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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저보다 차가 더 소중한가 봅니다.(+남편의 배은망덕?) [140]

남편이 십오년쯤 알뜰하게 쓰던 국산차를 팔고 독일산 외제차를 샀습니다.

남편 월급엔 살짝 넘치는 차라 제가 끝까지 반대했습니다만 남편이 질렀어요. ㅜㅠ 사실 친정에서 차를 바꾸면 어떻겠냐며 보태주신 돈도 한 2천 있고, 저도 이번에 퇴직하며 받은 돈이 있어서 남편돈에 보태면 할부없이 가능하긴 했습니다.

남편이 새차를 무척이나 애지중지합니다.
그래서 타고 내릴때 엄청 조심해야 해요. 구박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뭐 그래도 이해합니다. 남자들은 차를 제2의 자신으로 본다죠? 이해해줘야죠 뭘...

문제는 친정어머니가 사고가 나서 다치면서 생겼습니다.

갑자기 연락을 받고 헐레벌떡 달려갔죠. 119에서 작은 병원으로 이송해둔 터라 엄마집 근처의 큰병원으로 옮기려면 차가 필요해서, 남편에게 연락했습니다. "엄마가 다쳤다. 사무실로 차를 가지러 갈테니 주차한 위치를 알려달라"고요.
남편이 너 놀라서 운전을 못 하니 본인이 반차를 내고 나오겠다더군요. 고마웠죠. 덕분에 엄마를 잘 모시고 수술받기위해 큰 병원 응급실로 이송을 했습니다.

큰 병원이 좋긴한데, 너무 사람이 많더군요. 같이 대기하던 남편은 간호사에게 쫓겨났어요. 한명만 있으라나요? 남편은 주차장에서 몇시간을 기다려야했죠.
엄마는 그와중에도 수술받기 싫으시다고 고집 피우셨어요 ㅜㅠ 연세가 팔순이 넘으셔서 무서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아는 의사분에게 수술받아야할지 판단을 맡기려고 ct를 보내기로 했어요. 처음 갔던 병원서 찍은 사진을 메일로 보내려고 남편한테 부탁했죠.
병원에선 빨리 수술여부를 결정하라고 하는데 엄마는 싫다고만 하시니... 남편이 Pc방엔 cd기가 없어서 안될 거라 했지만, 마음이 급해서 부탁했죠... 남편이 투덜거리면서도 혹시 되는 pc방이 있는지 알아보러 가줬어요. 결국 없었죠.. ㅜㅠ

그때부터 남편의 짜증이 시작됐어요.
전 응급실에 있으니 사방에서 연락은 오고, 병원에선 그래서 수술을 할거냐 말거냐 빨리 알려달라 그러고, 그렇게 정신없는데 남편은 저한테 전화해서 전화통을 붙잡고 "괜히 나갔다오느라 몇천원이나 주차비를 냈다. 없다는데 왜 가라 그러냐. 회사에서 반차 낸거로 뭐라고 한다..." ... 그렇게 일일이 뭐라하면서 짜증을 내더라구요.
엄마는 다쳐서 응급실에 있는데 이런 짜증까지 들어줘야 하나 싶었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결국 엄마 설득에 실패해서 수술을 미루고 엄마는 엄마집으로 모셨어요.
팔다리를 다 다치신터라 혼자선 꼼짝을 못하시니 제가 옆을 지켜야했고, 치닥거리를 하려면 아무래도 차를 쓸 일이 많을 거 같았어요.
그런데 그렇다고 고생한 남편도 밤중에 전철 3시간 거리를 혼자 돌아가라 하기뭐해서 남편이랑 차로 집에 돌아갔다가, 전 다시 한시간넘게 새벽길을 운전해서 엄마집으로 갔죠.

결국 며칠뒤 설득끝에 엄마는 수술을 하셨지만 깁스로 팔다리는 못 쓰시는 상태고, 엄마가 까다로우신 성격인데 못 움직이시니 뒷수발할 일이 많았어요. 엄마집 사정상 음식도 계속 사다 날라야 했구요. 갑자기 다치신터라 처리해야할 바깥일도 많았죠. 그래서 며칠을 집에 못 돌아갔어요. 차도 계속 제가 썼죠.
남편은 그담날부터 메신저로 불평을 해댔어요. "차가 없어서 출근하려니 너무 춥다(기록적인 한파가 왔었죠.), 나 밥 먹는 건 관심도 없냐..."
저도 처음엔 달랬어요. "그래, 추워서 고생되겠다.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 그렇다. 미안하다."등등 그렇게요...

도우미아주머니와 번갈아 병간호를 하면서 제가 왔다갔다 하느라 집에서 못 잔 날이 열흘쯤 되나 봅니다. 남편은 열흘넘게 차를 못 썼죠.
투덜거림은 점점 심해졌어요... 병간호하고 돌아와서 집에와서 쉬는데, "집안일은 안하고 누워있냐. 니가 발이 아픈게 내탓이냐 장모님탓이지."(엄마 다치기전에 제가 발에 병이 생겨서 병원에서 당분간 많이 쓰지 말랬는데 병간하느라 많이 써서 더 아팠거든요.) 등등.... 결국 절뚝거리면서도 집에와선 반찬 해두고 빨래 청소 등등 집안일을 하고, 엄마집에 가면 엄마 뒤치닥거리를 했죠. 남편이 도와준 건 딱 한 번 설겆이를 한 것뿐입니다.

저도 슬슬 화가났죠.
시어머니가 몇년전 암으로 돌아가셨는데요. 저는 그때 초등 저학년인 애도 팽개치고 병원에 병간호를 다니고, 항암음식이네 반찬이네 해서 거의 매일 갖다드리고, 외국서 좋은 약 있는지 검색해서 사드리고, 상태 안 좋으시면 회사교육중에 뛰어가서 응급실로 모시고 가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장모님이 다쳐서 팔다리를 꿈쩍도 못하는데 본인은 차를 못 써서 춥네 자기밥을 안 챙겼네 뭐네 하니... 정말 배은망덕하단 생각이 슬슬 들었죠. 그래도 남편이 피해를 보고 있는 건 맞으니 별말은 안했습니다.

그러던중에 병간호도 끝나갈때쯤 남편이 하다하다 차에 주유를 안 했다고 구박을 하더군요. (남편은 임원이라 회사카드로 주유하기때문에 거의 남편이 주유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차를 쓰는 건 가뭄에 콩날 정도니까요.)

상황을 설명하자면...
그전날 제가 친정에 가면서 보니 주유경고등이 들어왔길래 친정근처서 2만원정도 주유했어요. (이것도 만원정도 넣고 나중에 회사카드로 넣으면 되는 걸 너무 많이 넣었다고 구박받았죠.)
그렇게 구박한 후에 남편이 "집에 주유할 카드를 두고가겠다. 내일은 오후늦게 눈이 온다니 장모님 집에서 일찍 돌아와서 차에 눈 맞히지 말아라.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카드 갖고 다시 나가서 주유를 해놓으라"고 했어요.
2만원 넣은 거로 담날 회사갈 기름은 되니 남편이 돌아오면서 주유하면 되는데도 말이죠. (주유 안해두면 차가 언다나요????)
결국 엄마 먹을 음식도 사다 놓아야 하고(깁스는 풀었지만 팔이 불편해 음식을 못 하시니까요) 여러가지 바빴지만, 눈을 덜 맞히려고 담날 헐레벌떡 돌아왔어요.
근데 남편이 깜빡 잊고 주유카드를 들고 출근을 한 거예요. 저도 엄마집에 다녀오느라 지쳐서 잠이 든터라 저녁에 남편이 돌아와서도 주유를 하러 나가지 못했죠.

다음날 남편은 주유를 안해놨다. 눈맞은 창문이 얼었다(예보보다 일찍 눈이 왔어요.)며 막 짜증을 냈죠.
저도 참아왔던 화가 폭발했어요!

"시어머니때 내가 고생한 거의 십분의 일도 안 바란다. 엄마가 다친 상황에 열흘정도 가 있는 거로도 이 난리인데, 엄마가 나중에 암이라도 걸리시면 니가 어떻게 나오겠냐?"고 제가 그랬죠.

근데도 남편은 아직도 사과를 안하네요. 저한테 "너는 너희집 식구만 식구냐", "니 관심을 바란거다", "택시타지 왜 차를 갖고갔냐" 그러고...

마흔 넘어도 철이 안 드는 건지, 인성이 잘못된 건지...

참고로, 시어머니 말기암으로 저랑 응급실 다니실때, 남편은 노래방도우미 끼고 술마시며 놀았어요. 그전에 마사지방 다닌 것도 있고 해서, 제가 이혼할까 하다가 죽어가는 시어머니와 어린 새끼를 보고 참고 살았는데 말이죠... 결국 우리엄마가 아픈데 뒷통수를 치네요.

지금도 자기 잘못은 없다고 하는데
답글 달리면 보여주려고 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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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남편은 저보다 차가 더 소중한가 봅니다.(+남... 무기명 0 54993 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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