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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계속 싸우는데 누가 문제인가요 ㅠㅠ [43]

2주째 엄마랑 말도 안하고 있어요

집나와서 독립한지 8년째되는 30살 여자에요

원래 평소에는 매일 전화해서 안부도 묻고 한시간씩 수다떠는데

엄마랑 싸운후에 그냥 아빠랑 일주일에 한번정도 살아있다고 전화하는게 다에요

약간 제쪽으로 치우칠수밖에 없겠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볼게요


지금은 캐나다에 살고있고요

엄마가 40세 중반쯤됐을때 이민왔어요

근데 아무래도 엄마 사고가 한국식이니 여기에 물어봐야할것같아서 여기로 온거에요 ㅠㅠ


제가 흔히 말하는 모범생스타일이거든요

전교1등도 하고 경시대회나가서 캐나다전체에서 열손가락안에 든적도 있고 하여튼 고등학교때는 진짜 날렸어요

그래서 대학교도 무조건 잘 갈줄 알았나봐요

근데 하버드에 원서넣었다가 떨어졌어요

지금은 이해해요 하버드는 공부만 잘한다고 가는곳이 아니라 운동도 잘하고 특기도 있고 하여튼 어렵더라구요

특히 미국인이 아니면 몇년동안 준비해도 못가는곳이거든요

근데 그당시에 엄마가 엄청 실망을 하셔서 저랑 한달동안 말도 안섞으셨어요

저도 막 당연히 갈줄알았다가 떨어져서 멘붕이 오고있는데 엄마가 곁에서 전혀 위로가 안됐던거죠

그래서 그때 정말 상처를 많이 받았었어요


근데 저희엄마가 사과를 절대 안하는 스타일이세요

어려서부터 그랬었고 아빠도 엄마한테 한번도 사과를 받아본적이 없대요

그래도 엄마랑 사소한일로 몇달씩 얘기를 안하면 이상하니까 그냥 제가 적당히 풀고 자존심굽히고 그랬었어요.

그당시에도 어찌저찌해서 나중에는 풀었어요

근데 그당시만해도 이런생각을 했어요

약간 난 엄마의 장난감같다

엄마가 원하는만큼 결과가 안나오면 그냥 던져버리는 장난감

싸우면서 엄마한테 이얘기를 한번 한적이 있는데 엄마가 정색을 하면서 무슨 그런생각을 하냐고

엄청 혼났었죠 ㅠㅠ


뭐 어쨌든 그냥 평범한 대학을 가서 진짜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전액장학금도 받았고 거의 과톱으로 졸업했어요 (성적만 보면 1등은 아니었는데

전 어려운과목만 골라서 들어서 교수님들이 그런거 정상참작하면 니가 1등이라고 그럴정도)

그래서 미국 명문대 대학원에 붙었어요 하버드급대학교 박사과정으로 들어갔어요

엄마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너같은딸 없다고 그때부터는 진짜 입에 그말을 달고사셨고

감기라도 걸리면 엄청 안절부절하시고 하여튼 진짜 사랑받으면서 산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박사과정 끝나고 포닥도 좋은곳으로 갔고 대충 잘나가다가

이번에 교수임용하는데 원서를 몇군데만 넣기로 했어요

진짜 가고싶은곳 몇군데만 추려서 넣었거든요

근데 넣은데중에 제일 가기 싫었던곳만 붙었어요 (그래도 미국에서 20-30위권 주립대에요)

면접은 몇군데서 더 오긴 했는데 그 붙은곳에서 지금 당장 결정하라고 다른곳 면접보기전까지 결정하라고해서

다른곳 면접 진짜 울면서 다 포기하고 우선 가기로했어요

(면접을 봐도 붙을수있는 확률이 너무 적고

우선 교수가 되기만 하면 나중에 자리를 옮기는게 더 쉽다고 판단했어요 지도교수님도 동의하셨구요)

근데 제가 제일 가고싶었던 대학도 면접을 받아둔 상태였거든요

아무래도 좋은곳이니 경쟁이 너무 쎄서 어차피 면접을 봐도 안될것같고 리스크가 너무 컸어요

그래서 진짜 심장이 쥐어뜯기는것처럼 속상한데 포기했어요

그리고나서 진짜 자괴감이 들더라구요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 인간인가

아예 학계에 있는걸 때려칠까

그런걸 엄마랑 전화하면서 얘기를 했는데 엄마가 저한테 막 짜증을 내시더라구요

왜그랬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날밤에 엄마가 저한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더라구요

니가 학문에 진짜 관심이 있으면 어디서 교수를 하던 감사하게 해야지

교수가 그냥 직업이냐고

교수들한테 실망했고 이제 앞으로 그 어떤 교수도 존경하지 않을거라고 쓰셨더라구요

전 사실 아직도 그게 무슨뜻인지 그걸 왜보낸건지 잘 모르겠어요

뭔진 모르지만 맨날 내가 자랑스럽다고 입에 달고사시던분이 갑자기 그런이메일을 보내서

안그래도 자괴감+우울증으로 힘든데 그날 진짜 밤을 홀랑 뜬눈으로 샜어요

그날부터 자꾸 저보고 교수 별로라구 그런말을 하시더라구요


제가 아는건 1) 엄마도 제가 부임하기로 한 대학이 약간 수준이하? 라고 생각하셨구요

(올해 원서낼때 솔직히 20위권 안으로 될줄 알았어요)

2) 그날 이후로 저한테 자랑스럽다 이런말을 한마디도 안하시더라구요

아마 실망하셨겠죠 저도 제자신한테 많이 실망했는데

그래도 나중에 엄마랑 진짜 진지하게 얘기를 했어요

어려서부터 엄마 한마디 한마디가 진짜 큰 힘이 됐고

엄마의 기대치에 맞춰서 살려고 진짜 엄청 노력을 했는데

진짜 10년 15년을 한가지만 공부해서 이제 겨우 교수가 됐더니 교수들 별거 아니고 실망이라고

이런식으로 말을 하면 뭐가되냐 나도 힘들다

그리고 예전에 대학 떨어졌을때랑 교수부임 앞둔 지금이 내인생에서 투톱으로 힘들땐데

(남들에 비해 실패를 많이 안했죠 ㅠㅠ)

그 제일 힘들때마다 엄마는 내곁에 없었다

이런식으로 찬찬히 얘기를 했고

나중에 엄마가 저만 행복하면 뭘해도 상관없다 이런식으로 훈훈하게 끝냈어요


그러고나서 한참 생각을 하다가 교수부임을 1년 미루기로 했어요

원래 올해 9월부터 부임하는건데 학교랑 잘 얘기만 되면 이런게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2018년 9월부터 부임하고 지금있는학교에서 포닥을 1년 더하기로 했어요

남들이 보기엔 약간 이상할수도 있어요 왜냐면 교수연봉은 1억몇천 받고 지금 포닥으로 한 6-7천정도 받거든요

근데 교수가 되면 6년안에 연구를 많이 해야 정교수가 돼요 (부교수로 부임하는거에요)

전 솔직히 아직 교수가 될 자신도 없고 대학원생이 갑자기 생기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서

1년이라도 더 부담없이 연구하다가 가고싶어서 이런 결정을 했거든요

진짜 쉬운결정 아니고 저도 거의 한달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된거에요

그래서 부임할 대학이랑 얘기를 다 마치고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부임을 2018년에 하기로 했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또 갑자기 버럭 화내시는거에요

인생 망칠일 있냐고 돈도 못벌고 니가 지금 포닥하는 학교에서 연구를 제대로 한것도 없고

1년 더있는다고 성과가 날것같으냐

어제부터 꿈자리가 사납더니 재수가 없다고 막 이런식으로 폭언을 하시는거에요

저도 나이가 30이고 돈 싫은거 아닌데 제 커리어를 생각해서 힘들게 결정한건데 ㅠㅠ

그래서 저도 엄마한테 내인생은 내가사는거고 남의 얘기 들으면서 살 나이는 훨씬 지났다고 막 그랬어요

그당시에 동생도 집에 와있었는데 (동생은 의대다녀요) 엄마랑 동생이랑 진짜 저한테 전화로 막 퍼부어대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돼서 그냥 끊었어요


그리고 그다음날 전화해서 엄마한테

그냥 일상적인 얘기하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어제 그런식으로 얘기해서 정말 상처받았다고

정말 나도 요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데 

(지금도 우울증+자살충동+자괴감 여러가지로 너무 힘들어요

샤워하다보면 샤워봉보면서 와 저기다 목매면 그냥 죽는구나 이런생각이 막 들어요

엄마한테는 얘기안했지만 친구들하고 대화하면서 이겨내려고 노력중이에요)

딱 여기까지 얘기했더니 또 화를 버럭내면서

저번에도 니가 힘들때 곁에 내가 없었다고 얘기해서 이번에는 아무말도 안했는데

왜 또 난리냐 이러면서 소리를 지르시다가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구요

진짜 너무 속상하고 멘붕이와서 그때부터 2주째 엄마랑 얘기를 안하고있어요

솔직히 폭언은 동생이 좀더 많이한건 맞는데

동생이 제 사정을 다 알고있었던것도 아니고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제가 동생고민을 들어주지 동생한테 고민을 얘기하고 이런건 잘 안해요)

결국에는 동생이 한얘기도 다 엄마가 생각한말이 그대로 나온거거든요

나만 행복하면 된다더니 결국은 또 본인이 생각한대로 안되니까 폭언을 한것같아요 제생각에는


원래는 엄마랑 싸우면 제가 한 2-3일정도 삐져있다가 그냥 웬만하면 전화해서 풀거든요

어차피 엄마가 사과안할거 뻔히 아니까... 아빠도 저보고 제가 이해하라고 몇번씩 말한적이있고요

근데 이번에는 진짜 내가 왜 전화를 해야하지 이런거에요

지금도 충분히 정신적으로 힘든데

굳이 집에 전화해서 더 날 힘들게 할 필요가 없는것같아서요

그래서 그냥 아빠 회사에 가끔 전화하고있어요

아빠가 그냥 아무말도 안하고 밥잘먹지? 이런것만 물어보고 그럼또 전화기잡고 막 울고 ㅠㅠ


지금 진짜 속상한게

1) 친구들도 제가 진짜 속상해하는거 알거든요

그래서 별로 안가까웠던 친구들도 자꾸 저한테 전화도하고 문자도하고 그래요

한시간씩 통화해주면서 정말 잘간거라고 언제든 옮길수있다고

니가 너무 부럽다고 축하한다고 진짜 별의별말 다해주는 친구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근데 친구들이 엄마보다 훨씬큰 위안이 된다는게 진짜 너무 속상해요

그리고

2) 올해가 엄마 환갑이에요 일주일도 안남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또 내가 대충 풀어야하나 그러고있었거든요

근데 엄마랑 제 생일이 딱 3일차이에요 제생일이 더 늦어요

이번생일이 학교방학이랑 겹쳐서 집에 가려고했어요

근데 아빠랑 전화하는데 아빠가 말씀하시길

엄마는 원래 제가 가있기로 한 기간동안 동생네 일주일동안 (차로 다섯시간거리) 가있을거라고 했대요

그러면서 그래도 집에 올거냐고 그러시고

제가 안오면 아빠가 휴가내고 주말동안에 저보러 오시겠다고하는데

진짜 너무 서러웠어요 ㅠㅠ 

아빠가 과묵하시긴한데 저랑 아빠랑 엄청 가깝거든요

엄마랑 별개로 아빠가 일주일동안 혼자 밥해드시는게 너무 싫어서 제가 가긴 가겠다고 얘기했어요

어차피 엄마얼굴도 안봐도 되고 불편할건 없으니까요

근데 그럼 아빠 출근한동안 혼자 생일을 집에서 보내야하는데 그것도 너무 섭섭하구요

그리고 전 웬만하면 생일은 좋게보내려고 풀어보려고했는데 엄마는 그런거 생각도 안하고있다는것도 속상하구요


전 솔직히 제가 뭘 잘못한건지 잘 모르겠어요

생각해보면 대학교 한번 떨어진거 빼고

누가봐도 부러울정도로 반듯하게 좋은길만 가면서 살아왔고

중학교때 학원한개다닌거빼고는 금전적으로 엄마아빠한테 손벌린적없거든요

대학 대학원 다 제가 장학금으로 다녔고 고딩때부터 알바도했고요

물론 본인들이 원해서 이것저것 자잘하게 사주신건 있어요

저보러오면 장봐서 냉장고채워주시고 이정도에요

대신에 저도 30주년 결혼기념일때 비즈니스클래스로 비행기태워서 여행보내드렸구요

부모님이 유럽여행갔을때도 백만원인가 용돈드리고 그정도는 저도 해요

바빠도 하루에 한번씩 집에 웬만하면 전화도 하고 ㅠㅠ

 

그래서 엄마가 밥해주고 자랑스럽다고 말해주고 다른 모든것들이

그냥 내가 엄마가 원하는만큼 결과를 내주니까 엄마도 나한테 해줬던게 아닌가 그런생각이 들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평범한대학 교수가 됐으니까 엄마가 다시 실망해서

이제는 그냥 관심을 끄는것같고 그냥 버려진것같아요

어머니의 사랑은 위대하다는데

평소에는 사랑받는것같았는데 왜 제인생에 시련이 닥치기만 하면 엄만 제옆에 없을까요

없는게 아니라 기름을 들이부어서 사람을 너무 힘들게하네요

엄마가 전업주부 30년차거든요 결혼하면서 퇴사하셨으니까

그래서 사회생활을 모르시는건가 할말 못할말을 못가리시는건가 잘 모르겠어요


제 정신건강만 생각하면 그냥 이기회에 인연 끊고싶어요

어차피 사람은 다 죽는거고 언젠간 없을 엄만데

속 안썩이고 잘 컸고 여행도 보내드렸고 선물도 많이 했고 효도는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이정도에서 서로 최소한의 도리만 하면서 사는것도 나쁘지 않을것같아요


근데 제가 지금 너무 실망해서 제대로 판단을 못하고있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작년말 올해초 너무 힘들고 안좋은일만 가득했는데

그중 만만한게 엄마니까 엄마한테 내가 화풀이를 하고있는건가

너무 예민해서 엄마가 하는말이 다 안좋게 들리는건가

내가 엄마한테 진짜 잘못하고있는건가


어느쪽으로도 확신이 안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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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글쓴이 공감 조회 날짜
선택 엄마랑 계속 싸우는데 누가 문제인가요 ㅠㅠ eternalbliss 0 15735 17.02.16
답글 상투적인 말이라서 안하려고 했으나… 농부아저씨 0 462 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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