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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탕은 충치를 만든다, 더 달콤한 스마트폰은?

아이들이 스마트기기를 보고 있을 때 집중력을 보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로 학습을 하면 교육적인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모들의 생각은 큰 착각이고 오류이다!

10세 이전에 스마트기기로 학습을 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10세 이전에 스마트기기로 학습을 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 뇌근육을 만드는데 10년

영유아기에 교육이나 학습이 이뤄지려면, 우리 뇌에 들어온 정보를 처리해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에 시냅스가 먼저 발달되어 있어야한다.

하여 인지발달심리학이나 뇌과학에서는 대뇌피질에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발휘하는 시냅스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아이가 태어나 대략 10여년이 자라야 한다고 말한다. 두바퀴의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6~7세의 나이가 되어야 한다. 자전거에 앉아 패달을 밟을 수 있을 만큼의 다리도 자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 바퀴를 굴릴 수 있는 근육의 힘도 자라야 한다. 자신의 힘을 적절히 통제하고 조절할수 있는 제동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신체적 성장의 조건이 먼저 구비되어야 자전거를 타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고, 연습을 통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냅스의 가소성이 대뇌피질에 만들어진다.

학습을 위해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아이의 뇌에서 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뇌피질에 학습을 수행할 수 있는 인지와 학습에 필요한 여러 종류의 시냅스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오감을 통해 뇌로 들어오는 정보들을 적절하게 이해하고 연결하여 종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일종의 '뇌근육'들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조기교육에 대한 조급함이 있더라도 10년을 기다려야하는 것이다.대략 열 살이 되어야 학습에 필요한 종합적인 사고가 가능한 시냅스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3학년의 축구시합 하는 장면을 비교해 보라. 초등학교 1학년들은 두 팀 모두 공 하나만 보고 모두 몰려다닌다. 축구장 바깥에서 부모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라!' '오른쪽으로 이동해라!' 등등 소리를 쳐보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 하나만 좇아간다. 양 팀 골키퍼만 빼고, 20명의 아이들은 공이 있는 바로 그곳에 몰려있다.

반면 초등학교 3학년 축구시합은 다르다. 수비도 하고 일대일로 공을 빼앗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 자리도 지키고 있다. 공이 있는 곳에 몰려 있는 1학년들과 달리 비교적 운동장을 폭넓게 사용하며 20명의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단지 경험의 차이만은 아니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시냅스를 대뇌피질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학습은 단지 많은 정보를 아이들의 뇌에 집어넣으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보면 3학년까지는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런데 4학년이 되면 교과서가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부모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4학년이 되면 지적인 교육과 학습이 가능한 뇌근육 곧 종합적사고력을 발휘하는 시냅스의 가소성이 생겼기 때문에 본격적인 학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조기학습의 부작용

학습을 담당하는 시냅스가 발달되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조기교육을 하는 것은 학습효과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부작용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영유아기에 이루어지는 조기학습의 도구들이 스마트기기와 같이 영상을 통해 시각적 자극을 통해서 이루어질 경우에는 특별히 더 아이의 뇌 발달을 저해하고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 부작용 중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각인효과'이다. 달콤한 사탕이 아이들에게는 강력한 음식이지만, 어린치아에 심각한 충치를 일으키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동일하게 스마트기기를 통한 교육용 영상들은 아이들을 집중시키는 강력한 도구 같지만, 실상은 아이들의 뇌에 영상만 각인되어 특정 이미지나 캐릭터에만 집착하는 정신적 질환을 만들어낸다.

종합적 사고능력이 형성되지 않은 10세 이전에 스마트기기에 노출될 경우 스마트 기기의 영상 이미지가 눈을 통해 그대로 뇌에 각인(刻印, imprinting)된다. 시각 이미지에 대한 각인효과는 애착관계를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197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의 자연학자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는 갓 태어난 새끼오리들이 처음 본 자신을 쫓아다니는 것을 보고 각인효과를 발견하게 되었다. 시각적 각인을 통해 애착이 생긴다는 것이다.

어른들은 동일한 애니메이션을 100번을 보라고 하면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지겹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지겹다'고 느낀다는 것은 우리의 대뇌피질 속에서 종합적 사고처리를 하는 시냅스가 만들어져 작동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동일한 정보가 시각자극을 통해 계속 들어오면 사고시스템에서 실증을 느끼고, 그만보라는 거부감의 사인을 계속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다섯 살 우리 아이는 100번이나 본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와서 엄마에게 또 보여 달라고 한다. 오히려 그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나 등장하는 캐릭터에 애착이 형성돼 그것만 찾는다. 아직 정보를 처리하고 종합하는 사고력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100번이나 본 것인데 또 본다고? 지겹지도 않니?" 이렇게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아이가 지겹다고 인식하는 생각 시스템이 대뇌피질에 만들어지려면 적어도 10년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정 애니메이션에 애착이 형성되면 과도하게 집착하는 증세로 나타난다.

◇ 최고의 조기교육 도구는 부모

한 어머니는 필자에게 이런 상담을 해왔다.

"자기 아이는 만 4세인데 24시간 '어린이 정철영어'만 보고 있어요. 두 살 때부터 영어공부시킨다고 비디오를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드라마를 보려고 TV를 켜면 아이가 TV소리를 듣고 어디선가 달려와서 '정철!'하고 소리를 질러요. 드라마 보지 말고 정철영어 나오게 하라고 떼를 씁니다. 괜찮은가요?"

어머니는 불편하기는 했지만, 아이가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기특하게 여겼다. 그런데, 각인과 집착에 대한 뇌의 문제에 대해 듣고는 고민이 되어 상담을 요청해 왔다.

10세 이전에는 교육용 비디오는 없다. 비디오 자체는 교육적이라고 할지라도 아이의 대뇌피질에 학습을 수행할 시냅스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면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각인과 집착이라는 문제가 생길 것이다. 사탕이 충치를 야기하듯 말이다.

열 살 이전에 부작용이 없는 최고의 조기교육 도구는 바로 부모이다. 조기교육에 대한 조급증을 내려놓고 스마트기기를 멀리하며 부모와 상호작용을 통해 애착을 형성하고 오감을 사용해 즐겁게 놀이하는 동안 아이들은 학습을 할 수 있는 시냅스들을 튼튼하고 건강하게 잘 만들어갈 것이다.

*칼럼니스트 권장희는 교직생활을 거쳐 시민운동 현장에서 문화와 미디어소비자운동가로 청소년보호법 입법을 비롯해, 셧다운제도 도입,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활성화, YP활동(청소년스스로지킴이, 미디어교육활동) 개발 보급 등을 해왔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예방을 위한 민간교육기관인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를 설립해 기쁘게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 ,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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