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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품이 너무 달콤하다. [55]

결혼 전까지 변변한 애인 한 번 못 사귀었고 가장 젊고 예쁜나이에도 가슴 아픈 짝사랑의 노예 짓이나 했을 뿐 남자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다는 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였다.

지금의 남편과 맞선 후 한 달만에 살림을 합쳤고 두 달만에 후다닥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집안의 며느리가 되어 명절마다 뼈가 빠지는 노동으로 이가 몇 개나 빠졌고 아들 편애하는 시어머니와 그 추종자들의 지능적인 갈굼을 온 몸으로 견뎌야 했으며 시골이지만 유지 소리 듣고 살았던 친정에 비해 지독히도 가난한 시집 형편을 보고 쇼크에 빠질 정도로 문화충격도 받았다.

그러나 그 어느 때든 남편은 내게 늘 따뜻하고 힘이 되는 남자였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따로 자는 걸 보아온 터라 각방 쓰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나였지만 남편은 금슬이 좋은 부모님을 보고 자란 탓인지 나와 따로 자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덕분에 매일밤 우리는 살 부비며 함께 잤다.

남편의 품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둥지다. 남편 품에 안겨서 자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고 가장 보호받는 여인이 된다.

아주 어릴 적에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것도 같다. 그러나 철이 들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는 부모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 못난 딸로서 아버지에게 구박받고 천대받으며 아버지의 매서운 눈초리를 온전히 감당해야 했다. 지금도 남자의 형상을 보면 두려움부터 느끼지며 어떻게 대할 줄 몰라 얼음처럼 표정이 굳어진다. 아직도 내게 남편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남자들은 아버지의 형상을 닮은 무서운 얼굴들이다.

청소년기에는 도시로 유학을 떠나왔는데 늘 외롭고 가족이그립고 돈이 부족했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은 어느 한 순간도 쉽게 지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늘 불안하고 어둡고 힘든 긴 시간의 터널이었다. 뭔가 불완전하고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갈 길 몰라 헤매던 방황의 시절만이 내 인생 내내 이어졌다.

남편을 만나고부터 내 삶은 풍성해지고 가득 차오르며 완전해지는 느낌이다. 남편의 따뜻한 사랑과 인내와 배려로 나는 날마다 인격체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으며 날마다 더 괜찮은 사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은 지금 내 곁에서 곤히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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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남편의 품이 너무 달콤하다. 21세기좀비 0 86605 17.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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