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관련 서비스

검색

검색어 입력폼

목차


소개팅도 안 시켜주는, 여자들의 눈물겨운 우정

"야! 우린 뭐가 모자라서 여태 애인이 없어?"
 

여중, 여고, 여대, 학창시절 내내 팔월 아스팔트 위의 풍선껌처럼 붙어 다닌 J와 Y. 서로 눈빛만 봐도 뭐가 불만인지 정확하게 꿰뚫고, 메뉴판을 펼치기도 전에 상대가 뭘 주문할 지 알아내는 정도쯤 됩니다. 든든한 친구가 있어서 좋겠다고요? 천만에요. 그녀들의 짜증나지만 애틋하고, 구질구질하지만 특별한 우정에는 한 가지 기회비용이 따릅니다. 들어는 봤는지, ‘연애불능’ 이라고.
 

 

꼬꼬마 시절부터 한 몸이었던 너와 나!

 

허구한 날 그녀들은 하소연합니다. 남들은 양다리, 상다리, 문어다리 걸치고도 3개월에 한 번씩 갈아치운다는 연애, 그런 배부른 소망은 꿈도 안 꿀 테니까 제발 하나만 생겨달라고. 대체 왜 안 생기냐고! 우리가 어디가 그렇게 모자라냐며 서로 점수를 매겨보기도 합니다. 어떤 남자가 너에겐 딱이라며 자신만의 연애론을 주창해보기도 하죠. 
 

그러다 자기는 일 없다는 듯이 한숨을 푹 몰아 쉬며 J가 말합니다. 난 됐다 됐어, 이렇게 살다 가는 거지 인생 뭐 있어? 너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Y가 정색을 하며 응수합니다. 무슨 소리! 니가 더 가능성 있지. 너는 그래도 교회라도 다니잖아.(?) J와 Y가 입을 모아 말합니다. 누가 먼저랄 거 없이, 그냥 누구라도 했으면 좋겠다. 우리 쓸데없이 너무 건전해. 좀 애욕적으로 살 필요가 있어.
 

 

친구야, 난 너밖에 없는 거 알지?
 

하지만 그녀들의 본심은 약간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15시간 이상을 공유하고, 몸이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 상황보고가 오가고 있는 J와 Y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 쪽에게만 남자친구가 생겨버린다면? 남겨진 한 명은 오갈 데 없는 외기러기 신세를 피할 수 없겠죠. 눈물겨운 밥을 홀로 씹어 삼켜야 할 것이고, 수다 떨 대상이 없어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바위가 되어 버릴 겁니다.

 

"넌 곧 남자친구 생길 거 같아, 진짜라니까?"

 

사실 그녀들은 어디 내놔서 못났다고 팔매질 당할 인물이 아니기에, 작업을 걸어오는 남자가 심심찮게 있었으며 혼자 끙끙 (아니, 둘이 같이 끙끙) 앓았던 짝사랑도 있었습니다. 때마다 주인공이 아니게 된 한 쪽은 늘 초조함에 시달렸죠. 이러다 진짜 생기는 거 아니야? 나는 그럼 이제 어떻게 하란 말이야! 
 

물론 친구의 행복을 축복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본심이 초조함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말을 해도 곱게, 또 곧게 나가지 않았던 거죠. J에게 작업을 걸어오는 남자가 썩 나쁘지 않음에도 Y는 트집을 잡기 일쑤였고, Y가 잠깐 연애하는 동안 J는 남자의 행동거지 하나 하나를 분석해 엉터리 해석을 설파하곤 했습니다. 하고 또 해도 안 되는 연애 때문에 본질적인 문제는 나에게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하는 Y에게 J가 말합니다. 넌 정상이야, 남자들이 이상한 거라니까? 그렇게 말해주면 Y는 J만큼 날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며 감복하곤 했죠. 왜 J같은 남자는 없는 거냐는 투덜거림도 보탰고요.
 

 

시시껄렁한 남자 만나느니 친구가 낫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뒤 그녀들이 항상 외치던 말입니다. 남자? 없으면 어때. 이렇게 여자들끼리 노는 게 더 재밌는데.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덥석덥석 집어먹었다가 배탈만 난다. 상한 음식 먹지 말고 차라리 굶자. 
 

 

"너, 연애했으면 좋겠다. (물론 나보다는 늦게!)"

 

하지만 J와 Y는 알고 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이 먼저 연애를 하게 될 거고, 친구의 사랑을 고스란히 축하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먼저 애인이 생기는 사람은 자신이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아니, 반드시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얘는 어쩜 친구라는 애가 소개팅도 한 번을 안 시켜준다고 살짝 원망하기도 합니다. 하루 빨리 너는 내게서, 나는 네게서 벗어나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그녀들은 생각합니다. 너 때문이 아니라, 남자 때문에 핸드폰 요금 좀 많이 나와봤으면 좋겠다고. 
 

물론 친구도 좋은 사람 만나서 열혈 연애 해야죠. 당연히 나보다는 늦게 말이에요!

 

 

오늘의 주요뉴스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