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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암환자입니다. [52]

아버지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으로 10여년 투병했다.

자식으로 이런표현쓰긴 그렇지만 좀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아버지는 악착같이 병원에 다녔다.


괜히 100만원 아깝다고 치료 미루다가 나중에 1000만원 들어간다,뭐 이런 생각으로

다니셨던거다.

그런데......그런데...하필이면 루게릭병 판정을 받은것이다.


10여년동안 너무너무 힘들었다.힘든 정도가 아니었다.그때부터 병원 다니는게 습관이 됐다.

아니,습관이 아니라 정말 목숨 걸고 다녔다.그 상황에서..갈때까지 가서 나 하나 잘못되는건 상관없는데 예를 들어 암2,3기 이런 판정을 받으면 아버지,엄마,동생 이건 다 같이 잘못되자는거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 시내 병원에서 유방 초음파를 했다.4년간 초음파 했는데 의사는 한마디만 했다.

아무것도 없다고.그래도 했다.혹이 있단다.조직검사 결과 암은 아니지만,암으로 될 가능성이

있으니 수술 받으라고 했다.


박희붕외과,아주대병원 같은 소견이었고,암은 아니지만 엽상종양 가능성이 많으니 수술 받자고

했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는날.오늘.진단서를 부탁하고 진단서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데..

진단서에 분명히 내이름이 적혀있었다.c50.9 유방의 악성 엽상종양.우측 악성 신생물.


진단서에 적혀있는 c코드 보는순간 심장이 도려져나가는것 같았다.

눈물이 쏟아졌다.손으로 얼굴 감싸고 울고 있으니 간호사가 "선생님이 다시 설명해주신대요."한다.

설명듣고 서류 받고,암 코드가 나왔으니 중증환자 산정특례 신청서도 있었다.

눈물이 더 쏟아졌다.내 20대 때 아버지 희귀난치성 산정특례 신청서 받기위해 병원에서 절차 진행하면서 신청서를 물끄러미 쳐다보단 기억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희귀난치성 산정특례,아직 남아있는 딸은 암환자 산정특례.

집에 왔다.일하러 가신 엄마는 아직 퇴근 안하셨다.도대체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엄마가 들어왔다.엄마 얼굴 보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어렵게 말을 꺼냈다.

엄마는 담담한척 하는 목소리로 덤덤하게 이야기 했다."괜찮다...걱정하지 말라."


이미 진단은 나왔다.어떻게 할수 없는 상황이다.그냥.....다만,이 한마디.

서울대병원 유방암 노동영 교수가 환우회 게시판에 답변한 내용중

"엽상종 제거술?누가 그렇게 겁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초음파 6개월에서 1년마다 한번씩 하면

되는거고 재발?재발 해도 돼요."


p.s 아버지는 기관절개를 같이 했다.10여년동안 차라리 "암이었으면..."하고 수도없이 되뇌였다.

정말 차라리 암이었으면.....그럼 수술이라도 해보고 치료라도 시도해보는건데.....하면서.

그나마 나는 이 얼마나 운 좋은 경우냐고 생각하기로 했다.그렇게 생각하려고 열심히 노력중.


*답글 다 봤습니다.일일이 감사인사 못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의사도 그러더군요.엽상종양 특성상 양성이라도 재발이 잘되는건 마찬가지라고.

다만 악성도 차이에 따라서 양성,경계성,악성 이렇게 나눈것 뿐이라고.


수술 잘 끝났으니 6개월 뒤 초음파 하러 와라,그 한마디였지,수술 결과가 안 좋았다면

추가적 수술이나,추가적 치료가 더 필요하니 입원해라..그랬을거라고.믿고 있습니다.


하지만.이럴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평소 통증 비슷한것도 없었고

초음파 검사도 꼬박꼬박 받았는데 1년만에 이렇게 되니...그래서 더 못받아들인것 같습니다.


그렇지만..이미 벌어진거..뭐,어쩌겠습니까.이제 눈물 닦고,아무일 없었다는듯

일터로 가기 위해 나왔습니다.


아버지...전신마비가 되고,유일하게 움직일수 있는거라고는 눈동자,그 눈동자도 거의 마비가

와서,1,20프로 움직일수 상황에서 힘들게 힘들게 글자판으로 "고마워"라고 내게 말한 내 아버지가

지켜주실거라고,엄마를 또다시 그 기나긴 터널속에 들여보내지는 않을거라고,그래서 이번

한번으로 모든걸 끝내게 해주실거라고 믿습니다.


고맙습니다.열심히,한번,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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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쓴이 공감 조회 날짜
선택 나는 암환자입니다. 마로니에 0 52350 18.07.10
답글 힘내세요. 로그인짱 0 142 18.07.15
답글 그제 간암 확정진단 받았네여~ 은행나무 0 979 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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