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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이쁘고 고맙네요. [86]

결혼 23년차입니다
오늘은 제 49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큰아이는 rotc훈련때문에 학교앞 친구 자취방에서 생활을 하고있고 작은아이는 훈련소에 들어간지 한달이 안됬습니다.힘들고 참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이들 없이 둘이서만 보내는 생일이라서 아무것도 하지말고 외식이나 하자고 했는데 집사람이 어제 오늘 휴무를 내고 아이들 있을때와 똑같이 음식을 차렸네요.갈비찜,굴비구이,미역국,잡채,나물 세가지,케익
먹을 사람도 없는데 뭐하러 이리 많이 차렸냐고 했지만 고맙더군요.결혼전에 생일상을 한번도 못받았다는 걸 아니까 더더욱 신경을 써주네요.

아침을 먹고 출근을 하려는데 편지 두 통을 줍니다.
아이들이 보낸 편지네요.큰아이도 작은 아이도 편지를 보냈습니다.차에서 혼자 읽으면서 정말 기쁘더군요

운전을 해서 가는데 아내가 새삼 고맙네요.집사람이 애들한테 얘기를 안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얘기를 해줬겠지요.제 집사람은 늘 이렇습니다.현명하게 미리 알려주고 애들이 뭐라도 기쁘게 해주는 건 꼭 저하고 공유하고.애들 용돈을 줘도 꼭 제 통장에서 이체를 시켜서 제가 알게 하고요.집사람 월급통장에 잔고가 있어도 꼭 제 휴대폰에 알림이 오도륵 줍니다

어머니와 비교가 많이 됩니다.우리 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저하고 누나가 벌어서 보내는 생활비를 아버지나 다른 형제들 한테 절대로 얘기를 안 했죠.저나 누나가 선물을 사드려도 누구한테도 얘기를 안하고요.형이나 동생들 용돈을 줄때는 아무도 모르게 몰래 주고요.형제들이 받은 용돈이나 등록금이 저와 누나가 보낸 돈이란 걸 어머니만 아셨죠.아주 오래 지나서야 그사실을 저나 누나가 알고 속이 상했습니다.

이모들도 외삼촌들도 저와 누나가 월급의 대부분을 집으로 보냈고 그걸로 형제들 공부시키고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이 먹고 산걸 전혀 모릅니다.어머니가 벌어서 공부시켰다고 알고 있습니다.

형제들도 누가 티비를 사줬는지 누가 냉장고를 사줬는지 나중에서야 알게 되죠.

반면 현명하고 센스있는 집사람은 작은 거 하나도 감사하고 칭찬하고,애들이 모르는 거나 제가 깜빡 한건 슬쩍 얘기를 해서 알게 해주고요

만약에 어머니가 우리 집사람처럼 현명한 사람이었다면 지금 형하고 동생들과도 사이좋게 왕래를 하면서 지내지 않을까 아쉬움이 남네요

땡전 한푼 가진거 없는 남자 만나서 살면서 짜증내고 힘들어 하기보단 제가 더 잘 할 수 있게 격려하고 위로하고.

우리 아버지도 집사람같은 여자를 만나서 살았다면 알콜중독자로 신경쇄약 환자로 무위도식 하면서 살진 않았지 싶은 마음도 드네요.그래서 집사람이 더 고맙고 귀하고요.

아이들에게 아빠한테 편지 한통씩 쓰라고 전화 한통 하라고 귀뜸 해주는 현명한 집사람.오늘따라 아내가 더 이쁘고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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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아내가 이쁘고 고맙네요. 백정훈 0 87442 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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