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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은 신종플루·감기·폐렴에 더 취약할까

ㆍ범인은 내성균, 항생제 남용이 우리 아이 건강을 망친다

연일 들려오는 신종플루 감염 사망 소식에 고위험군에 속하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기와 같은 감염성 질병을 자주 앓고, 한 번 걸리고 나면 잘 낫지도 않아 걱정이다. 과연 요즘 아이들이 각종 질병에 이렇게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Part 1 우리를 질병으로 내모는 무서운 존재, 내성균

환절기만 되면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아이, 툭하면 열이 나서 소아과를 제집 드나들듯 하는 아이, 아무리 약을 먹어도 기침과 콧물이 멈추지 않아 만성이 된 아이, 약을 발라도 피부염이 낫지 않아 다른 질병으로까지 이어지는 아이….

최근 들어 작은 감염 질환이 쉽게 큰 병으로 발전하거나 같은 병을 반복적으로 앓는 아이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처럼 아이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해도 치료 효과가 점차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항생제 남용에 따른 내성균 때문이다.

항생제는 누구나 한번쯤 먹어보았음직한 흔한 약이다. 질병의 원인이 된 '세균'을 몸 안에서 제거하기 위한 약으로, 세균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항생제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최근 새로운 항생제들이 연구 개발되며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해졌으며, 특히 대부분의 세균을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는 강력한 광범위용 항생제 종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세균성 질환에 감염되지 않았는데도 예방 차원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소아과에서는 사소한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감기는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이며 세균을 퇴치하는 데 쓰이는 항생제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세균에 의해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감기에 걸린 아이들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생긴 것이 바로 내성균이다. 항생제의 공격을 여러 번 받은 세균이 항생제에 대응하는 힘, 즉 '내성'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항생제의 효과가 미치는 세균들을 항생제 '감수성균'이라 부르고, 항생제에 의해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 이 돌연변이 세균들을 '내성균'이라 부른다. 항생제의 남용은 내성균을 키움과 동시에 체내에서 병원균과 맞서 싸우는 역할을 하는 세균들마저 죽여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세균성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이게 된다. 어른들보다 2.5배나 많은 항생제를 먹는 아이들은 면역력은 떨어지면서 내성균이 많아져 결국 감염 및 전염병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Part 2 항생제 올바로 다루기
1. 용량과 기간을 반드시 지키자


사실 항생제 자체가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를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이, 혹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부모가 내성균의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적절하게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질병 감염으로 인해 병원으로부터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면 지시된 용법과 용량을 지켜 마지막까지 다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생제라고 해서 한 번 복용으로 모든 세균을 없애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항생제를 1회 복용할 때 세균의 60% 정도를 없앨 수 있다고 가정하고, 항생제 복용 때마다 남은 세균의 60%씩을 없앤다는 목표로 복용하는 것이 항생제 치료다. 이렇게 여러 회에 걸쳐 세균을 줄여 없애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물론 항생제를 몇 번만 먹어도 세균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에 훨씬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항생제를 많이 먹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해서 처방된 용량보다 적게 먹거나, 병세가 좋아졌다고 복용 기간이 남은 약을 끊어버린다면 약을 먹은 효과도 없을뿐더러 세균을 없애기도 어려워져 추후에 훨씬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내성 증가 위험 또한 커진다.

아이가 예전과 비슷한 증상으로 아프다고 해서 전에 먹다 남은 항생제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지난번에 효과가 있었다고 해서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얻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그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이미 생겼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항생제 복용에 관한 의문이 든다면 스스로 처방을 조절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한다.

2. 음식에도 항생제가 들어 있다

흔히 항생제는 사람에게 치료용으로 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항생제의 70%가 동물에게 사용되고 있다. 성장 촉진 및 감염 예방을 위해 사료에 섞어 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물용 항생제 또한 내성균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문제다. 최근에는 육류나 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항생제 무사용'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데, 식품을 구입할 때 이를 꼼꼼히 따져보고 항생제를 쓰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3. 백신보다는 손 씻기

항생제를 멀리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소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세균에 감염되지 않는다면 항생제도 필요 없고 자연히 내성균이 생길 일도 없기 때문. 감염을 예방하는 데는 손 씻기만큼 훌륭한 방법은 없다.

하루에 5번 이상 손을 잘 씻기만 해도 감기와 위장병에 걸릴 확률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손을 씻을 때는 최소 60초 동안 손을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60초 동안 헹구도록 한다. 물기를 닦을 때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수건보다 종이타월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손을 씻은 후에는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한다. 손톱은 항상 짧고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4. 자연치유력을 이끌어내라

아이들이 쉽게 걸리는 질병의 증상은 콧물, 목의 통증, 기침, 발열, 설사 등이다. 이러한 병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성으로, 사실 항생제보다는 안정이 훨씬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아이들의 경우 어릴 때부터 여러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나아지면서 조금씩 면역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약에 의존해 병과 직접 싸우지 않는다면 면역력은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아플 때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혹은 안쓰러운 마음에 약을 먹여 빨리 낫게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증상치료를 했다면 좀 더 긴 안목을 갖고 아이 스스로 병과 싸울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옳다. 치료 과정에 열이 나거나 설사를 하는 것도 체내 해로운 균을 배출하려는 몸의 방어 작용 중 하나다. 따라서 무작정 증상에 따른 항생제를 먹기보다 자연치유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안정을 취하게 해주자.

Part 3 아이들이 쉽게 걸리는 질병, 항생제 없이 치료하기
1. 감기


5세 미만 아이들은 평균 1년에 10회 정도 감기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콧물, 목감기, 기침, 발열 등은 모두 넓은 의미의 감기로 볼 수 있다. 감기의 95%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인데, 사실 바이러스에는 항생제가 소용이 없다. 보통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게 해 자연스레 낫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편도선염, 기관지염, 폐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감기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후 세균에 감염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검사와 진단을 거쳐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갑자기 40℃ 이상의 고열이 나고 목 안의 편도가 빨갛게 붓는 경우(편도선염), 기침이 심하고 담이 같이 나오는 감기를 앓는 경우(기관지염), 38.5℃ 이상의 열이 3일 이상 계속되고 숨이 차고 가쁜 숨을 쉬는 경우(폐렴)에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2. 상처

조그만 상처에도 병원에서는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육과 뼈가 보일 정도로 상처 부위가 큰 경우, 상처가 흙범벅이 됐을 경우, 피부가 파열된 경우, 동물에게 물렸을 경우, 중증 화상인 경우 외에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다.

가벼운 상처에는 우선 상처 부위를 물로 잘 씻어주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처를 건조시키거나 강력한 소독액을 쓰면 세균을 퇴치하는 백혈구, 죽은 세포를 처리하는 마이크로파지, 새로 나는 피부 등까지 모두 없애버리게 된다. 시판되는 '상처가 건조되지 않는 반창고' 등을 이용해 습한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치료 방법이다.

3. 설사 및 복통

아이들이 설사나 구토를 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바이러스가 원인인 위장염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위장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경우에는 설사나 구토 외에 열,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의 감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설사에는 항생제가 불필요하며 이때 절대 설사약을 써서는 안 된다. 설사 치료의 핵심은 적절한 수분과 염분을 공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영양제를 맞는 것도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쇼크 증상이 없다면 소화가 잘 되고 설사에 좋은 음식을 직접 먹는 편이 좋다.

별다른 설사 증상이 없는데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한다면 유산균을 먹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먹는 유산균 용량의 10배 정도를 먹여 장내 유산균 수가 늘어나게 해서 유해 세균의 증가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유산균 제품에는 유당이 들어 있으므로 우유 알레르기가 있거나 유당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정리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주석, 이성훈 ■참고 서적 / 「병원에 가도 아이들 병은 왜 오래갈까?」
테라사와 마사히코, 시금치)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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