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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살수록 내남편... [243]

이제 아이둘에 6년차인 우리 부부..
나이 7살 차이, 홀시어머니, 시누이 넷,
무심한 성격의 남자...

걱정이 많았던 결혼...
첫째낳고 미친듯이 싸웠다.
진짜 개 ㅈㄹ을 떨며 싸운거 같다.
매일밤 울면서 왜 결혼했나 후회했다.
맞벌이 하며 내가 집안일해도 도와주지도 않고
아이봐주는 것도 도와주지도 않고
주말에도 늘 집에 없는 남편.
시댁문제...
너무너무 힘들었다.
아이 하나일때 헤어지는게 나을까
골백번도 더 생각했다.

이사람은 왜 이러지??
왜 이렇게 하지??
왜! 왜! 왜!


그러다 문득 든 생각.
난 이사람에게 어떻게 하고 있지?
난 늘 이사람에게
내 기준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다정한 남편, 멋진 아빠를 강요하고 있었다.

난 이사람에게 과연 기준에 걸맞는 좋은 아내일까?
대답은 아니다.

어느순간 주위를 돌아보며
좋은 남편이란걸 조합하여
최고의 남편을 못한다고 질책만 하고 있었다.


난 아이 낳고 쉴수도 없고 맞벌이 하며 지치고
이 사람도 일하고 다른 일에 치이느라 지쳐있었다.
둘다 너무 지쳤다.
서로 여유도 없고 서로 흠만 보이고...
아이도 일도 우리의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바꿀수 있는 건 단한가지.
말투 뿐. 서로에 대해 배려하겠다는 마음.


그날부터 말투를 바꿨다.
나도 모르게 날카롭고 지적하고 있었던 말투들.

여보 힘들지?
여보 설거지 좀 해줄래?
여보 아이가 우네~

놀라웠다.
그 즉시 바뀐 그.
그도 말투부터 바뀌었다.
짜증을 서로 안내기 시작했다.
그러니 집안 분위기가 좋아진다.

쑥쓰러워하며 집안일을 하나씩 하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도 너무 지치고 힘들고
날카로운 나를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아빠가 처음이고
결혼생활도 처음이었을 뿐이었다.

나와 부딪칠까봐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어떤일을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말을 해주었다.
그전엔 왜 눈에 보이는 일을 하지 않고
알아서 하지 않는지 화가 났지만,
그냥 말을 해주었다.
나도 그도 서로 말하지 않으면 모르니까.

여보 지금 빨래가 다 됐을꺼야. 널면 돼.
여보 지금 아이는 어떤 상태야.

그리고 잔소리 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 그리고 그도 익숙해졌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패턴이 되었다.
맘에 들지 않거나 아니라면
서로 말한다. 아니라고. 그리고 서로 고친다.


살면 살수록 이사람은 참 괜찮은 사람이다.

하겠다고 한건 한다.
잔소리 할 필요가 없다.
밥먹고 당장 설거지 하기 원하지만
그가 9시에 하겠다고 한다면 그냥 둔다.
9시에 하니까.

무심한듯 보이지만 책임감이 강하다.
본인이 다치고 힘들어도
나와 아이들을 지키길 원한다.
왜 싸울때 이마음이 안보였을까?
책임감이 너무 강해서 본인이 힘든 마음을
내가 알길 원치 않는다. 본인만 힘들면 된다고.
너무 슬펐다.
이제부터는 말해주고 서로 보듬어주기로했다.

사실은 아이들을 너무 사랑한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삶에 치이며 살아온 그는
그저 사랑 표현하는 법을 몰랐을뿐이다.
아껴주는법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내가 그에게 표현하고
내가 그를 아끼고
내가 그를 사랑한다 했다.
그러니 나와 아이에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다정한 남자였다.
말만 하지 않을 뿐이지,
내차와 본인차를 바꿔타자고 하고는
검사를 쓱 하고 오고 세차도 싹 하고 온다.
내가 본인차를 타고 간다고 하면 정비부터 받고온다.
내가 수박 먹고 싶다 하면 다음날 수박이 있다.
자고 있으면 쓱 이불 덮어준다.
나에게 큰소리 내지도 않고 욕한적도 없다.
내가 화내면 씩씩거리지만
지적하는 것들을 잊지 않았다가 고쳐준다.
시어머니 시누이들 하는 말들
중간에서 다 막아주고 커트해준다.
내마누라 시키지 말라며.
한번도 생활비가지고 뭐라 한적도 없다.

믿음이 있다.
설사 내가 사람을 죽여도 나의 편이 되어주고
내가 위험에 빠지면 본인 목숨이 위태로워도
날 구해줄 사람이다.
적어도 우리 가족 굶게 할 사람은 아니고,
어디가서 허튼 짓 하지 않을 꺼라는
굳은 믿음이 있다.
내가 이사람을 배신해도
이 사람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꺼라는 믿음.

흠.. 그리고 솔직히 멋있다.
키도 훤칠하고 ㅎㅎㅎ
비록 깔맞춤하는 색깔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내가 입으라는 대로 입긴 하니까..


비교하지 않고 바라본 내 남편은 정말 멋있었다.
살수록 이사람 참 괜찮다.
콩깍지가 이제 씌였나보다.
이젠 잘생겨보이기까지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하나, 남편도 하나.
수많은 부부가 있지만
결국 우리 부부는 하나다.
그럼 우리 사이의 문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문제이고
나와 그사람만 해결할수 있는 문제다.
그럼 다른 부부와 비교하지 말고 우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결혼은 사랑으로 한다.
그리고 서로 성장하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너무너무 심장이 쿵쿵쿵쿵 뛰고
나와 너무 쿵짝이 잘맞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사람과의 미래가 그려진다.
그리고 이제야 이사람을 조금 알 것 같다.

난 참 결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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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살면살수록 내남편... 한걸음걷는사람 0 203785 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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