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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큐레이터가 만든 갤러리 같은 집

지난 2월 새집의 인테리어가 마무리된 이수정 씨 가족. 큐레이터로 일하는 그녀의 컬렉션들이 함께하는 이곳은 가족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각이 진 창문이 독특한 구조의 메인 거실. 가구 배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이수정 씨는 오히려 이런 독특한 점이 맘에 들었다고. 어른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꾸며진 이곳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컬렉션들이 자리하고 있다.

큐레이터가 꾸민 갤러리 같은 집
이곳은 이수정 씨와 그녀의 다정한 남편 박진석 씨, 사랑스러운 두 아이 도율이와 부현이가 생활하고 있는 집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압도적인 사이즈의 그림은 작가 채지민의 작품이다. 거실에는 작가 백남준의 설치작품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판화작품, 작가 최예원의 오브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서울대학교미술관(MoA)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그녀는 자신만의 작은 즐거움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아트 컬렉팅. “컬렉터라고 불리기엔 아직 일러요. 3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요. 작품을 보고 감동한 뒤, 그게 구매까지 이어진다는 건 일반적인 소비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직접 경험해보니, 일종의 행위 같아요.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까이 두는 행위요.” 이수정 씨는 공간마다 한두 점의 작품을 배치해 미니멀하면서도 편안한 갤러리 같은 집을 완성했다. 그녀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거실장 위에 놓은 최영빈 작가의 페인팅. 지난해 3월 그녀가 직접 기획해 MoA에서 선보인 전시 <예술만큼 추한(Ugly as Art)>에 참여했던 작가 최영빈의 작품을 보는 순간 그녀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단다. “전시가 끝난 후 곧바로 작가에게 연락해 제가 작품을 소장할 수 있겠냐고 물었죠. 다행히 작가님이 흔쾌히 승낙했어요. 이 그림과 저는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기획한 전시에서 만난 작가와 컬렉터의 연까지 맺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고. 하나하나 그녀만의 사연과 그 작품을 바라보는 마음이 담겨 그녀의 가족이 머무는 공간은 한층 따뜻하다.

1 창가에 위치한 소파는 볕을 즐기기 위해 등받이를 옮길 수 있는 소파 베드 형태로 선택했다. 커피 테이블과 소파는 모두 리네로제. 2 거실에 놓인 이수정 씨의 컬렉션. 왼쪽부터 마키 호소카와의 ‘세례 요한’(캔버스에 아크릴, 44.5×37cm, 2007), 백남준의 ‘MT-TV’(혼합 재료, 35×40×32.5(h)cm, 1994).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채지민 작가의 작품. 이수정 씨와 채지민 작가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장 절친한 사이라고. 채지민의 ‘Untitled#13’(캔버스에 유채, 193.9×130.3 cm, 2010).

금속 꽃병은 이수정 씨의 친구이기도 한 최예원 작가의 작품.

아이들을 위한 세컨드 거실로 향하는 복도의 벽을 아치 형태로 시공해 분리감을 줬다. 거실장은 usm, 거실장 위에 걸린 유화 작품은 최영빈의 ‘소리(Sound)’(캔버스에 유채 72×60츠, 2015).

아이들 각각의 취향을 고려해서 꾸민 공간.

두 번째 거실, 아이를 위한 엄마의 배려
마치 작품을 감상하듯 SNS를 통해 디자인투톤의 실내 디자인 작업을 둘러본 그녀는 곧 마음을 정했다. 별다른 고민 없이 이들과의 인테리어 작업이 결정됐다. 공사 기간을 4개월 정도로 여유롭게 잡았기에 디자이너 입장에서도, 이수정 씨 입장에서도 충분히 의견을 조율해나갈 수 있었다고. “저희 부부는 디자이너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요. 저희는 단순히 집을 꾸며줄 ‘업체’가 아니라 공간을 만들어줄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을 해나가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수정 씨는 수납을, 그녀의 남편은 따뜻한 느낌의 집으로 디자인해달라는 요청 외엔 온전히 모든 것을 디자이너의 손에 맡겼다. 디자이너로서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된 셈. 디자인 투톤의 김수지 디자이너는 거실 벽면을 둥글려서 작업하고 화이트 매스로 통일감을 줘 공간이 한층 부드러워 보이도록 했다. 벽면 안쪽에는 수납장을 짜 넣어 수납 문제까지 해결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거실이 두 개라는 점. 가족 모두가 머무는 큰 거실과 분리된 공간처럼 존재하는 작은 거실은 바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복도를 따라 나 있는 창가에는 벤치 형태의 소파와 서가를 배치해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쉴 수 있게 꾸몄다. 마주 보고 위치한 두 방은 아이들의 취향과 성격을 고려해 이수정 씨가 직접 꾸몄다.

1 아이들 각각의 취향을 고려해서 꾸민 공간. 2 벽면을 둥글게 시공해 화이트 매스의 집이 부드러워 보인다. 다이닝 룸의 인더스트리얼 무드 테이블과 의자는 작은언니네가구점, 조명은 프티 프리튀르, 아이를 위한 의자는 노미 하이체어.

아이들을 위한 두 번째 거실. 왼쪽에 위치한 서가에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과 이수정 씨를 위한 예술 서적들이 꽂혀 있다. 창가에 놓인 벤치 아래 하부장에는 프린터, 스캐너 등 업무에 필요한 기기들을 수납해 한층 미니멀한 거실로 탄생했다. 가족실에 놓인 작품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Reversed Double Helix Mega Power’(오프셋 석판화(edition 141/300), 71×72cm, 2005). 아이들이 주로 머무는 공간이라 밝은 분위기의 판화를 들였다.

아이들 각각의 취향을 고려해서 꾸민 공간.

침대와 마주 보는 콘솔에는 정갈한 느낌을 주는 작품을 배치했다. 데쓰야 노다의 ‘Diary: Nov. 4th’00, in San Francisco’(판화(edition 3/25), 41.5×63.5cm, 2000).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키워드, 취향
예술품을 제외한 다른 것들이 시각적으로 부각되지 않도록 모던한 가구들을 들인 이수정 씨. 어른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꾸민 부부 침실도 같은 무드를 유지했다. 침대와 마주 보고 있는 벽면에는 TV 대신 부부의 취향에 어울리는 작품을 걸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판화작가 데쓰야 노다의 ‘Diary’ 시리즈는 작가가 아침에 눈을 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그리고 작업한 것이라고. 부부의 침실과 연결된 욕실은 특히 신경을 써서 완성했다.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고은 층의 아파트인 점을 이용해 타원형 욕조를 창가에 배치했다. 밤에는 야경을, 봄과 여름이면 아파트 주변 공원의 녹음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욕실이 완성된 것.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대리석으로 마감하는 한편, 거울 내부에 열선을 시공해 샤워 후에도 거울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이수정 씨의 첫 번째 인테리어는 그녀가 예술에 대해 갖는 마음처럼 완성됐다. 디자이너에 대한 존중, 취향에 대한 확신들로 이루어진 선택들이었다. “취향에 확신을 가지면 자기에게 맞는 작품을 고를 수 있게 돼요. 당연히 만족도가 굉장히 높죠. 언젠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중 한 사람인 도널드 저드의 작품을 컬렉팅하는 게 목표예요. 궁극의 미니멀리스트인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어느 주말 오후, 컬렉터이자 큐레이터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주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그녀가 밝게 웃었다.

안방 침실.

“취향에 확신을 가지면 자기에게 맞는 작품을 고를 수 있게 돼요. 당연히 만족도가 굉장히 높죠.”

안방과 연결된 욕실. 고급스러운 패턴의 대리석을 사용해 특별한 공간으로 꾸몄다.

기획 : 박민정 기자 | 사진 : 김덕창 | 디자인과 시공 : 디자인투톤 스튜디오(www.design2tone.com)

지난 2월 새집의 인테리어가 마무리된 이수정 씨 가족. 큐레이터로 일하는 그녀의 컬렉션들이 함께하는 이곳은 가족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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