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관련 서비스

검색

검색어 입력폼

목차


[기타] 딸아이가 무섭습니다 [23]

저 정말 공부 안 시키는 엄마입니다.

단지 그래도 학생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최소한 시험공부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엄마입니다.

 

중1 딸아이.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반항심리가 있던 아기였어요.

아기에게 반항심이라니 좀 이상하고 우스운 말이지만

부엌장 안의 위험한 식칼을 못 만지게 하면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식칼을 손에 쥐고 저에게 내던졌던 아이예요.

 

자라면서 점점 다루기가 힘들어지는 아이입니다.

분명히 야단을 쳐야 할 일인데 야단을 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요. 아동학대가 벌어진다고.

추운 날 야단친다고 바로 맨발로 집을 나가 집앞 편의점에 가서 신고해달라고 하여

애 맨발에 놀랜 편의점 직원이 신고를 해서 경찰이 집에 출동한 적도 있어요.

 

때린다? 안 먹힙니다. 중학교 들어간 지금은 애가 저에게 주먹을 휘두릅니다.

말로 타이른다? 말이 먹히겠습니까. 듣지를 않고 악을 마구 쓰면서

베란다 창을 열고 '살려주세요! 우리 엄마가 저를 죽여요!'라고 소리지르고는 뒤돌아 씨익 웃어요.

 

다른 어른들요? 애 할아버지 할머니도 버린 아이입니다.

할아버지 앞에서 다리를 응접탁자에 올려놓아서 할아버지가 야단쳤다가

할아버지를 밀쳐 쓰러뜨린 아이입니다.

할머니도 얘가 무서워 말을 못 하면서 슬슬 피하시고요.

 

애 아빠도 안 됩니다.

애 아빠가 야단을 쳤다가 아이가 학교 상담실에서 아빠를 폭력으로 상담해서

연락이 온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때린 적이 없습니다.

 

초4학년 때부터 문제집을 하루 반 페이지씩 풀자고 했는데

반 장가지고는 진도를 따라가긴 커녕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음에도

겨우 아이와 합의를 본 거죠.

그런데 그 반 페이지.. 그러니까 3문제 정도 되는 양을 가지고도 죽인다고 싸웠습니다.

 

공부가 유지될 리가 없고 아무 것도 안 됐습니다.

그래서 첫째만 가르치고 그냥 손 놨었습니다.

고등학생인 첫째도 많은 학원에 안 보냅니다. 한 과목만 학원에,

한 과목만 저의 전공분야라 저랑 공부하고 시험봅니다.

 

엄마가 공부시키지 말고 학원에 보내라고 하시는 말 많이 들었습니다만

학원에 보낸다? 며칠 가면 안 가기 시작합니다. 막무가내로 안 갑니다.

자기는 어디 시간맞춰 가고 그런 거 절대 못 한다고 선언합니다.

 

공부시키는 엄마를 죽이겠다고 막대기를 들고 난리를 칠 때 애 친구가 옆에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아줌마, 몇 장을 풀라고 한 건데요?' 하는 거예요.

그래서 반 페이지라고 대답하니 딸 친구가 놀라면서

그걸 가지고 안 한다고 저렇게 소리지르고 그러는 거예요? 하더라구요.

 

아무 선생님도 얘를 지적을 안 하다가

5학년 때 담임이 저를 학교로 부른 적이 있습니다.

놀다가 수업에 자꾸 늦어서 야단쳤더니 '선생 주제에 어디서~' 그러더랍니다.

수행평가도 안 낸 적이 두어 번 있어서 저를 불렀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그저 머리 조아리고 죄송하다고 하면서 선생님이 더 무섭게 야단치시지 그랬냐 하니

자기는 우리 애가 무섭더랍니다.

저도 무섭거든요.

선생님이 불쌍하고, 너무 죄송해서 할 말이 없었습니다.

 

중학교 들어갔는데 아무 것도 학원에 다니지 않습니다.

화장이 진하다고 담임선생님이 연락옵니다.

그래서 화장하고 학교가지 말라고 했더니 '아니 어디서 담탱이가 참견질이야 미친년~' 이럽니다.

그런 말을 어디서 배웠냐고 하니 '왜? 뭘 배워? 또 이런다~ 인성 저질(이 말이 아닌데 이런 비슷한)'

이러더군요.

 

이 정도면 집안에서 뿐 아닌 학교에서도 심각할 듯하여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낼까 했지만

그걸 눈치채고는 바로 아이는 절대로 전학 안 간다고 하고요.

 

제가 처녀시절 과외하던 아이 중 하나가 딱 이런 아이였어요. 그 아이도 여자애.

그 아이를 맡을 때 부모도 그렇고 전임선생도 그렇고

아이가 희한한 아이니까 제발 부탁드린다 하더라구요.

아이는 엄마가 뭘 야단치면 조각칼을 들고 팔을 찍어 그어대서 팔에 두툼한 켈로이드 흉터를

달고 사는 아이였어요.

 

제가 그 아이를 겨우 세상으로 돌려놓았던 과외선생이었는데

이 아이와 친해지면서 알게 된 게, 이 아이는 완전히 200% 300% 무제한의 사랑을 퍼부어야만

자기를 사랑한다고 믿는 아이였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동생에게 간식 하나만 챙겨줘도 죽인다고 칼 들고 나오는 아이죠.

 

저는 너무 지쳐서 이젠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아마 남편과 제가 죄가 많은가봅니다.

첫째아이는 전혀 이렇지 않습니다.

첫째도 걱정되어 학교에 상담을 몇 번 했었는데

담임선생님들마다 애 성격좋다 수업집중도 높다 착하다 애들에게 인기많다 그러시더군요.

 

낳았으니 책임을 져야겠지요. 사회에 피해를 안 입히는 아이로.

하지만 너무 막막합니다. 병원이나 상담소는 아이가 극구 기피합니다.

예전 저 과외하던 조각칼 아이도 그랬어요. 병원 가서 치료받자고 하면 아이가

또 소리지르며 자해하고 그래서 병원도 못 데려갔다고.

게시물 목록
제목 글쓴이 공감 조회 날짜
선택 딸아이가 무섭습니다 중1엄마 0 7663 17.05.17

오늘의 주요뉴스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