"애들 혼내도 말리시잖아요. 우는거 시끄럽다고.. 애들 혼내라 그러면 혼내기 싫어도 혼내고 , 혼내지 말라그러면 혼내고 싶어도 안혼냈어요. "

"저녁에 와서 해먹이면 되었지 제가 없을때것 까지 어떻게 챙겨요. 말이 되요?"

"회식있는날 열시 열한시에 들어오는데 그시간에 하긴 뭘 어떻게 해요. "

"저는 할만큼 하고 있는데 도데체 얼마나 더 잘하라는거예요."


그렇게 다 말한것 같은데도 아직도 모자라게 생각됬어요. 내 애들이기만하냐 어머님 손주들은 아니냐. 왜 나만 해야되냐. 저처럼 안하는 남이 도데체 누구고 그사람은 정확히 어떻게 한다더냐.

다른 할머니들은 애엄마 힘들까봐 퇴근하면 밥차려놓는다더라.. 애들 챙겨주는게 싫으면 왜 같이사냐. 걸레는 왜 바로 안빨아서 찌들게 만드냐, 행주는 빨아 널어놓는 꼴을 못보았다. 왜 맹물에다 빨지도 않고 그릇이랑 같이 담가놓냐. 어째서 걸레랑 수건 구분 안하냐. 애 도시락은 왜 꺼내놓지도 않냐. 쌀은 벌레나게 왜 많이씩 쌓아두냐. 먹지도 않는 액기스들 장류들 3년된 까나리액젖 정체모를 소스들.. 몇박스씩 사놓는 고구마, 감자 양파까지.. (매년 반박스씩은 썩어서 버림) 그리고 냉동실은 열심히 비워놓으면 왜 자꾸 채우기만하고 먹지는 않냐 등등 나도 평소에 불만이던 것들이 자꾸 떠오르더라구요. 더 하고싶은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들어갔어요.

그런 말들을 다 하는 대신에 남편한테 문자를 하나 넣었습니다.

분가하자고


애들은 밥도 제대로 못먹고 눈만 끔뻑끔뻑거리다가 나한테 묻더라구요.

"엄마 왜 할머니한테 혼나?"

저..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엄마가 못나고 잘못해서.."


저 정말 못난 엄마 못된 며느리인가요?

작은애는 어린이집다니니까 저녁만 먹이면 되고

큰애가 방학이라 아침점심 챙겨주시는게 힘드셨던모양입니다.


제가 쉬는 날에는 청소하고 빨래하고 저 빼고 다섯식구 세끼 다 챙겨 먹이느라 쉴새도 없이 방안구석구석 돌아다니는데..

물론 친정집에 자주 가기는 합니다. 일만하니 저도 가끔은 쉬어야죠. 사람인데..

평일에는 새벽 5시 50분에 나가거든요.

저녁만.. 퇴근해서 오자마자 옷갈아입고 손만씻고 저녁을 준비해서 어머니아버지 애들 둘 먹여왔습니다. 뭐 물론 급히 준비하는 저녁이 진수성찬일리는 없고 국이나 찌개하나 간단한 반찬 하나 나머지 김치..등 어머님이 한번씩 미리 해두시는 밑반찬이 전부죠.

어머님은 성당이다 등산이다 모임이다해서 집에계셔도 바쁘셔요. 그래도 대부분의 살림은 어머님이 하십니다.

하지만 주말에는 전부 제몫이고 손하나 까딱안하셔요.

하물며 제가 늦잠자고 밥을 안차리면 드시지도 않으셔요. 제가 없어도 밖에서는 모르겠지만 집에서는 밥을 거의 안드셔요. 정 배고프시면 라면 끓여드시고

저녁에 제가 퇴근 후에도 마찮가지이구요.

하물며 낮에먹은 설겆이도 거의 제가 저녁에 와서 합니다.

청소는 거실이랑 안방만 하시고 저희부부방이랑 애들방은 제가 치우구요.

남편은 집에서 밥도 안먹지만.. 손하나 까딱 안합니다.

애들 가방은 출근전에 제가 모두 챙겨 놓구요.

어머님이 시간맞춰 어린이집 차, 학원차 태워보내주십니다.(큰애는 시간만 알려주면 알아서 나가요)


객관적으로 쓰느라 애쓴다고 썼는데 잘 모르겠네요.


제가 더 신경써야 맞는건지 아니면 이정도면 잘 하고 있는건지.. 보편적으로..

한마디씩만 남겨주세요.

물론 시부모님과 같이 사시는 직장주부가 많지 않기에 조언해주시기 어려우시겠지만..말이죠.


우선은 버텨보고 내년초쯤에는 정말 분가해야겠어요.

아이가 이제 초등학고 막 입학한터라 아직 불안한데 걱정이예요.

평일은 괜찮지만 방학이 문제죠.ㅜ.ㅠ


버티는 동안에 최대한 시부모님 비위 맞춰주려고 하거든요.

평일에 빨래 정도 제가 더 하고 애들 아침 점심 반찬 두어가지 더 해놓고 다니면 되겠죠?

아 언제하지.. 잠을 줄이고 새벽 4시에 일어나야하나 ㅜㅠ 음식물 쓰레기 더 늘어나겠네.. 손도 느려서 반찬하는거 오래걸리는데 역시 제 무능함이 문제인건가요? ㅠㅜ


반찬 안먹는거는 정말 저 아녜요. 억울해요. 매 저녁한끼로 손 큰 어머님이 해놓은 음식을 상하기 전에 다 먹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요.


암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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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쓴이 공감 조회 날짜
선택 제가 부족하고 못난건가요? 엉겅퀴사랑 0 93435 17.08.09
답글 정말 대단해요 폭우 0 43 17.08.15
답글 대단한 며느리 꽃들이랑 0 1579 17.08.10
답글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신분들 모두 복받으... 엉겅퀴사랑 0 1351 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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