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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 왜 이렇게 꼬일까요? [38]

안녕하세요? 가끔 들어와 글을 읽곤 했는데 오늘은 제 마음도 너무 답답해서 한번쯤 털어놓고 싶어요...아마도 좀 길고 두서없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30대 후반이고 미혼이에요. 딸만 둘인 보수적인 집안이기 때문에 여자 혼자 독립은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 지금은 몸이 아파 직장도 휴직을 한 상태라 가족들과 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평범한 분인데 아버지가 유독 보수적인 분이세요. 여자가 똑똑하면 피곤하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계셨기 때문에 저희가 어릴 때부터 엄마를 무시하는 말씀을 자주 하셨고 육아는 여자 몫이라는 생각에 딷들에게도 별 관심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권위는 내세우셨기 때문에 야단치고 때리는 덴 적극적이셨구요.....어릴 때 울기라도 하면 울지 말라고 소리 지르시고 학창시절엔 공부가 힘들어 잠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공부도 하지 말고 밥도 먹지 마라.....하셨기 때문에 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엄마나 여동생도 비교적 감정을 억누르며 사는 편이었구요....이런 상황이니 부모님의 사이는 당연히 좋을 리 없었고 전업주부인 엄마는 딸들에게 집착하셨습니다. 입는 옷, 머리 모양, 만나는 친구까지 통제하시고 특히 성적에 많이 집착하셨죠.......반에서는 1등, 전교에서 10등 이내라는 기준을 만족시켜야 했고 그 기준을 벗어나면 매를 맞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창시절에 행복한 기억이 별로 없어요.......천성이 말이 없고 조용한 데다 부정적인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다 보니 그럭저럭 무난한 아이로 통했고 덕분에 교우관계도 무난하여 겉으로는 별탈없는 학창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엔 항상 엄마의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자리하고 있었고 시험과 성적표에 대한 공포감도 상당했죠.....덕분에 저는 중학교 입학 후부터 지금까지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자 본 적이 없습니다. 학창시절엔 공부 때문에, 성장해서는 시간 쪼개서 스스로를 닦달하는 일에 너무 익숙해져서 충분히 잔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진 거죠......
 
다행히 대학교는 저에게 너무나 잘 맞는 전공을 선택한 덕에 4년이 행복했습니다. 물론 이 때도 엄마의 집착은 여전했어요. 학점에 대한 압박은 여전했고 이성교제 절대 금지, 통금시간 엄수라는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답답했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전공에 애착이 있었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바쁘게 보내기도 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큰딸이고 성인이니 부모님께 손 벌리지 말자는 생각에 학원강사며 과외를 하며 아주 가끔은 동생에게 용돈도 줄 수 있었고 계속 장학금 타면서 수석졸업까지 했기 때문에 뿌듯함도 컸었구요....다만, 역시나 여자라는 이유로 간절히 원했던 대학원 진학이 무산되는 바람에 4년 내내 2~3시간밖에 못 자면서 키운 꿈을 포기하게 된 게 상처로 남았습니다.....지금은 공무원으로 자리를 잡았고 제가 꿈꾸던 일도 완전히 놓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 쪽 분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문제는 나름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자꾸 꼬이기만 한다는 거에요......
엄마가 딸들에게 집착하셨지만 사실 여동생은 예외였습니다. 조용하면서 제 주장을 잘 하지 않고 순종적이던 저와는 달리 여동생은 어릴 때부터 활달하고 자기 주장 강하고 고집이 있었어요...필요할 땐 잔머리도 굴리고 반항기도 있었기 때문에 사실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엄마의 집착에선 자유로웠던 반면 저를 무시하고 미워했어요.....학창시절에 엄마가 정한 성적 기준에 미치지 못해 매를 맞을 땐 항상 언니가 항상 그렇지....뭘 제대로 하냐면서 비꼬고 항상 도끼눈을 뜨고 어떻게든 깍아내리려고 들었습니다. 대학교 때는 통학이 너무 힘들어서 자취를 하다 주말에만 집에 왔었는데 그 때도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안 열어주는가 하면 주말 내내 제 행동 하나 말 한마디 다 주시하고 시비를 걸었고 나중에 직장을 잡고 나서는 본인이 기분 나쁘면 술에 쩔어 들어와서 싸움을 걸기 일쑤였어요......그 때마다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은 네가 언니니까 참아야지.......쟤도 사람인데 참고 받아주면 언젠가는 변하지 않겠냐......는 말씀이었고 특히 도저히 동생을 통제하지 못하는 엄마는 나를 봐서라도 제발 참아 달라....며 간곡히 부탁을 하셨기 때문에 저는 30년 넘게 참기만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에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었구요......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이젠 동생이 폭력성을 드러내네요.....어쩌다 가족끼리 주말에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려고 해도 본인 스케줄에 맞춰 본인이 먹고 싶은 걸 먹어야 하고 그나마도 그 전날 본인이 기분이 나쁘면 술에 쩔어 들어와서 주말 내내 잠을 자 버리는데 동생을 빼놓고 셋이 행동하면 집이 뒤집어져요....손에 잡히는 걸 다 던지고 부끄럽지만 심할 땐 칼부림까지 합니다......술이라도 한 잔 들어가면 엄마를 때릴 때도 있구요.......최근에는 가족여행을 갔다가 저녁 먹으면서 술을 마시고는 또 시비를 걸고 호텔방 옷걸이를 부수고 엄마와 저를 때려서 맞아 죽을까 봐 도망나와 집에 돌아온 일도 있었네요.......제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을 때도 합격 발표 날 축하한다며 기분 좋게 같이 저녁을 먹고는 또 술에 취해 싸움을 걸더니 저를 막 때리고 제 방을 부수던 일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네요..........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건강하질 못했어요.....매일 만성적으로 여기저기 아프고 그런데도 엄마의 기대에 어릴 때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성장해서도 마찬가지였고........30대가 되어서야 겨우 병명을 알게 됐고 희귀질환이면서 난치라는 것까지 알았는데 치료를 계속 받아도 차도가 없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과로가 겹치다 보니 급격히 나빠지는 바람에 휴직까지 하게 돼 버렸네요......그래서 20대, 30대 초반 한참 예쁠 때 꿈꾸는 연애나 결혼도 항상 남 얘기였구요...계속 여동생한테 치이고 일마저도 쉬고 있는 제가 너무 슬프고 한심합니다.......
 
제 나름대로는 그때그때 상황 닿는 대로 성실하게 남한테 나쁜 짓 안 하고 살아온 것 같은데.....왜 이렇게 꼬여 버렸을까요....?솔직히 여동생에 대한 고민이 제일 큽니다...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아무리 기분 나쁘고 상처 받아도 동생이 웃으면 같이 웃어줬는데 이젠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쳐요..동생 퇴근 시간만 되면 불안하구요...저도 힘들지만 부보님도 너무 힘들어 하십니다..부모님이 불쌍한 반면 잘못된 걸 아시면서도 어릴 때부터 그렇게 저에게만 참아라 참아라....하신 점에서는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요...?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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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제 인생 왜 이렇게 꼬일까요? 레몬에이드 0 37917 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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