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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호기심 많은 아이와 질문으로 티격태격하는 엄마의 사이좋은 캔버스. ⓒ이유하호기심 많은 아이와 질문으로 티격태격하는 엄마의 사이좋은 캔버스. ⓒ이유하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종종 나를 놀라게 했다. 무수한 밤을 머리 쥐어뜯으며 고민했던 의문들이 풀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J, 어릴 때 왜 밤마다 울었어?"

"응~ 배가 고파서."

아이의 대답을 듣자니 뒤통수를 세게 맞은 것 같이 얼얼했다.

"그러면 잠들기 전에는 왜 운 거야?"

"응~ 괴물을 만날까 봐 무서워서."

당연한 듯 대답하는 아이의 천진한 얼굴. 그렇구나.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구나. 그래서 말을 잘 하는 지금이 더 편해졌냐고? 놉!

이제는 지치지도 않는 지식에 대해 목마름으로 묻고, 묻고, 묻는 지경에 이르렀다.

"엄마, 신호등은 왜 초록색이야?"

"엄마, 왜 딸기는 씨가 바깥에 있어?"

"엄마, 잠을 안 자면 어떻게 될까?"

"엄마, 밤이 되면 왜 깜깜해지는 거야?"

'엄마', '엄마', '엄마~!' 하루에도 평균 백여 개의 질문들. 사실 그중에는 아는 것도 많았지만 모르는 것도 많았다. 사실 딸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정말로 딸기는 왜 바깥에 씨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친절한 검색창에 질문을 넣으니 답변이 보였다. '씨가 겉에 있어서 겉씨식물인 거 같지만 사실은 우리가 보이는 씨앗은 씨앗의 껍질일 뿐이고 사실상…' 어쩌고저쩌고 아이고 초등학교에서 멈춰버렸던 나의 일반상식이 날로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러면 하는 수 없이 최후의 수단을 내뱉는 수밖에.

"응~ 아빠한테 물어봐."

어린 시절 그렇게 아빠한테 물어보라던 엄마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은근히 남자들이 설명을 잘해주긴 하니깐.

사실, 하루에도 아이를 통해 배우는 것이 너무 많다. 재미난 물음도 많아서 일기장에 적어놓고 싶은 구절도 넘쳐난다. (아쉽게도 일기를 쓰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냥 엄마 사람이다. 아침에는 가열차게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준다. 점점 더 질문이 많아지고 저녁 즈음 되어 나의 바이오리듬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하면, 그냥 기계적으로 돼 버린다. 아이는 말한다. "응? 엄마는 왜 대답을 안해?"

그러던 중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되묻기! 이 작은 비법을 공개한다.

"엄마, 아빠는 왜 휴대폰에 앱이 많아?"

"왜 그런지 생각해 볼래?"

"아빠는 앱이 많이 필요하니까."

"엄마, 달은 왜 동그래졌다가 날씬해졌다가 하는 거야?"

"J는 왜 그렇다고 생각해?"

"응~ 지구 주위를 도니까."

'이 자식, 알고 있으면서 왜 물었던 거냐?'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엄마랑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은 6세 아이. 오늘도 유치하게 아이랑 티격태격하면서 말한다.

"엄마가 뭐랬어! 아는 건 말하고, 모르는 것만 물어보랬지?"

*칼럼리스트 이유하는 6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새로운 것들을 찾아 방황하고, 여행하기도 좋아한다. 사람들에게 솔직하고, 공감되며,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놈의 '나'를 찾기 위해 공부하고, 기회가 되는 대로 여기저기에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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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하의 '삐딱한 엄마일기'] 아이들은 질문을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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