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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는 피곤할 때만 흘리나?

코피는 피곤할 때만 흘리나?

단잠에 빠졌다가도 불현듯 콧속에서 느껴지는 짭조름한 이물질 때문에 잠이 깬다. 불을 켜고 보면 베갯잇이 피에 젖어 있고, 쓱 닦아낸 손등에 묻어 있는 핏자국. 소스라치게 놀라 원인을 찾아보면 앗, 코에서 피가 난다. 코피다! 초대하지 않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무엇보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기가 갑자기 흘리는 코피는 그 안타까움을 더한다.

다음 날 있을 시험을 위해 잠을 쫓아가며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에도 흘리지 않았??코피를 아이를 통해서 보는 경우가 있다. 매일 신나게 놀고 머리 아플 일은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이 작은 아이가 무엇이 그리 피곤하고 머리 쓸 일이 있다고 코피를 흘리는 걸까?

코피의 주요 원인은 외부 자극, 문제는 지혈 작용
한밤중에 깨어 코피를 흘리는 아이의 콧구멍을 막아주고 다시 토닥토닥 재우며 떠오르는 생각은 딱 한 가지다. 도대체 아이들이 코피를 자주 흘리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영대 교수는 코피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조언한다.

“코피는 감기 등으로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코를 심하게 풀었을 때, 콧속이 너무 건조할 때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코피가 나는 원인은 외부에 있어요. 부모는 모르지만 습관적으로 자주 코를 후비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딘가에 코를 부딪쳤을 때, 코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자극을 받았을 때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코피는 주로 좌우 비강(콧구멍)을 나누고 있는 콧속의 물렁뼈인 비중격 앞쪽의 혈관이 터져서 나는데 자연적인 이유로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흔치 않은 경우지만 혈관이 약해서 출혈이 되는 경우도 있다. 백혈병 같은 악성종양이나 감기 후에 혈소판이 감소했을 때, 간 기능 이상이나 혈우병 같은 혈액응고 인자가 부족할 때도 코피가 날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고혈압이나 혈소판 기능을 감소시키는 일부 약물에 의해서도 코피가 날 수 있다. 그렇다면 코피가 잘 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따로 정해져 있는 걸까?

“물론 코피가 잘 나는 아이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난이나 싸움을 하다가 코에 충격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는 아이가 코피를 자주 흘리겠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피를 흘리는 양도 적고 지혈하면 쉽게 멎습니다.”

김영대 교수는 문제는 이런 경우를 제외한 다른 이유들 때문이라고 경고한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피가 멎는 지혈 작용에 관여하는 혈관과 혈소판, 혈액응고 인자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코피도 자주 나지만, 출혈량도 많고 지혈도 쉽게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요. 코피가 나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데 지혈마저 쉽게 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코피가 나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따라서 원인이 불분명한 코피가 나거나 지혈이 쉽게 되지 않고 출혈량이 만만치 않다고 느껴진다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런 코피는 다시 보자
① 코를 후빌 수 없는 1세 이하의 영아가 코피를 흘릴 때
② 코피가 쉽게 멎지 않을 때
③ 코피를 자주 흘려 빈혈이 의심될 때
④ 몸에 붉은색 반점이나 멍이 자주 들 때
⑤ 혈관종이 있을 때
⑥ 가족 중에 피가 나거나, 피가 나면 잘 멎지 않거나, 다른 혈액질환이 있을 때


코피가 날 때는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지혈해야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아이가 코피를 흘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코피가 날 때는 바닥에 눕히거나 고개를 뒤로 젖히게 해서는 안 됩니다. 코피가 코 뒤로 흘러서 기도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코피가 날 때는 제일 먼저 아이를 바로 앉힌 뒤에 고개를 조금 앞으로 당겨 숙이게 합니다. 입으로 숨을 쉬게 하고 코피를 삼키지 않도록 주의를 주세요.”

이렇게 자리에 앉힌 뒤에 코 아래쪽의 연골(물렁뼈) 양옆을 엄지와 검지로 일정하게 힘을 주어 10분 정도 눌러준다. 10분 정도 지난 뒤 눌렀던 손가락을 풀고 코피가 멈추었는지 확인한다. 코피가 멎은 것을 확인한 뒤에는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를 만지거나 코를 심하게 풀거나 뛰어다니지 말고, 너무 크게 웃지 않도록 주의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일 10분이 지나서 눌렀던 손가락을 뗐을 때 코피가 멈추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10분 정도 더 눌러준 뒤에 코피가 멈추었는지 확인한다. 이때까지도 코피가 멈추지 않는다면 원인을 찾고 지혈을 하기 위해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코피가 나는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지혈을 위해 약물 치료를 할 수가 없다. 코피를 멈추겠다고 아스피린 같은 약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코피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코피가 계속된다면 원인을 찾기 위해서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

어른이나 아이나 코피가 날 때 응급처치를 한다고 얼음이나 찬 물수건을 코에 대주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코에 대는 차가운 것들이 코피를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을까? 찬 물수건이나 얼음을 코에 대는 방법은 언뜻 찬 기운으로 콧속의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어 좋은 방법 같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티슈를 돌돌 말아서 코에 넣어 지혈하는 것도 별 효과가 없다. 


※  코피가 나요
① 아이를 바로 앉게 한 뒤에 고개를 조금 앞으로 당기게 한다.
② 입으로 숨을 쉬게 하고 코의 아래쪽에 있는 말랑말랑한 부분을 양쪽에서 누른다.
③ 10분 정도 누른 뒤에 손가락을 떼고 지혈을 확인한다.
④ 코피가 멎으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코를 자극하거나 콧속이 건조하지 않게
코피의 원인을 찾아냈다면 코피가 나지 않도록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른데, 먼저 주의할 것은 코를 불필요하게 만지지 않는 것이다. 또 콧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에 두 번 정도 콧속의 중앙 부위인 코뼈 쪽 벽에 바셀린이나 시판용 안연고를 발라주면 콧속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밤에 잘 때는 가습기를 틀어 적당한 습기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코를 풀기 전에는 따끈하게 데운 식염수나 물을 두세 방울 정도 콧구멍에 넣는 것도 바람직하다. 감기에 걸렸거나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콧물이 자주 나와 코를 자극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나 항알레르기 약을 써서 증상을 완화시키면 코를 자극해서 코피를 흘리는 일이 줄어든다.

코피를 치료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화학약품이나 전기 레이저 등으로 점막을 지지는 ‘점막소작법’이다. 코를 지진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코 점막이 얇아져 미세한 자극에도 피가 나는 것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의미가 있다. 출혈량이 많은 경우에는 항생제가 묻은 거즈를 콧속에 삽입하는 ‘패킹시술’을 하거나 출혈이 발생하는 혈관을 찾아내서 그 위쪽을 묶어주는 ‘동맥결찰’을 시술하기도 한다.

“코피는 눈에 보이는 상처와 다릅니다. 겉으로 드러나 눈에 띄는 상처는 딱지가 앉고 잘 떨어지기만 하면 흉터 없이 아물지만 코피는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원인을 찾는 것도 어렵지요.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불필요하게 코를 자주 만지지 않고, 콧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코를 자주 후비는 아이라면 꾸지람보다는 눈에 띌 때마다 이유를 설명하고 타이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조건 안 된다고 윽박지르는 것은 반감만 살 수도 있다. 어떤 뜻인지 말을 이해한다 싶으면 손가락에 밴드를 붙이고 왜 붙여야 하는지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아이의 손톱을 자주 살펴서 짧게 깎아주어 코를 후빌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이 좋다.


※ 어른이 흘리는 코피는 고혈압이나 간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코피는 아이만 나는 것은 아니다. 어른 또한 뚜렷한 이유 없이 코피를 흘릴 때가 있다. 어른이 코피를 흘리는 이유는 아이와 마찬가지로 외부의 충격이나 콧속의 염증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백혈병이나 혈우병, 혈소판 감소증 등 혈액질환에 의해 코피가 나기도 한다. 어린아이와 비교해서 고혈압이나 간질환이 원인이 되어 코피가 잘 나기도 한다. 어른들의 코피를 예방하는 방법은 위에서 말한 아이들의 경우와 동일하다. 하지만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코피가 반복될 때는 원인에 대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피를 부르는 출혈성 질환
피가 날 때 지혈을 하는 것은 혈관, 혈소판, 혈액응고 인자의 세 가지 작용이 필요하다. 혈관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혈관에 염증이 있을 때도 출혈은 보인다. 아기가 이제 막 걸음을 뗄 무렵에 잘 걸리는 ‘알레르기성 자반증’이 여기에 속한다. 아이가 관절이 아프고 배가 아프다고 칭얼거리면서 출혈이 보인다면 의심할 만하다.
또 혈액 속에 들어 있는 성분에는 적혈구와 백혈구 외에도 혈소판이라는 것이 있다. 이 혈소판의 수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거나 기능이 떨어졌을 때도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감기가 나은 뒤에 간혹 걸리는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출혈을 보이는 질환은 혈액 속에 있는 혈액응고 인자 가운데 일부 인자가 줄어들었을 때 걸리는 고전적 의미의 ‘혈우병’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질환 외에도 다른 원인에 의해서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코피가 계속된다면 양이 적더라도 매일 혹은 일주일에 3~4일 이상 코피가 날 때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피곤하니까 날 수도 있지’라고 방심했다가 더 큰 병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누구나 한 번쯤 코피는 난다. 갑자기 무리하게 몸을 혹사했거나 등산을 할 때 압력의 차이에 의해서, 극도로 긴장을 했을 때도 코피가 날 수 있다. 물론 코피가 났을 때 빠른 시간 안에 지혈이 된다면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두 번, 세 번에 걸쳐 지혈을 했는데도 코피가 멈추지 않을 때는 미련스럽게 콧구멍만 막을 것이 아니라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분명하게 찾는 검사를 해야 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옛말이 여전히 전해지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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