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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남편도 힘들겠지만, 저도 힘들어요 [63]

저는 시간약속을 철저히 생각합니다.

만약 9시 출근이라면 1.머리감고 2.화장하고 3.아침먹고

이 시간이 몇시 몇분에 행해져야 하는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9시가 출근이면 8시50분엔 제 자리에 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시 정각에 직장 입구에 도착한 것이면 지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계단 올라가는 1분 정도는 지각한 것이니까요.


물론 제가 지각하는 적도 많습니다. 늦잠 등의 제 잘못으로 혹은 교통수단이 막혀서 등등.

그렇게 제가 지각할 때 저는 속이 너무 타서 미쳐버릴 정도가 됩니다.

늦은 자리에 뭐라고 할 말이 없고 정말 뭐라 사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미안합니다.


제가 너무 피도 눈물도 없다거나, 너무 과하다거나, 인정머리 없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제가 비정상이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남편과 애는 저러지 않습니다.

벌써 '남편과 애'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댓글에서

제가 너무 철저해서 얼마나 남편과 애가 피곤할까~ 할지도 모르겠네요.


네. 애가 우울증이 왔다며 자살하겠다고 여기저기 말을 해서

이번주에 정신병원 입원 스케쥴 잡혀 있습니다.


제가 애한테 시간약속 잘 지키라고 싸우는 것도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시간약속은 지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 정신병이 왜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방금 있었던 일입니다만, 이런 일이 초1 때부터 지금껏 8년 여 동안 한두 번이 아닙니다.


애가 학교에서 폰을 만지다가 담임께 걸려 폰을 압수당했습니다.


애가 다니는 학원이 멀어 데려다주고 데리러 가는데

오늘 데려다 주면서 학원 끝나는 시각에 정확히 데리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애가 폰이 없으므로 유도리한 약속은 할 수가 없어서요.

그리고 애가 아주 잘 알고 있는데 저는 그 시각에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일을 합니다.

학원 끝나는 정확한 시각에서 5분 정도 전이어야 전화를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애한테 몇 번이고 정확한 시각에 오겠다고 그 때 나오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 하는 한창 도중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못 받고 애 학원 끝나는 시각에서 얼마 전에 부랴부랴 나왔는데

네비를 검색해보니 그 번호는 애 학원 번호더라구요.

애가 학원에서 전화를 한 겁니다. 만나기로 한 시각에서 1시간은 훨씬 전에.


애가 기다릴까봐 서둘러 운전해서 정확한 시각에서 좀 전에 도착했습니다.

비상등 켜고 학원 밑에서 기다렸습니다.

애는 안 나옵니다. 시간이 10분이 지나도 안 나옵니다.


그래서 학원으로 전화를 하니 선생님이 받아서 1시간 전에 애가 갔다는 겁니다.


집으로 오니 애아빠는 내가 차려둔 저녁밥을 먹고 있고

애는 제가 왜 화가 나 있는지 모르는 눈초리로 저를 쳐다봅니다.


만나기로 한 정확한 시간에 왜 안 나왔느냐 물으니

전화했는데 안 받은 게 누구냐고 오히려 따지더군요.

화를 참고 전화를 못 받는 시간인 것 모르냐고 했습니다.

그러자 어쨌건 전화를 안 받으니까 아빠에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럼 1시간 전에 집에 왔으면 엄마에게 데리러 가지 말고 집에 와 라고

전화를 해 줄 수 있지 않냐고 했습니다.

그러자 신경질을 있는 대로 부립니다.


여기서 제가 더 화를 내고 야단치면 애는 자살하겠다고 겁박합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남편이 워낙 시간을 못 지키는 사람입니다.

연애시절도 제가 약속시간의 30분 정도 전에 먼저 가서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약속시간의 5분 전 쯤 제자리에 가 있는 반면

남편은 30분~1시간도 늦습니다.

오죽하면 상견례도 늦었고요, (시부모님의 문제가 아닌, 남편이 늑장부려서)

약혼식도 결혼식 당일날까지 늦은 남자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두고 짜증을 낸 적이 없습니다.

근데 남편이 외려 제 눈치를 보는 게 아닌, '늦을 수도 있지' 하면서

더 당당하고 더 콧대높게 굽니다.


약혼식 늦었을 때 저희 이모가 '뭔 사람들이 약혼식을 늦니...'라고 하셔서

남편이 왔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었어요.

그런데 그걸 두고두고 남편이 제가 성격이 지랄맞다고 어찌 맞추고 사느냐고 걱정이라고.


물론 애 키우고 살 때도 다 그랬지요.

애 유치원 행사도 모조리 다 늦습니다. 애 순서 다 끝나면 오는데

너무도 당당하게, 늦을 수도 있지, 또 지랄할 거냐, 이런 태도로 옵니다.


남편은 자기가 잘못한 게 없어요.

왜냐면 시간약속을 못 지키는 병이 있는 것 같아요.


애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시간이라는 걸 지키지 못 해요.

등교가 8시40분까지다,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20분 걸린다,

그러면 7시반 기상해서 밥을 먹이고 씻고 양치하고 머리묶고

최소 8시~8시10분에는 등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빠가 차로 데려다줘도 8시20분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정상입니까?


그런데 아빠도 절대 안 서둘러요. 마치 일부러 느릿느릿 하듯이.

서두르라고 하는 저를 괴물 보듯이 쳐다봐요.

애는 8시40분까지 등교이면 집에서 8시40분에 준비를 끝마치면 된다고 생각해요.

9시 넘어 도착해 지각이라고 하면 선생이 미친년이라고 생난리를 부려요.

자기는 8시40분까지 다 끝냈으므로 지각이 아니랍니다.


그냥 놔둬도 봤어요. 그럼 학교를 안 가요. 그냥 안 갑니다. 생으로요.

담임이 '버릇은 나중에 잡으시고 일단 학교를 제 시간에 보내주세요.'라고 사정해요.


그게 초6년, 중2년, 아주 미쳐버려요.


학교가서도 그렇습니다. 수업을 제시각에 안 들어온대요.

5분~ 10분~ 늦게 들어온대요.

근데 야단맞는다? 애가 생난리를 칩니다. 선생 미친년 미친놈 하면서요.


제가 안 가르치려 했겠습니까. 사람 만들려고 별 짓 다 했습니다. 체벌도 했고요.

그런데 남편이 저보고 아동학대로 신고한다고 지랄합니다.


애는 엄마 때문에 자살하겠대요.

저는 이 인간들때문에 자살하고 싶어요.

저는 아무에게도 이 이야기를 못 하는 반면

애아빠는 회사동료들, 정신병원(애 우울증으로 다니는), 담임에게까지 다 말해서

저를 완전히 편집증 미친년으로 낙인찍어놨어요.


하루는 상담실 선생이 저에게 전화가 와서 애를 학대하신다고 어쩌고 하길래

고작 등교시간 때문에 8년을 싸워왔다고 하니

오히려 상담선생이 어버버버 거리면서 대충 얼버무리고 끊더군요.


더이상 글로 설명도 힘들 정도로 제가 부들부들 떨립니다.


솔직히 말해서 더이상 이 두 사람과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애가 정신병원에 3주일 입원한다는데 그 3주일 동안 외국 게스트하우스에 살다 오고 싶어요.

아니, 아예 이혼을 하든말든 선언하고 저 혼자 짐싸서 외국가서 돈 벌며 공부하고 싶어요.

이 두 사람과 인연을 끊고 싶습니다.


제가 여기서 짐 싸들고 나가게 되면 아동방임학대로 경찰에 잡혀갑니까?

정말 진정 그게 궁금합니다.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정상이고 제가 미친년이고요.

저는 이 사람들이 미친 것 같아요.

이게 언제까지나 평행선이지 어디서 만나겠습니까.

한살이라도 더 젊을 때 떠나 외국에서 자리잡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동방임학대가 될까봐 그것만이 걱정입니다.

이 사람들 미래는 하나도 단 하나도 걱정이 안 돼요! 제가 미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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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애도 남편도 힘들겠지만, 저도 힘들어요 바이올렛 0 24090 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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