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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거절을 못한다고? 착한사람 콤플렉스는 버려!

“거절을 잘 못해요, 미안해서…….”
 


남들이 들으면 혀나 츳츳 차며, 너 참 배부른 고민한다고 말하겠지만 저 나름 심각한 고민에 빠진 A. 곱디 고운 삼단 같은 머리칼 쥐어 뜯으며, 남들은 똑 부러지게 말도 잘 하던데 나는 왜 이래? 괴로워합니다. 늘 생글생글 잘 웃는 인상에 예쁘장한 얼굴, 나긋나긋한 목소리 덕에 A의 주변엔 늘 눈이 시뻘겋게 붉어진 남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죠. 바로 이 지점! A의 고민입니다.

 



자, 모두 만나드릴테니 줄을 서시오, 줄을!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떻게 지내나요? 저는 인간관계를 소홀히 여기면 안 된다고 배웠어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중한 인연이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근데 이게 가끔 골칫거리예요.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준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밥 먹자고 해서 밥 한 끼 먹으러 간 거고, 영화 보자고 해서 영화나 같이 보려고 한 건데, 괜한 오해를 사거든요. 아주 대놓고 딱 싫은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선약이 있다고 둘러대서 안 보면 그만인데, 사람 자체가 좋은 건 알아요. 이성적으로 끌리는 게 없다 뿐이지. 그래서 약속이 잡히면 두루두루 만나면서 지내요. 친한 사람이라고 부르면 친한 사람인 거고, 아는 사람이라고 부르면 아는 사람인 그런 정도로. 소식이 뜸해 궁금하면 먼저 안부 문자를 보낼 때도 있고.
 

(깊은 한숨) 제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그렇게 잘못됐나요? 친하게 지내다 뜬금없이 사귀자고 대시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저는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빙글빙글 돌리고, 어물쩡 넘어가느라 정신이 없고……. 딱 잘라서 싫다고 말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친구들이 눈총을 주지만,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 하는 거 너무 어려워요. 뒷감당 할 자신도 없고,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렵기도 하고.
 

(좀 억울한 표정이 되어) 생각해보면 답답해요. 좋은 사람들인데 그렇다고 모두 한번씩 연애해 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이상형이라는 게 있는데, 이성적인 끌림이 있어야 연애를 하는 거 아니에요? 이성관하고 대인관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냐고요. 딱 잘라 거절하면 분명, 어색한 관계가 될 게 뻔하잖아요. 좋다는 사람마다 칼 같이 퇴짜 놓고 살아야 한다면, 저는 친한 사람을 모두 잃는 게 되겠죠?”

 


YES도 NO도 아닌 어정쩡한 대답
 

그리하여 A가 선택하는 방법은 늘, ‘예/아니오’의 중간 ‘글쎄요’ 쯤 되는 겁니다.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바른 생활을 읽으며 또박또박 친구를 꼬집지 말자고 다짐했던 A이기에, 중학교 다닐 적에도 도덕교과서 꼭 붙들고 성선설은 맹자 맹자…… 외웠던 A이기에,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윤리교과서 베고 졸면서 하이데거의 실존주의를 생각하던 A이기에! 친절하고 상냥하게 타인을 대하는 방법만큼은 자동화되어 있을 만큼 자연스럽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 놓일 때에는 속수무책이 돼버리는 거죠. 

 



어떻게 딱 골라? 응?
 


십중팔구 같은 결말입니다. 대답을 기다리는 상대에게 미적미적 시간을 달라는 대답만, 시간을 다 채우고도 잘 모르겠다는 대답만 웅얼거리는 A. 상대방은 결국 “너도 나 좋아한 거 아니었어?” 혹은, 깊은 한숨 쉬며 “아, 이거 어장관리네.” 하고 돌아서게 되더라는 결말. 착하게 살고 싶었고, 남에게 싫은 소리는 하기 싫었던 A가 일순간 어장관리녀로 종결 지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녀를 어장관리녀로 전락시킨 착한사람 콤플렉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A의 착한사람 콤플렉스 때문입니다. 자신과 관계 맺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잘 해주고 염려하고 챙겨주는 것이 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겠죠. 착하게 살겠다는 고운 마음씨야 칭찬해 줄만한 것이지만, 애인이나 취할 법한 태도를 모든 이성에게 취하고 있으니 오해를 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에요. 아 그럼, 친한 사람에게 굳이 딱딱한 태도를 취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니냐고? A, 상대방이 아프다고 할 때, “어디 아파? 안색이 안 좋네.”에서 멈추면 되는 겁니다. 굳이 약을 챙겨준다거나 안쓰럽다는 자신의 감정표현까지 덧붙일 필요는 없다는 거죠.

 



사이 좋게 지내야 착한 어린이지!
 


사실, 상냥하게 살겠다는 A에게 그만 좀 상냥하라고 할 수는 없는 거겠죠. 그렇다면 어떤 결말이 그녀를 더 착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A, 지금 당장 고백남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밝혀서 잠깐 속상해지고 마는 것과, 정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아서 상대방을 오랜 시간 희망고문 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괴로운 일일까요, 연애라는 목적을 가지고 A의 곁을 서성이는 그들에겐 어쩌면 후자가 더 괴로운 일 아닐까 해요. 나를 바라보는 사람을 같이 좋아할 수 없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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