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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아파요...그래도 잘 한 거 맞겠죠...? [77]

안녕하세요? 가끔 들어와서 글을 읽다가 제 마음도 풀어놓아 보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저는 지금 30대 후반이에요..
어릴 때부터 조용한 성격이었던 데다 부모님도 보수적이라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냥 조용히...남들이 말하는 모범생으로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직장 잡을 때까지 통금 시간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자연히 나이를 먹고 나서도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았고(사실 체질상 맞지도 않구요...) 친구들과 숙박을 낀 여행을 가 본 적도 없어요..당연히 연애 경험은 제로에 가까웠구요..대학 생활을 하는 도중에 다가온 사람도 몇 명 있었지만 저 자신이 남자친구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데다 다가오는 사람 중 대부분은 '요즘 여자 같지 않은 여자 '세상을 너무 모르는 게 귀여워서....'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는 쉽게 보는 듯 해서 거부감이 들어 밀어냈습니다.

그러던 제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0년 차 되던 제작년에 연애를 시작했어요..저 자신이 조용하고 보수적인 성격이다 보니 너무 적극적인 남성보다는 조심스럽고 순수한 사람에게 끌리는 편이었습니다..그 때 만난 남자친구도 제 얼굴도 제대로 못 쳐다보는 순진한 모습에 끌린 경우였구요..저도 그렇지만 남자친구도 남중, 남고를 나와 공대에 진학한 데다 연애경험이 전무했던 터라 처음엔 서투르면서도 조심스럽게 만났습니다..저 역시 그런 연애가 조심스러우면서도 편안했구요...

그런데 서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남자친구의 태도가 돌변하기 시작하더군요..평일에 바쁘게 일하다 주말에 만나면 데이트 장소를 무조건 멀리 잡기 시작했습니다..차로 이동하는데 무조건 멀리 가서 외박하려고 기를 쓰더라구요..더구나 데이트 중 대화를 하면 꼭 야한 쪽으로 얘기를 끌고 가기도 하고 제가 원하지 않는 정도의 스킨십을 요구하고 조르고......너무나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제가 너무 보수적으로 자란 터라 결혼 전에 남자친구와 숙박을 낀 여행을 간다든가 혼전 동거 등은 정말 상상 밖의 일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에요..주위에서 들리는 그런 얘기들은 저에겐 거부감을 주었고 적어도 남자친구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습니다..생각다 못해 제 생각을 솔직히 밝혔고 남자친구도 이해해 주는 듯 했지만 그 후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건 가치관의 차이라는 말로 저를 설득하려 들고 여전히 대화는 불쾌한 쪽으로 빠졌어요..

그렇게 불안정한 관계를 이어가던 작년 가을......오후에 데이트를 한 후 남자친구가 갑자기 저녁 먹기 전에 시간이 있으니 모텔 방을 잡고 영화를 보자고 하더라구요..당연히 저는 싫다고 했고 시간이 애매하니 집 근처로 가서 저녁 먹자는 말을 했습니다..남자친구도 동의했기에 집 쪽으로 차로 이동하는데 남자친구 표정이 정말 볼 만 하더라구요...화가 잔뜩 나서는....운전하는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고속도로에서 엄청난 속도를 내는데....ㅜㅜ 너무 놀라서 말 한마디 못 하고 잔뜩 얼어 있었는데 언뜻 보니 시속 200킬로 가까이 달리고 있었습니다..집 근처에 도착해서야 왜 그렇게 과속을 했냐고 물었더니 너무 피곤해서 빨리 차를 놓고 쉬고 싶었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구요...그 날 그래도 기분 좋게 저녁 먹고 헤어지긴 했지만 그 날 이후론 그 사람을 믿고 계속 만날 자신이 없었습니다..만나자는 연락도 저도 모르게 의식적으로 피하게 되고...크리스마스 데이트가 없었던 걸 계기로 지금은 자연스럽게 헤어진 상태입니다..

사실 남자친구는 상처가 많은 사람이었어요...본인 말로는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고만 하는데 언뜻언뜻 하는 말을 종합해 보면 어머님이 미혼모가 아닐까 싶었습니다..순간순간 냉소적이고 비뚤어진 모습도 많이 보였었고 그래도 정은 많은 듯 해서 오히려 결혼을 하면 가정에 정을 붙이고 정착할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 결혼을 생각한 적도 많았어요...남자친구도 빨리 결혼하자는 말을 하곤 했구요....

그러나 결혼을 생각하기엔 남자친구의 태도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1년 넘게 만나면서도 부모님께 인사 드리자는 말을 하면 피하기만 하고 무엇보다도 남자친구 집에선 제 존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그게 너무 자존심 상하고 상처가 됐었어요...그러면서 저만 자꾸 모텔방이나 외박 쪽으로 끌고 가려 하고....그런 게 너무 싫었고 제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남자친구에게 서서히 정이 떨어지고 실망이 커져 갔던 것 같습니다..미련이 남는 건 아니지만 1년 넘게 사람을 잘못 보고 부질없는 연애를 했었구나...서로에게 정말 큰 상처만 남겼구나....싶은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요즘 세상에 이렇게 보수적으로 자란 제가 너무 고루한 건지..혼기를 꽉 채우다 못해 지나버린 나이에 누군가를 다시 마음에 담게 되도 이런 가치관 때문에 결국 또 상처받게 되는 건 아닌지 두렵기까지 하네요...남자친구가 그런 식으로 저에게 요구한 건 정말 생각지도 못한 큰 상처였으니까요...

너무 마음 아프지만...그래도 헤어지지 않기 위해서 남자친구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은 없었으니...그리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좋아하는 마음도 사라져 버렸으니....그래도 헤어지길 잘 한 거겠죠...?적어도 저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꾸리기까진 저를 함부로 대하고 싶진 않습니다...그렇다고 개방적인 분들이 본인을 함부로 대한다는 건 아니지만.....이런 게 바로 가치관이라는 거겠죠......

저와 똑같지는 않더라도 제 이런 보수적인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욕심일까요...?정말 요즘 세상엔 이런 보수적인 마음이 잘못된 걸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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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쓴이 공감 조회 날짜
선택 마음이 너무 아파요...그래도 잘 한 거 맞겠죠... 파스타 0 45242 18.02.02
답글 그러다가 후보 선수만 남아요.. 사랑꾼 0 1228 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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