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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우울증'에 대하여

ROLOGUE

" 영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재능마저 보여주었던 윈스턴 처칠. 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작달막한 체구에 잔뜩 화가 난 불도그 같은 표정의 흑백사진은 기억할 것이다. 위대한 정치가이자 유머와 위트 넘치는 언변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명연설가이기도 했던 처칠. 뭐 하나 아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처칠은 자신이 평생을 우울증으로 고생했으며 마음속에 늘 블랙도그 한 마리가 살고 있어(I have a black dog)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자신을 괴롭힌다고 밝힌 바 있다. 1783년 영국 작가 새뮤얼 존슨이 처음 명명한 블랙도그는 ‘지독한 우울증’을 상징하는데, 지난해 겨울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많은 이들을 슬프게 한 샤이니 종현의 몸에 새겨 있던 블랙도그 타투의 의미가 나중에 밝혀지며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어떤 난관에도 꿈쩍하지 않을 것 같은 한 나라의 총리에게서도, 앞길이 창창한 청년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 우울증은 이렇듯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기를 갓 출산한 산모에게도, 귀여운 꼬마를 키우느라 하루하루가 바쁘고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엄마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


Chapter 1 우울증 바로 알기

‘산후우울감·산후우울증·육아우울증’이란?출산 후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경험할 만큼 흔하지만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은 우울한 감정을 ‘산후우울감(Postpartum blue)’이라 한다. 산후우울감은 출산 2~4일 이내에 시작되어 3~5일째 정점을 찍고 2주 이내에 호전된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나아지지만 산후우울증으로 진전되는 경우도 있다.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은 산모 10명 중 1~2명에게서 발병한다. 보통은 산후 4주 전후에 나타나지만 드물게는 출산 후 수일 이내에 혹은 수개월 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3~6개월 후에는 증상이 호전되지만 악화될 경우 1년 넘게 지속되기도 한다. 만약 그대로 방치하면 엄마는 물론 아기와 가족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후우울증의 원인은 산전·산후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 자녀 양육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피로감, 스트레스, 생활의 변화, 양육에 대한 부담감, 신체 변화로 인한 불안감 등이 꼽힌다. 혹시라도 산후우울증이 염려된다면 한국어판 ‘에딘버러 산후우울척도검사(대한의학회)’ 리스트를 통해 경계에 해당하는지,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자가 체크해보자. ‘육아우울증’은 육아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우울증이 된 것으로 일반적인 우울증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육아우울증에 걸리면 한없이 무기력해지고 의욕이 저하되며, 심해지면 아이를 돌보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 지경에 이른다. 그런 만큼 전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영아의 경우, 주양육자가 우울증을 앓게 되면 정서적 지지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영양 결핍을 겪는 등 기본적인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다. 가끔 언론에 보도되듯 엄마의 우울증에 망상이나 환각 등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면 아동학대나 방치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끔찍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 PLUS TIP 아빠도 걸릴 수 있는 산후우울증
이제 막 아이를 낳은 엄마에게도 육아는 힘든 일이지만, 아빠라는 타이틀을 갓 얻은 남자들에게도 육아는 쉽지 않다. 아빠 100명 중 약 3.6명이 산후우울증을 겪는데, 엄마와 마찬가지로 익숙하지 않은 육아에 심리적 부담감과 책임감을 과도하게 느끼는 아빠들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아빠들의 경우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정 표현에 서툰 나머지 우울한 기분을 그대로 참거나 방치하기 쉬운데, 심한 경우에는 본인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우울증이 계속 이어지면 의욕을 상실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한 아이 돌보는 일을 귀찮아하며 밖으로만 도는 등 회피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 우울증의 신호를 캐치해라
우울증은 생각보다 심각하고 만성적이다.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우울증이 전 인류에게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는 질병으로서 심장병보다도 심각하며 경제적인 손실 또한 초래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렇다면 내가 우울증인지, 혹은 사랑하는 가족이 우울증에 빠졌는지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어딘지 모르게 힘없어 보이는 표정, 기운 없어 보이는 나른한 몸동작…. ‘우울증’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다. 하지만 우울증은 이렇게 정형화된 모습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우울증에 빠졌다고 마냥 무기력해 보이거나 늘 찡그린 얼굴이진 않다는 것. 때로는 무표정하거나 멍해 보일 수 있고, 오히려 웃는 표정일 때도 있다. 혹은 본인도 자신의 우울증을 알아채지 못한 채 이유 없이 몸 여기저기가 아프거나 편두통이 생겨 짜증을 내기도 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었는데도 괜스레 슬퍼지고 의욕이 나지 않아 평소에 좋아하던 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며, 극도의 피로감에서 헤어나기 힘들어 잠만 내리 자는 것도 증상 중 하나다. 입맛이 없어 끼니를 거르거나 반대로 폭식을 하며, 가족의 애정이나 관심,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조차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일상에 대한 흥미를 잃어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려 하고, 얼마 전까지 친했던 친구 등 사람들 만나는 걸 꺼린다. 때로는 아침이 찾아오고 밤이 되는 일상의 흐름이 너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우울증에 걸리면 마치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것처럼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잘 넘길 수 있는 스트레스에도 민감하고 취약해져 견디기 힘들어진다. 이렇듯 우울증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기에 더욱 경계하며 살펴야 한다. 특히 육아를 도맡아야 하는 엄마가 우울증에 빠지면 자신에게는 물론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울한 엄마에게서 자란 아이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 정신 질환을 앓게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배나 높으며, 학습 능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삼시 세끼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일정한 시간에 깨고 잠들며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갖는 것, 자신에게 맞는 운동으로 쾌적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마음이 통하는 대화 상대를 찾아 마음속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 이처럼 평범하지만 소소한 일상의 행복한 순간이 모여 우리에게 기운을 주며 우울한 마음에 위로가 되어준다."

Chapter 2 굿바이 우울증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도에 따라 적극적인 상담과 병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면 생활 리듬을 개선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일정 부분 효과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건 너무 뻔한 거 아냐?’라고 여길 수 있지만 실천하면 확실히 효과를 볼 것이다.

SOLUTION 1 우울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먹고 산다
우울증의 먹이는 스트레스와 피로다. 몸이 힘들고 심리적으로 지칠 때 우울증이 찾아온다. 엄마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과도한 육아와 가사로 인해 몸과 마음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특히 하루 대부분 시간을 아이에게 쏟아 부어야 하는 영아기에는 소위 ‘강철 멘탈’을 지닌 엄마라 할지라도 쉽게 지친다. 잠은 부족한데 쉴 짬은 없고, 심지어 씻거나 끼니를 챙겨 먹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해결하기 어려워지면 자괴감에 빠지거나 없던 우울증도 생겨나게 마련이다. 평소와 달리 유난히 육아가 힘들고 지친다 싶으면 과감하게 ‘나는 방전됐어!’, ‘녹다운이야’, ‘나를 좀 도와달라고!’라고 외쳐라. 적당한 휴식은 우울증을 다스리는 명약이다.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상황이 허락한다면 육아 도우미의 손길을 빌려서라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보자. 좋아하는 곳으로 짧은 외출도 하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호젓하게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그간 너무 단조로운 생활 반경 안에서 육아에만 매달려 왔다면 평소에 관심을 두었던 분야의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 듣는 것도 방법이다. 하다못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는 것도 괜찮다. 단, 집 안을 벗어나 바깥 공기를 마실 것. 외출을 위해 간단하게 꾸미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될 것이다. 힘들고 버거울 때 잠시 ‘엄마 파업’, ‘아내 파업’을 선언하길 두려워하지 말자.

SOLUTION 2 완벽하게 해내려는 마음을 버려라
아이를 키운다는 건 성인인 부부가 각기 자신의 삶만 책임지면 되던 이전과는 상황이 달라졌음을 뜻한다. 아이는 결코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엄마 아빠가 아무리 지쳐 있어도 봐주는 법이 없다. 배가 고프면 젖 달라고 칭얼대고, 기저귀가 젖으면 당장 울음을 터트리며, 자기가 심심하면 엄마의 상황은 전혀 고려치 않은 채 놀아달라며 떼를 쓴다. 이렇듯 내 마음대로 통제 가능한 상황을 벗어난 것이 육아기의 부모가 직면한 현실이다. 이 시기에 무엇이든 완벽하게 잘 해내려는 마음은 결국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해내지 못한 것, 해낼 수 없는 것은 당분간 미루어두었다 나중에 보충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자.

SOLUTION 3 온전히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것
자신의 감정에 소홀하지 않는 것, 스스로의 기분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채는 것 또한 육아 우울증을 예방하는 길이다. 일기 형식으로 매일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거나 그날의 기분을 표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떤 날은 ‘최악’으로 표시할 거고, 어떤 날은 ‘보통’ 또는 ‘그럭저럭 괜찮음’으로 기록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나의 기분 상태에 안테나를 세운 채 우울증이란 녀석을 감지해내는 것이다.

SOLUTION 4 운동은 ‘정말’ 도움이 된다
‘운동이 우울증에 도움이 되니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여보라’는 말을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 듣는다면 몸 움직일 기운조차 없는데 무슨 운동이냐며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당량의 햇살을 받으며 상쾌한 바람을 쏘이고 걷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릴 수 있다. 운동을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이미 그 시점부터 우울증이 나아지는 거라 볼 수 있으니 일단 ‘마음먹는 것’부터 해보자. 우울증에는 마음 하나 바꿔먹으면 세상이 달라보인다는 자기계발서의 명언이 통하지 않는다. 햇볕을 쬐고 몸을 움직여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SOLUTION 5 우울증에 효과적인 음식이 있다
특정 음식을 먹으면 우울증이 나아질까? 대답은 Yes.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은 행복 바이러스로 불리는 호르몬인데, 행복감을 느낄 때 더욱 활발하게 분비된다. 반대로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감과 불행함을 더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우울한 기분이 든다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을 먹어보자. 비타민B군, 트립토판 등이 함유된 식품이 좋은데 바나나, 우유, 달걀, 닭고기, 호두 등이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식단에 적극 활용해볼 것.

SOLUTION 6 우울증에 빠졌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 ‘자책’
한번 우울한 기분에 휩싸이면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단단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또 사람들이 ‘저 여자는 애 엄마나 되어서 아이에게 애정도 부족하고 책임감도 없는 것 같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우울증을 정신력이 약하거나 개인의 의지박약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 때문인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우울증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뇌가 지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한계치를 넘는 순간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 들지 말자. 물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두려움의 크기는 우리의 생각이 정하는 것이며, 진정한 용기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

SOLUTION7 속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아라
고민이 있을 때 밖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속이야기를 꺼내놓는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가 우는 모습을 쳐다보는 것조차 힘들지만 육아우울증을 앓는 많은 엄마들이 차마 그런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다. 지금 내가 아이를 예뻐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과연 내가 엄마 자격이 있나 싶어 더욱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비슷한 고민을 가져본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울감의 상당 부분이 해소된다. 마음을 터놓을 대화 상대부터 찾아보자. 평소에 나를 잘 이해해주던 친구여도 좋고, 내 반쪽인 남편이어도 좋다. 혼자서 끙끙대며 표현하지 않을수록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깊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SOLUTION 8 힘들다면 전문가에게 손을 내밀어라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이 솔루션은 실천으로 옮기기 가장 어려울 수 있다. ‘내가 지금 마음이 많이 아파’라고 표현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우울의 늪에 빠져 있거나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나 상담센터의 심리치료사에게 상담을 받고 필요하다면 약물도 복용해야 한다. 전문 상담가는 치료를 받으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 사람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들어준다. 강압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자 노력하며, 단기적 혹은 장기적으로 치료받아야 할지를 판단한다. 무엇보다 현재의 문제에 중점을 두어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노력한다. 치료는 개인상담이나 부부상담, 가족상담 등 심리적인 치료와 약물치료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각기 진행되거나 두 가지를 병행하기도 한다. 항우울제는 전문의의 판단하에 알맞은 약을 처방받아 정해진 기간 동안 정량을 복용해야 한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대개 2~3주 지나서부터 나타나지만, 치료 효과가 가장 우수하고 또한 과학적으로 검증되어 있다. 치료 기간은 개인차가 크다. 하지만 기존에 느꼈던 우울감이 사라진 것 같더라도 6개월 정도 치료를 계속하는 게 바람직하며, 한 번 치료를 시작했다면 중간에 임의로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 세상을 사는 데 있어 우리는 늘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순간 누군가에게 요청을 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지금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언젠가는 다른 이들 역시 나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고민과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든다.

| 내 곁의 사랑하는 이에게서 ‘우울증’이 감지된다면?
“우울증도 마음먹기 나름이야. 힘내서 파이팅 해보자” 식의 말은 오히려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 우울증을 앓는 당사자도 힘내고 싶지만 아무리 애써도 힘이 나지 않고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 지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힘을 내야지”라든지, “죽을 용기로 살아야지”라는 말은 위로도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극심한 우울감에 빠진 이들은 바로 그 ‘살아갈 힘’, ‘살아갈 용기’가 바닥나서 삶 자체를 이어가는 게 힘들고 두려워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주변에 우울증을 앓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자.

“이대로도 괜찮아.”

“그러니까 우리 함께 답을 찾아가보자.”

“사랑해”

완벽하게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부정당하지 않은 채 누군가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용기를 얻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며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일지 모른다.



기획 : 박시전 기자 | 사진 : 안현지 | 도움말 :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우울증을 표현할 때 흔히 하는 비유가 있다.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감기'와 같다는 것. 너무 낙담하지 말자는 '선한 의도'가 담긴 비유일 테다. 하지만 가볍게 여긴 감기도 오래가면 심각한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듯, 우울증도 자칫 방치하면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고 결국엔 본인은 물론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특히 산후우울증, 육아우울증은 아이를 낳은 엄마는 물론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아이와 가족에게까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므로 더욱 유심히 지켜봐야 할 마음의 병이다. 지나치게 겁먹고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결코 간과해서도 안 될 '엄마의 우울증'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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