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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경련,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하기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응급실에서 열을 내리고 있다. ⓒ정옥예

2012년 4월. 우리 첫째 호야가 처음 열성경련을 했다. 둘째 백일이라 시댁에서 하루 종일 할아버지 할머니와 재미있게 놀던 큰 딸. 저녁을 먹고 나서 갑자기 기운이 없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대답도 잘 안한다.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이마를 만져봤더니 뜨끈뜨끈하다. 체온계는 없었지만 손으로 느껴지는 온도상으로 39도는 넘는 것 같았다. 저녁 먹을 때까지만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갑자기 열이 올랐나보다. 안고 있다가 잠시 이불 위에 내려놓았는데 아이가 이상하다. 눈에 초점이 없고 멍하더니 꾸역꾸역 토를 하기 시작한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고 그 뒤에 아버님께서 안아들었는데 아이가 눈은 뜨고 있는데 의식도 없고 대꾸도 안한다. 서둘러 119에 전화를 했다. 다 합쳐서 5분도 안되는 그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의식 없던 아기는 119가 오기 전에 의식이 돌아왔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해서 열을 재보니 39도가 넘어서 좌약 해열제를 쓰고 피를 뽑고 소변검사를 하고 열을 내리기 위해 옷을 벗겨서 물로 접히는 부분을 계속 마사지 해줬다. 혹시 열이 갑자기 오른 것 이 요로감염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요로감염은 아니었다. 피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당수치가 200가까이 됐다. 의사선생님께서는 당뇨일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는데 꼭 시한부 선고를 받는 기분이었다. 이미 열성경련보다 당뇨라는 말에 내 머릿속은 하얘졌다.

다음날 소아과 진찰을 받았는데 목감기로 인해 열이 올랐고 갑자기 열이 올라서 열성경련을 하게 됐다고 하셨다. 전날 응급실 의사 선생님의 당뇨소견을 말씀드렸더니 아이들이 열이 갑자기 오르면 그럴 수도 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엄마 맘이 어디 그런가? 소견서를 받아서 대학병원에서 혈당검사를 했다. 결과는 정상.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내 마음은 지옥에 있었다. 응급실 선생님께서는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지 않으셨다. 최악의 상황을 말씀하신건지.. 대학병원 담당 교수님의 소견도 아이가 갑자기 열이 오르면 혈당이 오를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 뒤로도 안심이 되지 않아 다시 검사해보았고 결과는 정상이었다. 그렇게 열성경련은 당뇨에 묻혀 잊혀져갔다.


검사를 끝내고 병원을 나오는 모습. ⓒ정옥예


2012년 9월.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하던 호야가 또 갑자기 기운이 없어 보인다. 열을 재봤더니 38.7도. 얼른 해열제를 먹이고 사탕을 하나 주려고 하는 사이. 아이를 불러도 대답을 안 한다. 눈을 보니 어디를 보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호야는 흔한 열성경련처럼 손을 탁탁 떨지는 않았다. 남편을 부르고 그 사이 119를 불렀다. 근데 통화 중. 휴대폰, 집전화로 동시에 전화해도 계속 통화 중. 112에 전화를 하고 119접수가 됐다.

그 사이 호야는 숨도 쉬지 않는다.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다. 놀란 남편이 인공호흡을 한다. 입속에 혀가 말려들어갔는지 손도 넣어본다. 한 3분쯤 지났을까? 호야가 켁켁 거리며 울기 시작한다. 119에 전화를 하고 아이가 괜찮아졌다고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고 호야를 데리고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두 번째여서 그런지 구급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엔 숨까지 쉬지 않아 첫 번째보다 더 놀랐다. 대학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호야는 잠을 잤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열성경련을 한 후 아이들은 죽은 듯 잠을 잔다고 한다.)

의사선생님께서 열이 올랐을 때 경련을 한거라 열성경련이겠지만 6개월 새 두 번은 너무 많은 듯 하다고 뇌파검사를 권하셨다. 사실 처음 열성경련을 했을 때도 뇌파검사를 권하셨지만 그때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아이 아빠도 어릴 때 열성경련을 한적이 있어서 그냥 아빠 닮아서 그러겠거니 하고 넘어갔었다. 하지만 6개월도 되지 않아 두 번이나 경련을 겪고 나니 뇌파검사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파검사 방법은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바로 검사를 하면 좋으련만 비어있는 날짜로 예약을 잡고 뇌파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혹시 간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단순 열성경련이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단순열성경련도 횟수가 많아지면 간질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다. 호야는 열에 민감한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개 5세가 넘으면 성인의 뇌와 비슷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열성경련은 거의 없어진다고 한다.) 37.6도가 넘으면 해열제를 먹이고 열을 내려주는 노력을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1년동안 열성경련의 횟수가 10회 이상이거나 하루에 두 번 이상 경련을 하는 경우 다시 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검사 결과를 듣고 나오는 순간. 며칠 간 지옥에 있던 내 마음이 천국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는 호야의 열을 수시로 체크하고 열이 갑자기 오른다 싶으면 해열제를 먹인다. 예전에는 38.8도가 넘으면 해열제를 먹였는데 이제는 37.6도가 넘으면 해열제를 먹이고 몸을 미지근한 물로 닦아준다.

그리고 열성경련을 할 때 보호자의 대처방법도 배웠다.

절대! 인공호흡을 하지 말 것. (열성경련은 대부분 5분 이내에 좋아진다. 아이에게 섣부른 인공호흡은 좋지 않다.)

절대! 아이의 입속에 손을 넣지 말 것. 아이는 자기의 의지대로 경련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입속에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이 잘릴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말씀을 하셨다. 그냥 냅두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경련이 15분 이상 계속되면 꼭 병원을 바로 찾아야 한다.

아이가 경련을 하면 손 발을 떠는데 억지로 하지 못하게 하면 관절이 다칠 수 있으니 경련을 하면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주변을 치운 다음에 편안하게 눕혀놓아야 한다. 이 때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처음 경련을 겪으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당황한다. 나 또한 그 때 그 상황에 내가 느낀 감정을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놀랐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데, 대답도 하지 않는데, 놀라지 않고 당황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미리 경련의 대처법을 알아둔다면 조금 덜 놀라고 아이를 다치지 않도록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호야&축복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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