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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끊은지 1년2개월, 달라진 삶 [66]

20대 초반부터 참 술 좋아했네요. 즐기기도 했고, 술자리도 너무 좋아했고. 그리고 잘 마시기도 했고.

군시절 제외하고서는 거의 10년을 넘게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술을 마셨던것 같아요.

한번 마시면 아무리 안마셔도 소주3병은 기본으로 마셨고.

20대때야 그래도 다음날 멀쩡히 숙취도 없이 그랬는데 30대 넘어가고 결혼하고 나서도 그랬더니 삶이 망가지더라구요. 블랙아웃으로 실수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관리한다고 관리한 치아도 망가지고,

그리고 사람이 나이드니 그렇게 술먹고 다녀도 실수한번 한적 없이 산 제 인생이 술먹으니 실수를 하게 되더라구요.

오죽하면 거실에서 바지에 오줌싼채 만취상태로 자고 있는 저를 보고 아내가 당시 결혼 8개월차에 이혼하자고 난리를 칠 정도였으니.

그리고 돈은 돈대로 나가게 되고.

물론 술 끊는건 쉽지가 않았네요. 같이 술 좋아하는 모임, 멤버, 직장 동료들과 멀어지기도 하고, 그리고 술자리 가서 술 안먹기가 쉽지도 않고.

그런데 한번 술먹고 깼을때 일어나보니 응급실이라서 옆에서 보니 아내는 울고 있고, 같이 술자리한 친구놈은 걱정된 얼굴로 보고 있고.

알고 보니까 술먹고 크게 자빠져서 얼굴이 박살이 났더군요. 술취해 그런것도 몰랐나봐요. 일어나니 아프더라구요.

제어하지 못할 술은 한잔이라도 안하는게 맞는구나 그때 생각했네요. 

그때 아내가 이혼하자고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집에와서 약도 챙겨주고, 한마디도 안하더라구요. 얼굴에 관해서는. 혼내지도 않고, 잔소리도 없고 때되면 약 챙겨주고, 발라주고, 밝은모습만 보여주는거 보면서 아 이번이 마지막 기회를준거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에서 사람들이 얼굴 왜그러냐고 할때마다 정말 부끄러웠고. 그냥 넘어졌다고 했지만 스스로가.

그 이후로 제어 못할거면 먹지 말자 싶어서 안먹은지 1년 2개월 이네요. 물론 술 먹고 깔끔하면 좋지만 저 같은 사람은 아예 입에도 안대는게 낫다 싶어서.

술값으로 솔직히 20대때부터 30대중반인 지금까지 쓴 돈으로 따지면 1억은 될거라 생각이 드네요. 안주도 또 좋은것만 먹고 그래서. 총각때는 한달에 술값이 200도 넘게 나온적도 있고.

물론 유흥으로 즐겨서 그런게 아니라 멤버가 바꿔가면서 대부분 제가 계산하고, 얻어먹는거 싫어해서.

그런데 아닌듯 싶어서. 술을 그리 먹고 다닐때는 가끔 심한 속쓰림에 토에, 그러고도 먹었는데. 병원에서 멀쩡하다고 건강검진이 나오니 난 슈퍼유전자구나 생각해서.

그런데 막상 안먹으니 몸에 변화도 많이 생기네요. 끊고나서 첫 한달은 정말 유혹도 많고 힘들었는데 당시에 그리 술먹고 다닐때 배가 볼록 나왔는데, 당장 술만 안먹어도 몇키로가 빠지더라구요. 그리고 여유가 생기니 운동하게되고, 이제는 술자리 다 참여는 합니다만 술 안먹고도 술먹은것처럼 재밌게 이야기하는방법,, 진솔하게 이야기 들어주는 방법도 배우게 되고.

제사지낼때 어르신들 다 술 드시고 한잔 음복하라고 해도 적당한 핑계로 절대 안먹네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경제적인것과 가정적인건데, 술값이 안들어가니 정말로 작은 소형차 한대값은 아끼게 되네요. 그 돈으로 얼마전 부모님, 그리고 아내 친정식구들 따로 따로 해외도 보내드리고. 아내한테 선물도 하게 되고.

아내는 술한잔 가끔 치킨같은거 먹을때 맥주 하는거 좋아하는데 제가 옆에서 보리차로 짠 해주면 그래도 사람되었다고 좋아해요. 아내는 다 제어 잘 하는 여자니 당연히 먹어야지요. 사회생활도 힘들건데.

지금이야 상처도 다 아물고, 그랬지만, 당시 아내가 제 친구가 아내 번호 몰라 제 폰으로 급하게 응급실 오라고 해서 가봤을때, 얼굴이 완전 피범벅이 되가지고 누워있는 모습 보면서 저 죽는줄 알고 세상 무너지는줄 알았다네요. 그래도 그 만큼만 다친게 다행이라고 여겨져서 일부러 아무소리 안했다네요.

자연스레 술을 안먹으니 인간관계도 10명중 6명은 제가 술안먹으니 정리가 되고, 그때 깨달은것도 있고. 내가 술한잔 잘먹고 돈잘쓰니 나랑 만난 사람들이 내가 정말 좋아했던 친구라고 생각했음에도 60프로는 아니었구나. 라는걸.

지금도 술자리는 좋아하네요. 가서 사이다에 짠 하지만. 술은 안해도, 보는 사람마다 얼굴 좋아졌네, 몸도 엄청 좋아졌네 등등(실제로 96키로 까지 나갔었어요. 제 키가 181에. 그런데 지금은 술끊고 운동도 하고 아내랑 산책도 하고 지내면서 1년 사이에 14키로 뺏습니다) 그런 이야기 들으니 좋고. 자연스레 빠지는거라 요요도 없고 몸도 건강해지고.

아이가 잘 안생겨서 걱정이었는데 아내가 임신 4개월차이고. 살다보면서 저에게는 한 10년을 넘은 시간동안 어찌보면 친구이자 제 걱정거리를 해소해주던 동반자를 보낸 느낌이지만 아침에 일어나 개운해지고, 술냄새에 찌들은 세월도 없어지고, 경제적 여유까지 생겨서 그걸로 할 수 있는게 많아져서 술 끊은게 후회가 안되네요.

그러니 저 처럼 알콜중독 수준으로 술 드셨던 분들 있으시면 이참에 줄이는게 아니라 끊어보세요. 처음 몇달만 힘들지 삶이 달라지는게 느껴지실거에요. 전 실제로 1년으로 따지니 돈천 아끼게 되고. 대신 술말고 다른 재미를 찾게되고, 요즘은 배드민턴 동호회 나가는 재미로 또 지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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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술끊은지 1년2개월, 달라진 삶 첫눈 0 57633 1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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