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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요정 여자친구, 이렇게 변했다!

털털함에 대한 오해!
그들은 부부인가, 연인인가
 

연애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긴장은커녕 대책 없이 편해진 연애를 체험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더 이상 신비로울 게 없는 사이인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다시 안 볼 사이’ 혹은 ‘하늘이 두 동강나도 함께 할 사이’는 아닌데 말이죠. 배불리 밥을 먹고 숨쉬기가 어렵다고 벨트를 풀러 놓는다거나 우렁차고 커다란 뱃고동 소리로 소화기능 이상무를 알릴 때, 상대방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보면 우지끈, 환상 깨지는 소리 들려옵니다.
 

아무리 편해져 버린 연인 사이에도 분명히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거라는 말,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왔겠죠. 하지만 그 ‘선’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는 되고, 어디까지는 안 된다는 기준이 없기에 애매하게 들립니다. 6개월이 지나고 나서부턴 밥 먹을 때 쩝쩝거려도 될 것이며, 1년이 지나고 나서부턴 데시벨이 낮은 생리현상까지 허용되고…… 그런 건 아니니까요.
 

물론 항상 긴장하며 내외하는 시기가 길어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죠. 식사를 할 때에도 항상 한 손엔 티슈를 들고 입 언저리를 요리조리 닦아가며 “배불러서 더는 못 먹겠네요”를 읊조리던 시절, 속으로는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를 부르짖던 시절이 진정 행복이었느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테니 무어라 정의 내릴 수 없는 문제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아래의 경우를 들여다 봅시다.

 

 

△ 요런 방에 살 것 같던, 깔끔요정 그녀!

 

 

깔끔했던 내 여자의 워낭소리
 

만난 지 3년이 된 커플, 깔끔녀 김과 털털남 박은 영원토록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을 거라 호언하던 닭살커플이었습니다. 털털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박은 김의 모든 행동이 사랑스럽게만 보였죠. 깔끔녀 김이 털털남 박에게 처음부터 못 박기를, 우리 아무리 편해져도 지저분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고 말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털털남 박은 이토록 깔끔한 김이 가끔 생리적인 실수를 하더라도 귀엽고 인간적으로 보일 것이라며 걱정일랑 붙들어 매라는 대꾸를 해주었죠. 정말 김의 트림 소리도 우아한 종소리처럼 들릴 거 같았고, 천년만년 그러할 것이라 생각했던 겁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시련이 찾아왔으니, 그것은 바로 권태기! 아무리 예쁜 짓, 귀여운 짓을 해도 식상하게만 보이는 권태기 시즌이 찾아 온 것입니다. 서로에게 느슨해지자, 오히려 처음부터 유난히 깔끔을 떨었던 김이 달라졌습니다. 화장도 하지 않은 수척한 얼굴, 고칼로리의 부름에 꼬박꼬박 반응한 푹 퍼진 몸매,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 어김없이 들려오는 걸쭉한 트림 소리. 털털남 박은 회의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은 내가 사랑했던 여자가 아니야!
 

한동안 박은 끔찍한 내 여자의 워낭소리에도 묵묵히 인내심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참는 것도 하루 이틀, 털털남 박에게도 한계가 있었던 거죠. “너 내 앞에서 트림은 좀 자제할 수 없어? 수도세가 아까워서 머리는 안 감고 나오는 거니? 생얼이 예쁘다고 생각해서 화장은 안 하는 거고?” 그토록 깔끔했던 그의 숙녀, 김은 어디로 실종된 것일까요.
 

 

편안함과 털털함, 지저분함과 동의어는 아니잖아요!
 

사랑의 유통기한이 3년이라고 누군가 말했던가요! 김의 워낭소리에 몸을 떠는 박의 반응속도도 정확히 3년이 걸렸으니, 무시할 만한 통계는 아닌가 봅니다. 어쩌면 그들이 서로에게 단단히 콩깍지가 씌어있을 때, 김이 몇 번 생리적인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라면 박은 웃으며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운 좋게 귀엽다는 소리까지 얻어 들을 지 모를 일이죠. 그러나 서로에 대한 환상이 낱낱이 벗겨지고 난 뒤라서 더욱, 김의 ‘깨는’ 행동들이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편해질수록 몸단속은 더욱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털털한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 사람들은 많아도, 지저분한 사람을 털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털털하다는 건, 까탈을 부리지 않는 소탈함을 뜻하는 거니까요. 감지 않은 머리에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아무 곳에나 철퍼덕 주저 앉으며, 각종 생리현상을 거리낌 없이 대방출 시키는 것이 털털함을 이르지는 않습니다.
 

결국, 박은 김의 샴푸냄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코 끝을 간질이던 시절을 추억하며 그녀와 결별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녀는 핸드백 속에 언제나 물티슈를 넣어가지고 다녔던 요조숙녀, 밥을 남기더라도 그릇 가장자리를 깔끔하게 처리했던 소식가, 촉촉쌩얼투명화장을 고수하던 청순녀, 톡 치면 퐁 하고 터질 것 같은 비누거품과 같은 여자였기에, 그 여인은 이미 사라지고 말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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