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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종철, '워너비'남편이 되기까지

여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남편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성격이나 습관이 변하지 않는 게 어디 남편만의 문제일까. 하지만 결혼 후 배우자와 성격 혹은 생활 방식이 맞지 않아 갈등을 겪는 부부는 존재하고,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거의 하나로 통일된다. 상대방을 내 맘에 들게끔 ‘개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실패할 확률이 너무 높다. 알다시피 사람이 변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80도 바뀐 남자가 있다. ‘옥동자’로 잘 알려진 개그맨 정종철이다. 

모델 출신 황규림과 결혼한 지 어느덧 11년. 결혼 초에는 일이 바빠서, 일이 끝나면 지인들을 만나느라 여느 남편들처럼 가정에 소홀했던 남자.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아내에게 전화가 오면 짜증부터 났다는 그다. 그랬던 남자가 요즘은 아내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 고백을 하고,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고, 가족밖에 모르는 ‘옥주부’로 다시 태어났다. 


“7년 전쯤 아내가 저에게 편지를 썼어요. ‘오빠는 가족보다 친구들이 우선인가 봐요’라는 내용이었는데 거의 유서나 다름없었죠. 그동안 계속 저에게 힘들다고 사인을 보냈는데 제가 알아듣지 못하니까 최후의 방법으로 편지를 쓴 거예요. 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 힘들게 했구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죠. 그때부터 ‘왜 이렇게 됐을까?’, ‘어떻게 하면 내 아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어요.”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을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평소엔 일이 끝나면 친구들에게 먼저 전화해 약속을 잡았지만 전화가 올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가 전화를 걸지 않았더니 아무도 전화를 하지 않았다. 나름 충격을 받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친구들이 아니라 바로 아내와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변화를 원하면 상대방을 바꾸는 것보다 내가 먼저 바뀌는 게 훨씬 효과적이더라고요. 저는 그때부터 아내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만 생각했어요. 가장 먼저 시작한 게 잠자기 전에 나란히 누워 내일은 뭐 해 먹을까 생각해보는 거였어요. 먹고 싶은 걸 이야기하다 보면 연애할 때 추억도 떠오르고 수다거리가 많아져요. 다음날 아침엔 애들이 깨기 전 일찍 일어나 시장을 봐와서 전날 얘기했던 음식을 만드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고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아내가 기분이 좋아질 만한 일을 하나씩 만들었지요.” 


그 이후 그는 ‘옥주부’ 정종철로 거듭났다. 집 안 청소나 요리도 도맡았다. 도와준다는 생각은 오히려 살림을 재미없게 만들 뿐. 눈앞에 보이는 지저분한 것들을 아내가 치우겠거니 미뤄두지 않고 먼저 나서서 청소했다. 개그맨을 하기 전에 한식조리사로 일했기에 요리도 잘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며 가족들에게 먼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에게는 같이 신나게 노는 아빠가 되려고 노력했다. 차근히 쌓아온 7년간의 노력은 빛을 발했고, 그 사이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누구보다 자신을 위해주는 남편과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 고백을 주고받고, 세 아이는 누구보다 아빠를 좋아하고 따르니 누가 봐도 부러운 아내다. 이들의 행복한 일상은 정종철과 아내 황규림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자랑하려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건 아니었는데 많은 분들이 저희 가족을 잘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오글거리는’ 내용이 워낙 많다 보니 ‘언팔’ 하시는 분도 많아요(웃음). 저는 직업상 다른 남편 분들에 비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 ‘옥주부’도 될 수 있었어요. 그러니 제 인스타그램에 놀러 오시는 분들이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제가 일상에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 많은 분들과 소통하길 바랄 뿐이에요.” 


그의 인스타그램(@okdongja1004) 계정은 현재 3만9000명이 팔로우하고 있다. 그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팔로어의 80%가 여성. 이들은 그가 게시물을 올리면 댓글에 남편을 ‘소환’한다. 보고 배우라는 뜻이다.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이토록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적은 처음이라며 웃는 박종철. 주변 개그맨들은 이번에 콘셉트를 잘 잡았다며 놀리지만 ‘옥주부’는 설정이 아니다. 그가 살아가고 있는 정말 멋진 인생이다.


기획 : 심효진 기자 | 사진 : 안현지 | 스타일리스트 : 김유미 | 의상협찬 : 자라(080-479-0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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