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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집] 소피아 코폴라의 안식처

코폴라 가족의 삶의 일부가 된 카리브해의 작은 나라 벨리즈. 이곳에 소피아 코폴라가 추억으로 지은 비치 하우스가 있다

비치 하우스에서 몇 걸음만 걸어나가면 흰 모래사장과 바다가 펼쳐진다.

발코니를 갖춘 하우스 위층에 위치한 메인 베드룸은 수영장을 바라보고 있다.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안쪽 깊숙이, 좀 더 정확하게는 멕시코 바로 아래에 번잡한 세상으로부터 동떨어진 작은 나라가 있다. 이름하여 벨리즈(Belize).

오래전부터 벨리즈의 휴양 도시 플라센시아(Placencia)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코폴라 가족은 이 지역 주민들에겐 그저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는 가족’으로 여겨진다. “아버지가 80년대에 벨리즈를 찾아낸 후로 수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냈어요.” 소피아 코폴라가 회상한다. 그녀의 아버지이자 영화계의 거장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지옥의 묵시록>을 완성한 즈음, 영화를 촬영했던 필리핀의 정글과 할리우드라는 정글 사이에서 ‘가족을 위한 또 다른 정글’을 꿈꾸다 우연히 이곳을 찾았다. 이후 벨리즈는 코폴라 가족의 삶의 일부가 됐고, 2001년 프랜시스는 플라센시아 해안가 땅을 구입해 25채의 프라이빗한 오두막이 들어선 에코 리조트 컨셉트의 ‘터틀 인(The Turtle Inn)’을 열었다. 물론 ‘에코 리조트’란 개념이 생겨나기도 전의 일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터틀 인 인근의 땅을 더 매입할 수 있게 되자 소피아는 뛸 듯이 기뻤다. 추억의 역사를 확장시킬 새로운 안식처를 구상하게 된 것이다.

해안을 따라 300km가 넘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산호 보초(Coral Barrier Reef)가 서식하는 플라센시아는 초고속 와이파이 대신 지구에서 자연이 지배하는 얼마 남지 않은 곳이다. 마야 문명 유적지로부터 불과 몇 시간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인근 열대우림 속에는 여전히 재규어들이 어슬렁거린다. “제가 알고 있는 그 어떤 곳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관광지 같은 요소는 찾아보기 어려울 거예요.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만 알고 있는 비밀 같은 마을이에요. 어릴 적 오빠와 나는 이곳에 올 때마다 캠핑하는 기분이었어요. 우린 수영을 하다가 지치면 포커 게임을 하고, 포커를 하다 지겨우면 수영을 했어요. 지금도 이곳에선 그때와 똑같은 일상을 보내죠.”

실내 라운지 공간. 가구는 건축가 로랑 데루가 직접 디자인한 것. 쿠션은 Maison de Vacances.

야외에 놓인 긴 테이블과 의자들.

오빠 로만 코폴라의 보트에 탑승한 소피아 코폴라.

침실 벽에 걸린 아트워크는 Yves Saint Laurent, 베드 스로는 Maison de Vacances.


소피아 코폴라의 은신처가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을 갖추는 데는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로랑 데루(Laurent Deroo)의 활약이 컸다. 소피아와 로랑 데루의 첫 만남은 데루가 디자인한 도쿄 하라주쿠 한복판의 북적거리는 APC 매장에서 이뤄졌다. APC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장 투이투(Jean Touitou)는 주로 목재를 사용하는 데루의 건축 스타일을 ‘자연의 신성함에 근접한’ 디자인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데루의 작업을 정말 좋아해요. 나무를 주인공으로, 그것도 아주 흥미로운 주인공으로 세우죠.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촬영했던 도쿄에서 처음 조우한 후 그와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에 대해 오래 고민하지 않았어요. 3년 후 제가 파리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를 촬영하고 있을 때 데루는 여기 플라센시아에서 이 집을 짓고 있었죠.” 데루가 완성한 나무 소재의 이층 가옥은 바닷가 풍경과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동시에 특별한 우아함을 지녔다. 또 미니멀한 공간은 소피아의 남다른 취향과 핑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수 있는 근사한 캔버스가 돼주었다.

집이 주는 ‘인상’은 단순히 얼마나 비싼 가구가 놓이고, 얼마나 유명한 사람이 디자인했는가와 상관없다. 공간 전체의 에너지와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의 스타일, 공간과 자연의 어울림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걸 소피아의 비치 하우스에서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가족과 휴식을 취하거나 다음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주로 여기에 와요. 큰 프로젝트가 끝났을 땐 당장 달려오고 싶고요. 느리게 흘러가는 하루 그 자체로 신선함이 되살아나요. 게다가 이 마을에는 최고의 젤라토를 만드는 이탤리언 커플이 살아요. ‘투티 프루티’라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는 건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오후 일과예요. 도시의 삶과 멀리 떨어진, 완전 무결한 여유를 맛볼 수 있죠.”

온통 목재로 둘러싸인 공간은 바닥과 벽은 물론 가구까지도 통일된 나무색으로 눈을 편안하게 한다.

심플한 갤러리 스타일의 주방. 역시 나무 소재로 꾸며 주변 공간과 하나처럼 이어진다.

미니멀리즘 건축은 소피아가 핑크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낼 근사한 캔버스가 되어주었다. 집 안 곳곳에 어우러진 핑크 컬러의 화룡점정은 플라멩코처럼 고운 빛의 선베드들.


사진 GAELLE LE BOULICAUT

글 JEREMY CALLAGHAN

에디터 이경은

번역 권태경

디자인 전근영

SOMEWHERE IN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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