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관련 서비스

검색

검색어 입력폼

목차


[기타] 맥시멀리스트에서 미니멀라이프로 좋아하는 것만 들인 집

1 소품과 가구들로 꽉 차 있던 신혼집에서 이사하며 비워내고 얻은 부부의 미니멀 홈. 2 리모델링 공간에 부부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아 심플 라이프를 완성한 황우진 씨 부부.

맥시멀한 일상에 익숙했던 부부의 미니멀 라이프

대학 선후배 사이로 청춘을 함께 보낸 오랜 연인이자 이젠 한집에서 살고 있는 황우진 씨 부부. 신혼집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에 있었는데, 지금의 집과는 많은 게 달랐다. 신혼부부라면 으레 그렇듯 둘만의 공간을 깨 볶는 로맨틱한 공간으로 꾸미는 게 좋아 당장 필요하지 않은데도 예쁘다 싶은 소품이며 가구들을 사들여 항상 집 안이 물건들로 꽉 찬 느낌이었다. “예전 집과 평형, 구조는 같지만 준공한 지 9년 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리모델링을 결심하고, 스무 살 무렵부터 알고 지냈던 지인에게 의뢰해 완성한 공간이에요. 몰딩이나 걸레받이 같은 장식적인 부분은 모두 걷어내고 무분별하게 튀어나온 벽도 매만져 바닥과 평면이 되도록 맞췄어요. 집 안의 배경이 곧은 면으로 깔끔해지길 원했거든요. 저희 부부의 라이프스타일과 생각을 전했더니, 깨끗하고 단아한 공간이 완성되었어요.”

1,2 부부에게 꼭 필요한 제품, 만족해하는 디자인을 엄선해 최소한의 가구로만 채운 거실. 원목 테이블과 소파는 모두 HAY 제품. TV는 장식장을 두지 않고 심플하게 벽면에 걸었다. 전기 배선을 TV 뒤로 넣고 각종 셋톱박스나 장비 또한 눈에 띄지 않도록 뒤쪽으로 가지런히 배치했다.

3 퀸 사이즈 침대 대신 선택한 슈퍼 싱글 침대 두 개를 나란히 놓아둔 부부 침실. 침대 두 개만 들인 침실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에 충실한 가장 만족스러운 공간. 4 드레스 룸에는 공간의 구조와 컬러에 맞는 붙박이장만 들였다. 5 남편의 취미 방. 꼭 필요한 컴퓨터 테이블, 철제 수납장만 놓았다.

한 번 해보자! 심플 라이프

부부는 처음부터 비워진 공간을 바란 건 아니었다. 결혼 전엔 각자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에 집 안이 잘 정돈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상이었고, 신혼살림을 시작한 후에는 집 안을 꾸미려는 욕심이 앞서 물건들을 사들이기에 바빴다. “맥시멀리스트라 불릴 만큼 많은 소품과 집기들로 꽉 찬 신혼집이었어요. 수납장에 무언가를 채워 넣는 것이 곧 행복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죠. 신혼집 꾸미기에 욕심이 앞섰던 것 같아요. 외출을 즐기지 않는 저희 부부에게 집은 정말 편하게 쉴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어야 하는데, 문득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살면서 ‘버려보자’는 의지만으론 집 안의 물건들을 덜어내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사를 하면서, 심플한 삶을 살자는 머릿속의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기기로 했죠. 오래 머무는 공간이니만큼 저희 둘에게 좀 더 쾌적하게요.” 가구와 소품을 최소한으로 놓아두자 정리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자연스레 줄어들면서, 부부가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함께 영화를 보는 등 여유롭게 즐기는 시간이 늘었다.

1 주방 싱크대 맞은편 공간에 꼭 맞게 주문 제작한 수납 테이블 위에는 부부가 출근 전 매일 아침 사용하는 커피 머신과 토스터만 얹어둔다. 2 문과 벽이 평면을 이루며 만나도록 문선을 없애고 시공했다. 문의 경첩이 보이지 않도록 디테일하게 신경 써 깔끔한 공간으로 완성됐다. 3 상부장이 없는 주방. 자주 사용하는 식기와 꼭 필요한 조리도구만 있어 묵직한 상부장을 두지 않아도 수납이 충분하다. 24평형의 공간에 들어앉은 주방임에도 여유로운 느낌이 묻어난다.

부부의 미니멀 라이프 규칙

황우진 씨 부부는 이제 더 이상 시각적인 만족을 위해 무분별하게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먼저 버려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당장 눈앞의 만족감과 구매할 때 지출했던 비용을 떠올리기보다는, 앞으로 정말 꼭 사용할 물건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판매가 용이한 물건이면 중고시장에 내놓고 나머지는 폐기한다. “버리지 않아야 할 이유는 너무 많았어요. 사용 중인 물건이 망가지면 대체할 물건이 없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에 정리하는 게 더욱 힘들었죠. 그런데 이사할 때 큰 마음먹고 정리를 해서 비우고 들어오니, 당장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어선지 별로 아쉬워하지 않는 저희의 모습을 발견했어요. 한편으론 놀라웠죠. 불안도 후회도 없었어요.” 이사를 하고 비우는 삶을 살고자 거기에 맞게 공간을 꾸몄는데, 일상에서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비우며 얻게 되는 만족감에 취해, 부부가 서로 의견을 물어가며 정리해야 한다는 규칙을 잊고 상대의 동의 없이 물건을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혹은 버릴 때는 속이 시원했지만 갑자기 필요한 상황이 생겨 다시 구매해야 하는 일도 생겼다. “저희 둘 다 몸에 밴 생활이 아닌지라 초반에는 버리는 데 치우쳐서 필요한 물건인데도 버려서 다시 장만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종종 발생했어요. 하지만 선택이 필요한 순간마다 서로 규칙을 되새기다 보니 점점 익숙해지더군요. 공간이 물건들로 꽉 차 있으면, 그것들을 정리하다 정작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거나 건성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온전히 저희 부부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이 통째 바뀐 셈이니까요. 저희 두 사람의 취향에 맞게 정말 좋아하는 것만 남겨둔 함축적인 모습이 지금의 집이라고 생각해요.”


기획 : 김미주 기자 | 사진 : 백경호(프리랜서), 서울문화사 자료실 | 디자인과 시공 : 9CM(www.9cm.kr)


오늘의 주요뉴스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