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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남편과 27년을 살았습니다. [130]

글 추가해서 올립니다.


저는 단지 원글님의 결혼 고민에

집배원의 아내로서의 삶이 어땠었는지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댓글을 올리실 줄은 몰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게 왜 남편만 고생시키고

저는 살림만했는지 책망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추가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제가 외벌이로 살았다고 글 어디에도 쓴 적이 없는데

왜 자꾸 글에 없는 내용으로 저를 책망하시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맞벌이 여부를 쓰지 않은 것은 그것이 집배원아내로서의 삶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부분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결혼하면서 남편에게 먼저 동의를 구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적성에 잘 맞고 좋으니까

지금 현재 수입은 얼마되지 않지만 결혼해도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고...


그러나 살다 보니 또 마음대로 안되는게 인생살이라

아이 키우는 동안 4년정도는 일을 하지 못했고,

그 이후에는 지금까지 계속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입은 남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저임금보다는 많습니다.

저는 결혼이후에 적어도 제 밥은 제가 벌어서 먹고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65세까지는 제가 좋아하고 적성에도 잘맞는 이 일을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단지 제가 집에서 살림만 해서 남편이 비바람 맞고 다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저는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일할 수 있어서 더 미안한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익명의 공간이라고 더 이상 식충이 취급 당하고 싶지 않아서 추가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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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넷에 들어와 자주 글을 읽는 편이지만 답글은 처음 달아봅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저는 1991년에 집배원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중매로 직업만 빼고 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어요.

오빠한테 고민을 말했었는데, 집배원이 어때서?

가방만 들고 나가면 아무도 스트레스 안주고 얼마나 좋은데...

오빠가 그러는 바람에 암 말도 못하고 결혼했어요.

본인이 만족하는 직업이라면 나한테 일하라고 할 것도 아닌데 뭐.

이런 심정으로...


결론을 말하자면 그럭저럭 27년동안 평탄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집배원은 박봉이라고 하는데 저는 박봉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던것 같아요.

내가 돈에 대해서 무지하고, 돈 관리도 남편이 했으니까 더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재산은 딸아이 하나 대학시키고(남들보다 돈이 좀 많이 드는 공부를 했어요.)

재산이라고는 지방에 있는 지금 살고 있는 24평 아파트가 전부인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남들이 걱정많이 하시는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고려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실 저는 미혼일 때는 비오는 날을 좋아했어요.

비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면서 카페에 앉아 커피 마시는걸 좋아했거든요.

결혼한 이후에는 한번도 그러질 못했어요.

남편이 비맞고 다니면서 일을 하니까 차마 그런 호사는 누리지 못하겠더군요.

그리고 오늘 같이 매서운 추위에나 엄청나게 더운 한여름에는 더더욱 신경이 쓰입니다.


그리고 남편 동료들은 직업상 디스크 수술을 많이 받았어요.

남편도 몇년전에 디스크 수술을 받았구요.

지금은 정상이지만 항상 아슬아슬합니다. 언제 다시 또 재발할 지 몰라서요.

그리고 항상 교통사고 위험도 있습니다.

남편은 조심성이 많은 사람인데도 작은 사고는 몇번 있었고,

입원을 할정도로 큰 사고는 없었어요.

그러나 남편 동료 한분은 신혼초에 교통사고로 거의 죽을뻔 했는데

지금도 그 몸을 관리하면서 일하느라고 평생 고통을 겪고 삽니다.

그리고 지금 남편 나이가 56세인데, 부쩍 작년부터 명예퇴직을 하고 싶어해요.

나이가 50 넘으니까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나 보더군요.

이런점도 감안해야 할것 같아요.


저는 어머니가 반대하시는 것도 이해됩니다.

저도 딸을 가진 입장에서 이왕이면 내 딸은 좀더 평탄한 삶을,

좀 더 안정된 가정을 가지는걸 바라니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저는 집배원 남편과 결혼한걸 후회한적은 없어요.

생각해보면 가정적이고 무던한 성격을 가진 남편이라서 평탄한 삶이 가능했던것 같아요.

까다롭고 예민하고 성격나쁜 저를 다 감당해줄 사람이 쉽지는 않거든요.

남자친구가 남들이 말한 직업상 가진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결혼할 가치가 있으면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좋고 정자좋은 곳은 없다고 하잖아요?

어떤점을 더 우선시 할 지는 본인의 선택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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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쓴이 공감 조회 날짜
결혼하고 싶어요..... 해달 0 48616 18.01.25
답글 속상하네요 새롬 0 246 18.01.31
답글 깊이 생각해요. 결혼은 배우자만 보면 힘들어... pinksnow 0 920 18.01.28
선택 답글 집배원 남편과 27년을 살았습니다. 솔바람소리 0 208380 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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