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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차례, 시조부모님 제사 [25]

30대 결혼 8년차 맏며늘입니다.
사실 내 얘기도 아닌 시집 얘기를 인터넷에 쓴다는 게 많이 조심스럽고 어렵기도 하지만, 최근 알게 된 일이 너무 황당하여
가족이 아닌 남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 써봅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어떤 얘기든 듣고 싶기도 하고요.

시부께서는 아들 형제 다섯 중 둘째신데 집안 땅과 논 밭, 선산 등을 지키고 사십니다. (집안 사람 말로는 돈 되는 땅도 아니고 땅이 많은 것도 아니라 합니다. 엄청나게 좋은 걸 둘째아들이 물려받았다 생각하실까봐 씁니다.) 제 시부모께서 시조부모를 모시고 같이 살던 때에는 둘째지만 시골을 지키고 사니 모든 행사 다 시모께서 하셨다 합니다. 그러다 시조부모 돌아가시고 명절, 제사는 큰 집으로 가져가셨다 하고요.

가져가고 한 십 년 이상 큰 집에서 지내셨다 들었고, 제가 결혼해서 큰 집에서 첫 명절 지낼 때, 다섯 며느리들께서 각자 맡은 음식을 해온걸로 차례상 차리고 했습니다. 그 때는 손자며느리는 저 밖에 없었고, 일 이 년 순서로 큰 집 며느리도 들어오고 작은 집 며느리도 들어오고.. 제 결혼을 기점으로 한 3년 정도는 행사 때 큰 집에서 사촌 며느리들끼리도 얼굴 보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저도 출산하고 큰 집 며느리도 연이어 출산하면서 큰 집 며느리가 장손을 낳고부터 각자 명절을 보내기 시작해 큰 집 안간지는 2-3년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또 제 동서가 생겨서 저희는 시골 시부모님 집으로 명절을 지내러 가고요.
명절 차례, 제사는 큰 집에서 지내니 둘째 집인 저희는 차례 음식은 안하고 저희들 먹을 음식 하고 지냈고, 한식이나 벌초 등 시골 행사는 저희가 했고 다들 참석만 하셨습니다. 듣기로는 큰 집은 명절에 여행다닌다 들었습니다.
제 시부는 윗 대 어른들로부터 받은 선산 중 묫자리 일부를 큰 집 아들, 장손에게 서류 이전해 주었다 들었고 저는 며느리라 이런 부분은 들은 그대로만 적습니다.

최근에 큰 집, 시 백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이번 설이 돌아가시고 맞는 첫 명절인데 큰 집에서 앞으로 명절,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제 시부모를 뺀 다른 형제들에게 문자 통보하셨다 합니다. 다른 형제 분들은 큰 집에 명절을 지내러 가시니 그 집들에만 문자하셨겠지요.
그래서.. 제 시부모께서 차례상, 제사상을 차리시겠다 합니다.
아무도 안 지낼 수는 없다 하시고 큰 집에서 안한다하면 시골집에서라도 하시겠다는 거지요.
아마 시부의 다른 형제분들께서도 이제부턴 시골집으로 오실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곧 아들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것이 여러가지 부담으로 느껴집니다.
누구의 입장도 이해 안되는 것이 아니어서 더 복잡합니다.
시어머니가 주관하여 상 차리신다는데 따라서 하면 하는거지 뭐 생각하고 제가 힘들면 힘들다고도 말하는 요즘 며느리인데다 원래 큰 걱정을 안하는 스타일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원래 일이라는게 나도 모르게 이런 식으로 어물쩡 넘어와 배우다보면 어느새 내 일이 되있고 하다보면 안 할 수 없고..
나름대로 그동안 맏며느리 눈치껏 하다보니 이 자리라는게 잘하면 당연하고 못하면 욕먹는 자리라 기본만 하자 해도 늘 어렵더라고요.
동서와 얘기하니 펄쩍 뛰며 자기는 일복이 터졌다고.. 앞으로 명절마다 이렇게 될텐데 여행표 끊어야겠다고도 하고요.
그럴거면 장손이라고 서류 이전해줄 때 땅받은 것도 뱉어야 한다고도 하고. 그러나 지금껏 그래왔듯 한식 행사, 벌초, 다 시부께서 주관하는건 변함없을 것 같고요.
대체 장손이 뭐라고? 장손이 뭐지? 뭘 하는거지? 싶기도 하고.
큰집 며느리 참 편하겠다 부럽기도 하고.

저는 시부모 뜻을 거스를 생각도 없고, 그럴만큼 제가 힘든 것도 아니고. 젊은 며느리라고 평소에 배려해주시는 분들이기에 불만도 없고 그 분들의 평소 말씀을 보면 사실 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구시대적(죄송합니다만)이어서 바뀌지 않을 것도 알기 때문에 그 분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그러셔야겠다면 내가 크게 힘들지 않은 정도로 따라드리자 주의입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 젊은 며느리 입장에서 큰집의 처사(?)도 이해가 되기 때문에 흉볼 생각도 없으나, 앞으로 차례도 제사도 안지낸다면 한식행사나 벌초, 선산이라고 관리를 할까? 싶고.
이제껏 그래왔듯 시골집 앞이 선산이라 모든일이 시부 몫일텐데.
모든 일을 놓지 못하시고 놓을 수 없는 시부모님이 안타깝게 생각되기도 하고.

시집 사람들 표현대로라면 얼마 되지도 않는 시골땅을 다 물려받은걸로, 일은 다 제 시부모가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하고 이 집안 관련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다른 형제분들은 오히려 제 시부모보다도 너무나 잘살고, 본인 아들 며느리들은 여행보내놓는 분들이라,
자존심이 많이 상합니다. 제 시부모만 너무 옛날을 살고 계셔서.
저는 명절에 여행은 못가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지만
요즘 며느리들이 차례 제사 안지내고 여행간다는 자랑으로 하는 말들도 듣기 때문에, 그냥. 저 혼자 티안내고, 자존심만 상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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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명절 차례, 시조부모님 제사 queenbonjovi 0 29826 1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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