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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도 욕 먹는 비호감 매너

 

 

 

매너 있는 이 남자, 난 왜 불편하지?

 

주선자에게 K에 대한 소개를 듣기만 했을 때는 전혀 몰랐어요. ‘신사적’이라든지 ‘매너’라든지 ‘예절’이라든지 하는 수식으로 포장된 K가 이토록 불편할 것이라고는. 배려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를 만날 때마다 미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을 받는 내가 이상한 걸까요. 친구들에게는 배부른 고민이라는 타박이나 듣고, 앞니로 핵꿀밤 맞게 될 게 뻔하죠. 제 고민은 바로, K의 매너 때문이거든요. 첫만남, 카페로 들어오는 저를 보자마자 용수철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하는 것까지는 나쁘지 않았어요. 제가 앉을 의자를 빼주는 것 까지도, 좀 어색하긴 했지만 뭐, 그 정도야.

 

자, 일단 앉아요.

 

매너 있는 남자, 싫을 리 없다. 이츄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여성 87%가 ‘매너 있는 남자’에게 격한 호감을 보였다. 자유롭고 야성적인 B급 사나이에 더 큰 관심을 보인 여성은 13%뿐. 그러나 매너라고 다 같은 매너가 아니라는 것이 함정. 상대를 배려하는 매너가 있는 반면,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매너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대화가 진행될수록 앉은 의자에 가시방석 돋아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늘 입은 원피스 컬러가 정말 잘 어울려요.”,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면 진짜 미인이라고 하던데 단발이 잘 어울리시는 걸 보니까 진짜 미인이신가 봐요.” …… 등등. 끝도 없는 칭찬 릴레이에 제 손발은 화로 위의 마른 오징어처럼 한없이 오그라들기만 했고, 심지어 아직도 펴지지 않았어요. 또, 제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나오자, K는 서빙 종업원을 불러 불꽃 컴플레인을 했죠. (I need a 쥐구멍…) 긴장감 때문에 찬 음료를 마시고 싶긴 했지만 따뜻한 커피 마신다고 해서 심장마비 오는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그 상황이 창피해서 심장마비 올 지경이었다구요.

 

 

매너도 사람 가려?

 

 

나에게만 친절한 남자에 대한 드라마, 여자의 가슴 속에 늘 재생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만 친절하고, 나에게만 다정하며, 나에게만 상냥한 남자가 위와 같은 상황을 연출해내지 않으리란 법 없다. 실제로 여성 74%는, 모두에게 매너를 지키는 남자보다 나에게만 매너를 지키는 남자가 좋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모든 여자에게 매너를 지키는 교회오빠st들이 여자 관계 복잡한 바람둥이일 경우가 많다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나에게만 매너를 지키는 남자?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기분은 들지 모르겠지만, 그가 좋은 사람인지는 재고해 봐야 할 일이다. 

 

 

매너를 위한 매너

 

카페에서 나와 가까운 곳으로 식사를 하러 갔어요. 그 와중에도 제 핸드백을 들어준다는 걸 거절하느라 영혼의 육수까지 뻘뻘 흘려가며 실랑이를 벌였죠. 저 이거… 10키로 짜리 덤벨 아니거든요? 저… 보따리장수 아니거든요? 게다가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가방을 들어준다니, 이건 나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매너를 위한 매너잖아요. 식사를 간 곳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제 접시를 가져가 음식을 조각조각 잘라주는 것은 K가 앞서 길러준 인내심 덕분에 참을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때 들려오는 K의 목소리. “아~ 해보세요.”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나는 소개팅을 온 것인가, 치과에 온 것인가. 울며 겨자 먹기로 충치 인증을 하고 결심했죠. 앞에 놓인 접시를 다 비워야 오늘 하루가 끝난다면, K에게 진짜 먹방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리라! 많이 먹고 기운내야 주선자를 처단할 수 있을 테니.

 

아~ 어디 원하는 만큼 먹여 보시죠.

 

 

매너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자연스럽다.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매너와, 매너 있는 남자라는 평가를 듣기 위한 매너는 이토록 천지차이니까. 매너를 위한 매너는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여성들이 부담스럽다고 꼽은 비호감 매너는 다음과 같다. 4위: ‘추워서 덜덜 떨면서도 외투를 벗어줄 때’, 3위: ‘술이 약한 남자의 흑기사’, 2위: ‘헤어스타일이나 코디 등에 대한 영혼 없는 칭찬’, 1위: ‘무겁지도 않은 핸드백을 들어주겠다고 할 때’. 공통점이 느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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