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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에 치가 떨립니다. 이혼을 하고 싶습니다. [634]

얘기가 깁니다. 글을 줄이고 줄여봐도 너무 길어 죄송하네요.

결혼 11년차 11, 9살 두 남자아이의 엄마이고, 워킹맘이며, 주말부부로 산지 8년이 넘었네요. 주말부부인지라 독박육아 했구요.

남편은 착하고, 성실하고, 가정에 충실합니다. 평일에 애들과 놀아주지 못하는걸 항상 미안해하고 안타까워 하는 아빠여서 주말에는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놀아줍니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애들과 고생했을 나를 위해서 주말에는 무조건 밖에 나가서 바람쐬주는 사람입니다.

반면 또 자존심이 세고, 욱하는 성질이 있어요. 그리고 가족간의 화목, 형제들간의 우애... 뭐 이런것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부당한 일(?)을 당해도, 고생스러워도 가족이니까 참고, 형제니까 참으라고 하죠.

이런 남자에게 제가 2년 전에 이혼하자고 했었습니다. 이유는 22녀 셋째인 신랑은 작은아들입니다. 그런데 위에 형과 형수가 자식된 도리를 잘 못하고 삽니다. 그러면서 은근히 우리 부부에게 넘기더군요. 형님은 저보다 1살 어린데 제가 결혼했을 때 이미 결혼 10년차였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너무 어린나이에 결혼해서 본인은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10년째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결혼 10년동안 시댁에 가면 시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따박따박 받아 먹었다네요. 그리고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은 지금까지도 여전합니다.

그런데 제가 본 형님은 아무것도 모르고, 못하는 순둥이가 아니라 철저한 여우에다가 잔인한 개인주의자입니다. 시어른들께나 시누들, 자기 남편앞에서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모습을 저한테는 종종 보여주거든요.

어쨌든.. 여우년의 만행은 A4용지로 12쪽을 넘길거 같지만 다 생략하겠습니다. 지금 제 고민은 여우년이 아니니까요. 시댁식구들 모두 저 여우년이 아무것도 모르고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점점 저희 부부에게 기대기 시작하고, 기대하고, 바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그럴수록 여우년은 빠져나가기만 하구요. 그러다 2년전에 제가 신랑한테 여우년한테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가 싸움이 되어 제가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남편은 제가 이혼을 하자 했다는 사실만으로 욱하는 성질에 이혼을 하자고 했다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안되겠던지 앞으로는 우리 할 도리만 하고 살자, 형네가 또 우리한테 떠넘기면 그때 본인이 형한테 직접 말하겠다. 약속한다. 한번만 믿어줘. 라고 해서 이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형네 부부가 달라지지 않는데 우리부부 갈등도 없어지지 않겠죠. 그래도 남편이 잘하고 말이라도 고생했다고 해주니 어찌어찌 2년을 또 버텼네요.

그러다 사건은 1월초에 시부모님이 우리들이 사는 부산에 오셨어요. 오신다고 일주일전에 말씀을 하셨구요. 원래 시부모님들이 1년에 1번씩은 오셨는데 이번에는 거의 2년만에 오셨네요. 오시면 항상 큰아들네서 먼저 하루, 작은아들인 우리집에서 하루 주무시고 식사하시고 하셨지요. 그런데 토요일날 형님네 부부가 모두 출근이라 저희집으로 먼저 오셨지요. 그런데 이 여우년이 일요일도 출근이라는 거에요. 그때 우리모두 근무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데 왜 안바꿨지? 라고 생각했지만 분위기 망칠까봐 아무도 입밖으로 얘기하진 않았죠.

일요일 아침을 드시고 구경겸 나갔다가 아주버님이 나와서 같이 점심밥은 밖에서 사먹고 형님네로 갔네요. 당연한거죠. 부모님 입장에선 큰아들집도 당연히 가셔야죠.

그런데.... 띠로리~~~~ 집이 개판인거에요. 원래 게으르고 느려 터진 성격인거 알고 있었지만 시부모님이 오신다는데... 그런데 더 문제는 부엌.... 냉장고는 텅텅 비어있고, 가스레인지와 싱크대장에는 기름때가 줄줄 흘러내리고.. 싱크대장 안에도 곰팡이가 덕지덕지...부엌 바닦도 기름이 내려 앉아 끈적끈적... 그릇 건조대에 엎어놓은 그릇들에도 기름때와 먼지가 내려 앉아 있더군요. 기름때가 줄줄 흘러내리고, 엎어놓은 그릇들에 기름때가 앉을 정도면 도대체 얼마동안 청소를 안했다는 건가요???

시어머님이 먼저 보시고 멘붕이 왔는지 제가 잠깐 나간 사이에 기름때 청소를 하시다가 포기하셨더라구요. 그러고 있는데 그 여우년이 제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더라구요. 어디냐고. 형님집이라고 했더니.. 진심으로 당황하고 진심으로 화를 내더군요. " 나도 없는데 왜 우리집이야? 나는 당연히 동서네서 이틀 다 계시다가 내려 가실 줄 알았는데? ~ 머리야" 그래서 제가.. 아니 무슨말이냐고. 시어른들이 지금까지 언제는 그렇게 안했냐고. 그리고 형님은 없어도 아주버님은 있는데 집에 가면 안되냐. 했더니 대답은 안하고 자기가 없는데 우리집에 왜 갔냐는 말을 또 하더니 전화를 끊어버리더군요.

진심을 알았네요. 시어른들이 오셔도 근무일정을 안바꾼건 시부모님들 자기집에 못오게 할려는 계획이었고, 이틀동안 저한테 다 떠넘길려는 속셈이었던 거죠.

어이가 없어서 참나... 그러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정말 아무것도 없더군요. 진짜로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 큰 냉장고에 김치하고 먹다 남은 멸치볶음 조금이 전부였어요.....

어쩔수 없이 저희집에서 반찬과 반찬거리들을 모두 가지고 가서 밥을 해서 먹었습니다. 그날밤 큰아들네서 하루 주무시고 월요일 아침에 시골로 내려가실려고 했던 시부모님들은 집 꼬라지를 보시고는 결국 다시 저희집으로 오셔서 주무시고 월요일날 남편이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렸네요. 새벽에 일어나서 밥해서 드리고 출근까지 해야 하니 결국 저는 그날 직장생활 처음으로 지각을 했네요. 몸도 맘도 엉망진창이라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히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여우년이 나를 너무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더러웠습니다. 1:1로 단판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우년한테 문자를 보내 약속을 잡았어요. 남편한테는 말을 안했어요. 말해봤자 남편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게 분명하고, 집안 분란이 일어나는거 같아 싫어할 걸 아니까요. 약속을 밤에 잡았는데 마침 남편한테 전화가 와서 어쩔 수 없이 이래저래서 만나러 갈거다 라고 말했더니 버럭 화를 내더군요.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다가 남편이 부모님하고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꼴랑 그거 좀 더 한게 그렇게 못마땅하냐?”이러더군요. 머리가 띵~ 하더군요. 그게 아니라 나를 우습게 보는걸로 얘기를 하러 간다고 해도 남편의 공격은 계속 되더군요. 그리고 10년동안의 만행을 남편이 모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있는지... 2년전 싸움으로 남편이 조금은 변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저한테 말로는 고맙다. 고생했다 했지만 속으로는 당연하다 생각하고, 일년에 몇 번이나 간다고 그게 무슨 고생이냐. 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남편이 직접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배신감에 치가 떨립니다. 2년전 싸울때 못 미더운 형수를 대신해 자기 부모님께 효도할 아내감을 처음부터 찾았냐고 물어보니.. 남편이 아니라고 말 못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이었던 겁니다. 하~~

그래서 제가 2년만에 또 이혼을 하자고 했습니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남편이라는 생각이 1도 안듭니다. 남편은 이혼 얘기에 또 화를 내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혼을 하고 싶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까요.

현실적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이혼하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팔고 아이들 제가 키울거니까 좀 더 갖는다고 생각하면 24평 조금 오래된 아파트 정도나 아님 빌라는 들어 갈 수 있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양육비로 각각100만원해서 200만원을 요구할 생각인데 어떤가요? 애들 커가니 학원비도 비싸지고 먹는거에 옷이나 운동화, 병원비, 보험 등 생각하니 이정도는 되야겠던데... 올해 제 월급 세후190정도(아직 연봉책정 안했지만) 될거 같고..양육비 받아도 생활은 좀 빠듯할거 같은데.. 그래도 월세 안들어가는 곳으로 가면 생활은 가능할 거 같은데.. 한부모가정 혜택도 알아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지는 않더라구요.

혼자서 집도 알아보고, 혜택 받을 수 있는게 있는지도 알아보고 있습니다. 남편은 이혼할 생각이 없으니 또 우야무야 넘어갔으면 하는 바램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편 얼굴 보는게 괴롭습니다. 아이들때문에 같이 밥을 먹으려는데 토할거 같았습니다. 남편의 모든것을 부정하고 싶습니다. 제발 순순히 이혼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혼하고 나서 생활 조언과 남편한테 뭐라고 말해야 순순히 이혼을 해줄지 조언 좀 주세요.

저는 남편과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조용히 끝내고 싶습니다. 이런 문제로 싸울 가치도 없고, 이런 문제로 싸우면서 제 가치를 낮추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이 걸려서 이혼을 못하겠다 이런 감정도 안 듭니다.

참고로 여우년과는 한바탕 했습니다. 너 때문에 우리부부 이혼직전이다. 잔머리 굴려서 시부모님들 우리집에서 이틀동안 계시게 할려는거 실패해서 나한테 전화해서 화낸거냐. 결국 큰아들집에서 못자고 작은아들 집으로 다시 돌아온 부모님 심정은 어땠겠냐. 그리고 나라를 구하는 일 하러 다니냐. 나도 일한다. 너보다 더 어린애들 데리고 주말부부로 살고 있다. 9시출근 6시 퇴근 모든 직장인들 그렇게 한다. 힘들다고 핑계대지 마라. 내가 지금 이혼 직전이지만 이혼을 안하고 계속 산다면 앞으로 똑바로 해라. 나를 꼬박꼬박 동서라고 부르는 한은 형님 노릇 똑바로 해라. 라고 말했습니다.

말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더라구요.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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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이 상처네요.

재산분할과 양육비 문제는 남편이 작정하고 나쁘게 할 사람이 아니라서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필요한 부분만큼씩 나눈다는 조건하에 말한거였어요. 재산분할은 결혼때 받은돈 3천만원 남편이 펀드에 넣었다가 반토막났고 나머지는 사업자금에 넣었어요. 그리고 제가 일을 시작하고부터(만4년)는 제 월급 전부는 생활비로 쓴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60대 40정도로 나눈거구요.

그리고 시댁은... 항상 저한테 원하고 요구하시죠. 해줘도 해줘도 끝이 없습니다. 이번에 시어머님이 아프셔서 반찬을 해서 가져가고, 그 다음주에는 저는 도저히 못가겠길래 남편한테 반찬을 보냈더니 내려와서 국을 끓여주고 가야지.. 라고 하는 식입니다. 모두다 큰며느리대신.. 형수 대신.. 큰올케 대신... 지겨워 죽겠습니다.

사실 시부모님들이 조금만 현명하셨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며느리들한테 바라시면 두 며느리 똑같이 바라셔야지 항상 저한테만 바라시니까요.

그리고 이혼사유는.... 음... 제가 아마도 이혼을 하지 않는다면 이제부터 정말 기본적인 것만 할 생각인데 그럼 아마 남편이 먼저 이혼을 요구할 성격입니다. 자기 부모님한테 잘 못하니까요...

저는 저 나름대로 심각합니다. 악플은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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