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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딸 위해 체험학습 마니아 된 이대영씨

직장생활로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한 달에 두세 번은 딸 지호(5)와 함께 손을 잡고 외출을 하는 이대영씨(38). 아이를 낳기 전에는 체험학습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 체험학습에 관한 한 박사가 다 됐다.



"딸이 수줍음이 많아서 걱정이었다"


다섯 살배기 딸 지호와 아빠 이대영씨를 만난 건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악기감성체험전'에서다. 전 세계의 수많은 악기들을 직접 만지고 연주해보며 다양한 소리를 접할 수 있는 체험전으로 관악기, 타악기, 건반악기, 현악기뿐만 아니라 대형 피아노 위에서 폴짝폴짝 뛰면서 연주할 수도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곳이다.

이날 세계악기감성체험전을 찾은 지호와 아빠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수많은 악기 사이를 뛰어다니며 연신 '까르르~' 웃어댔다. 뭐가 그리 즐거운 걸까, 이들을 따라 가봤다.

종종 걸음으로 뛰어다니던 지호가 멈춰선 곳은 커다란 피아노 건반 위. 건반을 걸을 때마다 들리는 경쾌한 음이 신기한 듯 발을 동동 굴렀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빠는 '학교 종이 땡땡땡'의 멜로디인 '솔솔 라라~ 솔솔 미~'를 치며 얼굴 가득 웃음을 담고 지호를 쳐다봤다.

지호는 "우와~ 아빠 나도 가르쳐줘~"라며 평소 어린이 집에서 배운 귀에 익숙한 노래를 연주하는 아빠가 대단한 듯 바라봤다. 이렇게 두 사람은 한참 동안을 피아노 건반 위에서 떠날 줄 몰랐다.

피아노를 치며 놀던 지호가 드럼을 바라보면 아빠는 아이와 함께 자리를 옮겨 드럼을 치기 시작했고, 지호가 다른 아이들이 불고 있던 트럼펫에 관심을 가지면 지호를 안고 그쪽으로 향했다. 아빠는 딸 지호가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 같았다.

이대영씨는 "딸과 함께 체험전을 자주 다니다 보니, 딸의 눈빛만 봐도 뭘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며 "이런 곳에 오면 최대한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말했다.

아빠 이대영씨가 딸과 함께 체험전을 다니기 시작한 것은 지호가 돌이 지난 후부터다. 처음에는 막연히 '아이의 교육에 좋겠지'라는 생각에 다녔다. 하지만 아이가 두세 살이 된 뒤에는 내성적인 성격이 걱정돼 더 자주 체험전을 찾게 됐다고.

"다른 집 아이들을 보면 세 살쯤 되면서부터 부모가 감당 못할 정도로 활발하게 뛰어놀고 에너지가 넘치더라고요. 그런데 지호는 유난히 수줍음이 많고, 뛰어놀지도 않고, 다른 아이들과 쉽게 어울리지도 못했어요. 부모로서 그런 모습이 걱정도 되고, 저 상태로 자라면 학교든 사회든 적응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빠가 제일 좋아~"


이대영씨는 쉬는 날이면 무조건 아이와 함께 외출을 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공연과 야외 놀이시설, 체험전 등을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나 '뿡뿡이 캐릭터 체험전'과 다양한 놀이시설이 가득한 실내 놀이터는 물론이고 아이의 오감을 발달시킬 수 있는 시골의 체험학습장과 농작물 재배 체험, 감자 캐기, 화분 심기, 밀가루 반죽하기, 진흙놀이 하기 등의 각종 체험전을 쫓아다녔다.

"엄마 아빠와 함께 자주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지호가 굉장히 밝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 있더라고요. 또래 친구들한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던 아이가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아이가 됐어요. 엄마 아빠가 조금 귀찮을 수도 있지만 아이를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았더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네요."

그가 이렇게 체험학습을 많이 다니는 이유는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서다. 체험전에서는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 집 안에서는 혹여 아랫집에 소음이 들릴까 싶어 "뛰지 마, 소리 지르지 마" 등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일단 밖에 나오면 맘껏 뛰어놀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마음도 편하다고.

가끔 아빠가 바빠서 함께 나들이를 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딸은 점점 아빠에게 말을 거는 횟수가 줄어들고 아빠와 거리감을 두기도 한다고. 그런 기간에는"아빠, 미워~"를 외치는 지호. 하지만 체험전을 갔다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빠가 제일 좋아~"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고.

"체험전에 갔다 오면 아빠에 대한 애정이 3, 4일은 가요(웃음). 앞으로도 아이가 아빠를 계속 좋아할 수 있도록 한 달에 두 번 이상은 꼭 체험전을 다니고 싶어요."


아빠와 함께하는 체험학습의 장점



(1) 아빠와 친밀감이 생긴다


평소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는 아빠에 대한 존재감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럴 때 아이는 아빠가 퇴근 후 집에 돌아와도 다가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빠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런 경우 아빠와 함께하는 체험학습이야말로 아이와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2)아빠가 엄마보다 체력이 좋다


아이와 함께 넓은 체험장을 뛰어다니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아이는 즐겁게 뛰어다니느라 힘든 줄 모르지만 엄마는 한 시간만 지나도 땀이 뻘뻘 날 정도. 하지만 아빠는 엄마에 비하면 훨씬 체력이 좋기 때문에 아이와 서너 시간씩 뛰어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아빠를 자랑스러워한다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어린이집에서 유난히 아빠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아빠 자랑을 많이 하게 된다. 덩달아 가족에 대한 유대감과 사랑도 배우게 된다.




지호 아빠가 추천하는 체험학습 BEST 5

(1)목장 체험


목장에서 젖소 우유 짜기, 아기 양 우유 먹이기 등을 체험할 수 있어 아이와 동물들 간의 친화력을 높일 수 있다. 목장 전체를 한 바퀴를 돌면서 시원하고 푸른 초원을 구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떼몰이도 할 수 있고, 소 여물 주기와 치즈 만들기 등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대관령 양떼 목장, 충남 당진의 태신 목장 등에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2)밀가루 & 진흙놀이 체험


아이가 직접 만지면서 '촉감'을 발달시킬 수 있고, 밀가루 반죽이나 진흙 반죽 등으로 원하는 모형을 만들면서 상상력도 키울 수 있다. 이런 밀가루나 진흙놀이 체험전은 아이가 온몸으로 체험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3)뽀로로 & 뿡뿡이 등 캐릭터 체험전


뽀로로와 뿡뿡이 등 캐릭터 체험전은 아이들 세계에선 최고의 놀이터가 된다.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게임과 연극까지 관람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파주 헤이리마을의 '딸기가 좋아'는 딸기 모양의 예쁜 캐릭터 모형과 장식들이 가득해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이런 체험전은 다양한 놀이 시설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뛰어다니면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시골 체험


도심에선 아이들이 흙 위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시골에서 감자와 고구마 캐기, 옥수수 뽑기, 딸기 따기 등 농산물을 직접 손으로 수확하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아이들은 무척 신기해한다. 아이들에게 농산물의 재배 과정과 어려움, 소중함 등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5)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도봉산의 창포원, 포천의 광릉수목원, 장흥의 장흥아트파크, 양평의 들꽃수목원, 연천의 한탄강오토캠프장 등 서울 근교에서 자연을 벗 삼아 놀 수 있는 곳을 많이 찾아다녔다.

아이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강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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